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의 목탁소리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상주 대원정사 일요법회(13:30), 부산 목탁소리 토요법회(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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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때문에 힘들어요

[질문] 아내는 현실적 욕망이 강해서 제게 요구하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사사건건 남들과 비교하여 불만을 늘어놓고 끊임없이 잔소리를 해댑니다. 아내의 뜻을 거부하면 불화가 생기고, 놔두자니 안타깝고 아무리 좋게 얘기해도 물과 기름처럼 겉돕니다. 남을 변화시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절감합니다. 이 모든 것이 내 업이라고 체념하고 받아들이려 해보지만 이렇게 포기한 채 살아가는 것이 옳은 일인지요? [답변] 참 힘들고 아내가 원망스러우실 것 같습니다. 이 모든 것이 내 업이라고 체념하고 받아들이려 해 본다고 하셨는데, 과연 '받아들인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것이 과연 아무리 괴로운 삶이라도 그냥 받아들이면서 포기하고 좌절하고 풀죽어 있어야 한다는 말일까요? 받아들인다는 것은 그렇게 소극적인..

남편 때문에 힘들어요

남편은 십 년 동안 제게 말 못할 짐을 안겨주었고 저 혼자 그걸 다 감당하며 살았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자기의 성격을 조금도 고치려 하지 않으니 삶에 희망이 보이질 않습니다. 저는 그런 남편이 미워 싸울 때마다 힘으로 안 되니까 마구 욕을 해댑니다. 아무리 좋은 쪽으로 마음을 돌리고 대화해 보려고 해도 아무 말 없이 훌쩍 나갔다 며칠 만에 불쑥 집에 들어오곤 합니다. 이래도 그냥 저 혼자만 참고 견디며 살아야 하는지요? 어떤 분이 질문하면서 저한테 그러시더군요. ‘그것도 업이니까 그냥 다 받아들이고 녹여야 한다는 말일랑 절대로 하지 말아 달라’고 말이지요. 그렇게 말하니 할 말이 없어지더군요. 왜냐하면 그 말은 벌써 '나' 자신을 보지 않겠다는 것이고, 스스로를 바꿀 용기도 지혜도 마음도 없다는 말이기 ..

햇살 한 줌의 신비

신영복 님의 인터뷰를 우연히 보았습니다. 감옥에 오래 있으면서, 문득 신문지 크기의 햇살이 하루에 겨우 2시간 들어오는데, 그 햇살을 쬐는것이 10년간의 감옥을 보상할만큼 그렇게 행복한 것임을 깨달았다고 하시며, 그 오랜 감옥 생활을 원망하거나 끔찍해 하는것이 아니라 다 받아들이고 그 또한 좋았노라고 긍정하시는 모습이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2시간의 작은 햇살 속에 얼마나 큰 행복이 담길 수 있는 것인지, 그 따스한 햇살에 고마워 눈물이 흐릅니다. 지금 제 위로 감동과 신비의 오후 햇발이 그분의 그 햇살처럼 경이롭게 부서지고 있네요

나와 남을 용서하라

자기 자신을 완전히 용서하라. 과거의 그 모든 죄의식, 죄업, 악행을 완전히 용서해 주라. 당신은 당신의 죄 보다, 사로잡힌 죄의식 보다 더 큰 존재다. 용서받지 못할 죄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 이 우주의 이치다. 자신을 용서하는 것이야말로 참된 참회다. 그리고 나서 타인과 이웃과 뭇 생명과 우주를 용서해 주라. 나를 괴롭히는 상황, 나에게 욕하는 사람, 마음에 무언가 어두운 흔적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모조리 용서해 주라. 안과 밖의, 나와 내 밖의 일체 모든 존재를, 모든 것들을 100% 용서해 주라. 마음에 그 어떤 걸림도 없고, 흔적도 없으며, 화와 미움도 남아 있지 않는 온전한 용서를 행하라. 나와 남의 모든 것을 용서하여, 깨끗하게 비워졌을 때 삶은 본연의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으로 꽃처럼 피..

좋아도 싫어도 심각하지 않게

수많은 스승들은 한결같이 분별하지 말라고 말한다. 그러나 무분별은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말라는 말이 아니다.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선호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어느 한 쪽을 상대쪽 보다 더 좋아할지라도, 싫어하는 쪽을 비난할 필요는 없다. 비난 없이, 단순히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선호할 때는 좋은 측면 뿐만 아니라 나쁜 측면도 똑같은 비중으로 평등하게 유효하다. 좋아도 너무 심각하지 않게, 싫어도 너무 심각하지 않게 하라. 이렇듯 비난 없이 선호할 때 그 깊은 곳에 자비심을 품게 된다. 무분별의 지혜는 어느 한 쪽도 선택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어느 쪽이든 선택하되 비난 없이 자비심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거기에는 무게감이나 심각성이 없다.

보는 자, 누구냐?

누가 보는가? 누가 말하고, 생각하고, 보고, 듣고, 맛보고, 행동하는가? 과연 이 '보는 놈'이 누군가? 볼 때는 보이지만, 보지 않을 때는 보이지 않는다. 고정된 성품을 가진 실체적 '보는 자'가 있다면, 마땅히 언제나 무언가를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볼 때만 보이지, 보지 않을 때는 보이지 않은 채로 있다. 단지 볼 때만 '보는 자'가 있고, '보여지는 대상'이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보지 않을 때 '보는 자'는 어디에 있으며, '보여지는 대상'은 어디에 있는가? 본다는 인연따라 보여지는 것이 존재할 뿐, 본래 자리에서는 '보는 자'도 없고, '보여지는 것'도 없으니. 다시 묻는다! '보는 자'가 누구인가? '행하는 자', '말하는 자', '생각하는 자'가 누구인가? 고정된 실체로써의 '생각하는..

마음을 활짝 여는 명상

우리는 쉽게 오픈마인드라는 말을 듣곤 한다. 마음을 닫지 말고 활짝 열라고 한다. 그러면, 마음을 닫지 말고 활짝 열라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마음을 여는 것이 마음공부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살펴보자. 문을 닫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아무것도 문 안으로 들어 올 수가 없다. 다만 문 안의 주인이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싶은 것들만 문을 열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나 문을 활짝 열어 두고 있으면 내가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바깥의, 우주의 모든 것들이 자유로이 내 존재의 집 안으로 들어오고 나가게 된다. 그 모든 무한한 지혜와 사랑과 힘들이 자유로이 오고 갈 수 있는 것이다. 즉, 마음을 닫고 있다는 것은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만, 내게 이..

대자연의 성품을 따르라

비가 온다. 방안 널찍한 창문을 활짝 열고 빗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앉아 있다. 이렇게 비가 많이 내리기 힘든데 오늘은 아침부터 우울한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거친 파도처럼 밀려오다 밀려가다 그러고 있다. 이른 아침 저 숲 위로, 나무 위로, 들풀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듣고 있자니 차 한 잔 생각도 나고 감성이 더 여리고 새록해 진다. 저렇게 떨어지는 비를 그대로 맞고 있는 나무들은, 저 숲의 생명들은 참 의연도 하다. 절 주위는 얕은 산이라 온갖 나무들이며 들풀, 꽃들이 피고 지고 피고 지고 잠시도 쉬지 않고 너가 지면 또 내가 피어나고 핀 꽃이 지면 또 다른 꽃이 피고 그런다. 풀들도 처음 여린 잎의 생김새와 한참 물이 올라 피어오른 모습은 전혀 다르다. 처음엔 작은 풀이거니 했는데 비 한 ..

바빠도 마음은 일이 없게

마을에 젊은 한 친구가 결국 사랑하던 사람과 이별을 고했다. 그리고는 그 괴로움을 달랠 길이 없어 오래도록 혼자 아파했다. 의외로 그 아픔은 깊고도 길었다. 도저히 안 되겠던지 언젠가부터 절에 매일 올라와서는 108배도 하고 주말이면 3000배를 하는지 1만배를 하는지 오래도록 절을 하며 흐느꼈다. 그리고 한 두 달 쯤 지난 후 이제 겨우 마음을 잡았노라고 했다. 그래도 혼자 아파할 때보다는 법당에서 부처님께 의지하며 기도하고 수행하니 마음을 비우기가 훨씬 수월했노라고 했다. 그 친구를 처음부터 이제까지 계속 지켜보면서 내 마음도 졸였지만 그래도 이쯤에서 다시 처음 그 자리로 돌아왔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렇다. 이제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처음 그 자리 출발선 상으로 다시 돌아왔다. 사랑하기 ..

내면에 휴식을 주라

이 시골마을 작은 도량의 하루 일과는 고요하고 평범하기 그지없다. 새벽에 일어나 예불禮佛을 모시고 좀 앉았다가 아침공양을 하고, 산책도 하고 차도 마시고 텃밭도 가꾸고 그리고 여기저기 작은 법회를 열기도 한다. 그러더라도 아침에 일어나면 어떻게 지나갔나 싶을 만큼 빨리 저녁시간이 돌아오곤 한다. 처음에 대중생활에서 벗어나 독살이를 시작했을 때는 참 저녁시간 보내기가 난감했다. 대중에서야 바쁜 일들도 많고, 한가로운 시간 가지기가 그리 쉽지 않다 보니 얼마 안 되는 시간이라도 여가가 생기면 얼마나 꿀맛이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렇게 혼자 살게 되다 보니 처음에는 많이 게을러지기도 하고, 또 하루 일과를 끝내고 조용한 방안에 앉아 있자면 알 수 없는 적적함이 파도치듯 밀려오기도 했다. 처음에는 모처럼 맞은 ..

소유물에서 자유로와지자

가진 것이 너무 많아 하나씩 하나씩 꼭 필요하지 않은 것들은 정리를 해야겠다고 늘 생각해 오다 이제서야 묵은 일을 시작해 본다. 꼭 필요한 것들이라는 것은 정말로 꼭 꼭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을 말하는데,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대부분의 것들은 이 속에 들기가 어렵다. 나는 때때로 간디가 말한 ‘욕망이 아닌 필요에 의한 삶’에 내 소유물들을 대입시켜 보곤 한다. 소유하고 있는 것들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것이 욕망의 소산인가, 아니면 '최소한의 필요'의 범주에 들어있는 것인가가 보인다. '최소한의 필요'가 아닌 것들은 대개 욕망이 개입된 것들이기 쉽다. 불필요한 것들을 정리하다 보면 모든 물질마다 제각기 독특한 분별과 집착이 따르게 마련인데, 대부분 그로 인해 첫 생각 정리 대상이었던 것들이 다시금 '..

병과 마음을 치유하는 8가지 방법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8가지 방법 - '11. 01. 23 - 법상스님 설법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8가지 방법1. 근원에 내맡기기[삼귀의, 멸성제] - 불성, 주인공, 근원, 본질의 힘에 내맡기라- 모든 병의 원인은 나를 성장시키고, 귀의(본질로 돌아가기)를 위한 방편이다.- 병의 원인은 내면에 있으며, 그 치료방법도 내 안에 있다.- 우리는 이미 건강과 완전성을 부여받았다!- 내면의 불성이 나를 완전히 치유할 수 있도록 믿고 내맡기라.2. 수용[고성제] - 받아들임, 허용, 인정하기- 병을 거부하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라.- 거부하고, 두려워하는 것은 계속 지속된다.(업장)- 그 병이 온 것은 풀..

아무리 작은 보시도 우주적 사건이다

[사진 달연 예쁠아 님이 제게 보시해 주신 작품입니다] 우리는 흔히 베풂과 나눔을 실천하면서 딜레마에 빠지곤 한다. 이렇게 베풀고 나눈다고 해서 세상의 모든 고통받는 이를 다 구제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야말로 이 세상의 어느 한 귀퉁이 아주 작은 마을 고작 한두 개, 내지는 몇몇 사람에게 밥 몇 그릇 나누어 주거나, 교육을 뒷바침해 주거나, 아무리 도움을 준들 겨우 그 정도에 미치지 못하는 것에 실망하고 만다. 아무리 우리가, 내가 열심히 돕는다고 한들 그것은 너무나도 미약하여 이 세상을 밝히는데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 같아 좌절감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내가 베푼 아주 작은 나눔의 행위가 그렇게 작고 보잘 것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그것은, 아무리 작은 나눔과 베풂일지..

3000억, 복권이 당첨되면

(워싱턴=연합뉴스) 조복래 특파원 = 세계 복권사상 최고액인 3억1천490만달러(약 3천억원)가 걸린 복권에 당첨됐던 미국인 사업가 잭 휘태커(60)가 약 5년만에 완전 빈털터리로 전락했다고 미 언론이 28일 보도했다. 웨스트버지니아주 시골 마을 스콧 디포에서 건설회사 사장으로 일하다 지난 2003년 1월 파워볼 복권 당첨으로 일확천금을 손에 쥐게 됐던 휘태커는 5년이 지난 지금 현금으로 가득했던 은행 계좌가 텅텅 비어 무일푼 신세가 됐다고 워싱턴 타임스 등 미 언론들이 본인의 말을 인용, 전했다. 한때 '세계 최대의 행운의 사나이'로 불렸을 정도로 주변의 부러움을 샀던 휘태커는 제3자의 부도수표 발행과 관련해 기소된 상태일 뿐만 아니라 음주 혐의로 체포되고 차량과 사업체가 강도질 당하는 등 인생이 그야..

권정생, 떠나고 그러나 남은 것들

'강아지똥', '몽실언니' 등을 지은 동화작가로 잘 알려진 권정생 선생이 얼마 전 이 세상을 떠나셨다는 소식을 몇몇 언론지 기사로 접하였다. 때때로 그 사람과 친분이 없더라도, 한 번도 뵌 적도 없더라도, 그 사람이 이 땅 어디엔가에 살아 계신다는 그 존재감만으로도 충분히 감사를 느끼게 되는 사람이 있다. 그러다보니 이렇게 그런 또 한 사람이 떠나가는 소식을 접하면 이론적으로는 별 일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가슴은 그 뿌리에서부터 여린 떨림과 상실을 느끼곤 한다. 내 나이 얼마 되지 않는 이 생의 기간은 어쩌면 그런 '보냄'의 연장이었을 수도 있다. 그런 사람은 나이가 많던 적던, 종교가 불교던 기독교던, 우리나라 사람이건 다른나라 사람이건, 피부색이 희던 검던, 그런 것을 뛰어넘어 내 안에 그저 큰 존재..

올 때는 오고 갈 때는 간다

모든 것은 오고 간다. 올 때가 되면 오고, 갈 때가 되면 간다. 그것이 진리의 모습이다. 그러니 진리를 깨닫기 위해 수행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올 때는 오도록 갈 때는 가도록 그대로 놔두고 다만 지켜보기만 하는 것이다. 모든 온 것은 그리 오래 머물지 않는다. 잠시 왔다가 잠시 머물러 가야할 때 갈 것이다. 생각도 잠시 왔다가 가고, 인생도 잠시 왔다가 가고, 돈도 잠시 왔다가 가고, 명예도, 권력도, 지위도, 사랑도, 행복도, 성공도, 실패도, 나라는 존재 또한 그렇게 잠시 왔다가 갈 것이다. 모든 것은 올 때가 되면 왔다가 갈 때가 되면 간다. 오고 감을 거부하지 말고 받아들이라. 그저 내 존재 위를 스쳐 오고 가도록 그저 내버려 두라. 행복이 온다고 잡으려 애쓰지도 말고 행복이 간다고 붙잡으려 애..

부자가 되기를 포기하는 지혜

실제 수많은 민족지 조사 연구 결과 고대사회, 원시사회는 최초의 풍요사회였다. 그들 원시인들은 하루에 서너시간만 일하고도 먹고 남는, 연간 필요소비량 이상의 잉여를 생산했을 뿐만 아니라 남는 시간에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문화활동을 발달시켰다. 원시사회는 생계경제가 아니라 풍요의 잉여경제였다. 그것도 잉여를 끔찍한 대규모 전쟁이나 쓰레기로 낭비하는 현대 산업문명과는 달리 잉여를 이웃 공동체와 서로 나누고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최적의 생계순환형 경제를 운영하고 있었다. 오히려 자본주의 초기의 산업 프롤레타리아트야말로 생계경제에 허덕이고 있었으며 오늘날 한국의 대다수 노동자들과 농민들, 전세계 대다수 인민들이야말로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침략 아래 생계경제에 허덕이고 있다. [왜 자립경제인가]박승옥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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