셋째날, 17:15 벽소령에 다시 해가 뜨고... 엊저녁 처럼 오늘 새벽 난 여전히 이렇게 산장에서 조금 떨어진 한 켠 언덕에 자리를 잡고 앉아 어제 지던 해를 다시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산위로 떠오르는 해를 가만히 앉아 마주하려니 그 감흥이 가슴 깊은 곳을 퍽퍽 쳐 댄다. 왼쪽 산봉우리에서 해가 조금씩 떠오르고 오른쪽 산장에선 길떠날 사람들로 분주하다. 계속 그래왔지만 오늘은 특히나 여유가 넉넉한 날이다. 벽소령에서 장터목까지는 빠른 걸음으로 4시간, 쉬엄 쉬엄 걷고 쉬고 해도 5-6시간이면 충분한 거리라고 한다. 덕분에 이 언덕위에서 차분히 아침 시간 좀 보내고 사람들의 출발 행렬이 끊어질 무렵 느즈막이 아침밥을 해 먹고 떠날 생각에 있다. 이렇게 앉아 산 사람들 움직임을 보면 또다른 흥겨움을 느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