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의 목탁소리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상주 대원정사 일요법회(13:30), 부산 목탁소리 토요법회(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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촐라패스, 빙하와 크레바스를 넘다

촐라패스 정상을 향해 걷다 처음 보는 히말라야 식 텐트에서의 하룻밤, 이만하면 유수하다. 침낭이 크고 든든해 그런지 그다지 춥지도 않았고, 오히려 열댓 명이 함께 자는 도미토리보다는 훨씬 은연하고 고요하다. 옆 텐트의 일본인 어르신 두 분은 조금 비좁기는 했어도 훨씬 따뜻했을 터다. 새벽에 일어나 잠시 앉아 있자니 침낭 안과는 다르게 텐트 안의 공기는 무척 차고 음한하다. 텐트가 따뜻했던 것이 아니라 침낭의 보온효과가 뛰어났던 것임이 증명된다. 텐트 밖을 나선다. 롯지 사방의 어슴프레한 조무(朝霧)가 새벽빛을 받아 신령스럽게 깔린다. 첫 햇살의 이 따스하고 눈부신 사광(斜光)을 나는 몹시도 사랑한다. 그 빛이 내 온몸으로 파도쳐 들어올 때 그 빛 방향으로 마주서서 지긋이 눈을 감곤 한다. 가만 가만 그 ..

에베레스트 촐라패스, 불편하게 사는 즐거움

개발과 발전으로 히말라야가 사라진다 종라 길을 택해 언덕길을 오르니 3일 전에 지나왔던 탕라와 딩보체 언덕, 페리체 마을이 한 눈에 환히 들어온다. 드디어 촐라패스 길로 접어든 실감이 난다. 언뜻 보기에도 저쪽 페리체 길보다 이쪽 길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다. 워낙 험한 설경(雪徑)이라 촐라패스를 넘는 사람은 아직도 많지 않다. 어쩌다 눈이라도 내리거나 매서운 날씨를 만나게 된다면 촐라패스를 포기하고 다시 오던 길을 내려가서 휘휘 돌아 다시 고쿄로 올라야 한다. 올라오면서 만난 팀들 중에도 칼라파타르로 갔다가 다시 내려가서 고쿄 쪽으로 다시 오르는 코스를 택하는 팀들이 여전히 더 많다. 그만큼 촐라패스는 악명이 높다. 그러나 요즘은 예전 같지가 않아 날씨만 조금 받쳐준다면 그리 큰 어려움 없이 오를 수 ..

쿰부 히말라야에서 깨닫는다 - 내가 작아지는 즐거움

우주의 역설, 버릴 때 더 큰 것을 얻는다 새벽, 로부체(Lobuche, 4930m)는 오랜 명상에서 깨어나듯 성성하고 적적하다. 어쩌면 인간을 제외한 모든 존재가 언제나 명상 속에서 적묵한 자신의 삶을 자기답게 살고 있는지 모른다. 산하대지도 그렇거니와 들짐승과 새와 작은 벌레조차 자신의 질서 안에서 자연스럽게 제 갈 길을 오롯이 걷고 있다. 오직 사람들만이 온갖 욕심과 집착과 소유의 굴레에 갇혀 자기답고 자연스러운 순연한 삶의 길을 잃고 있다. 그 애애하고 온전하며 자유로운 삶의 길을 다시 되돌리고자 하는 의지가 명상, 수행이라는 전통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이 명상 수행의 길은 우리가 생각하는 다른 모든 것들에 대한 성취의 길과는 전혀 다른 길이다. 완전히 세상과는 거꾸로 가는 길이다. 다른 모든 성..

칼라파타르, 목적 없이 다만 걸을 뿐

최종 목적지에서 최악의 악천후를 만나다 사람들의 웅성거림을 듣고 오늘이 드디어 칼라파타르(Kala Patthar, 5550m)를 오르는 날임을 안다. 칼라파타르! 벌써 몇 년 전부터 그 이름을 되새기며 바로 오늘을 그리워해 왔다. 칼라파타르라는 어떤 특정지명이나 장소를 그리워했다기보다는 그 상징이 가지는 어떤 향기를 기다려왔던 것이리라. 칼라파타르는 내게 상징적인 곳이다. 물론 칼라파타르 이전에 히말라야와 안나푸르나, 에베레스트라는 이 곳 네팔의 설산은 그저 산이기에 앞서 나에게 있어 존재계의 밑뿌리, 깊은 심연의 고향과도 같은 숭고한 귀의처요, 설산 고행의 붓다나 밀라레빠의 모든 신비들이 꽃처럼 피어나는 곳, 그래서 깨어남의 자궁과도 같은 그런 것들을 상징한다. 그 상징 속의 대표적인 곳으로 내가 꼭 ..

법상스님의 미투

불치병은 없다. 모든 병에 대한 치유 가능성은 언제나 우리 내면에 이미 갖추어져 있다. 참으로 치유하려거든 밖이 아닌 내면으로 들어가 답을 찾으라. # 집착을 버리라고 하지만 과연 어떻게 해야 집착을 버릴 수 있을까? 그 답은 집착을 분별없이 바라보는 것에 있다. 바라보면 사라진다. #wgl # 지금 이 순간이 완전무결한 행복이라고 외치라. 아무리 작고 사소한 기쁨이라도 그것이 바로 완전한 행복의 토대임을 알아차리라. #wgl # 존재의 본질은 무한한 풍요로움이다. 풍요롭다면 남을 돕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결핍에 대한 두려움 없이 남을 도울 때, 본래적인 풍요가 드러난다. #wgl # 이 글은 법상님의 2011년 08월 10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카테고리 없음 2011.08.11

법상스님의 미투

본질적으로 병은 언제나 우리를 돕기 위한 것이지, 우리를 괴롭히기 위한 것이 아니다. 병은 우리를 자각시키고 정화시켜 업을 녹여주기 위해 온 귀한 선물이다. # 내 삶은 부처님이나 하느님이 계획하고 설계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언제나 내 깊은 영혼의 선택이다. 그 모든 것은 내가 수긍했고, 원했기 때문에 일어난다. 더 깊은 연기적 지혜의 관점에서 본다면, 큰 괴로움 조차… http://dw.am/Ld2fk # 이 글은 법상님의 2011년 08월 07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카테고리 없음 2011.08.08

법상스님의 미투

남편에게, 아내에게, 그리고 외부의 모든 이들에게 바라는 모든 기대를 놓아버리라. 어떻게든 그들을 바꾸려고 애쓰지 말라. 대신에 그것을 통해 내가 깨달아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를 살피라. #wgl # 최악의 상황은 언제나 최선의 상황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가장 높아진 순간임을 의미한다. 언제나 극과 극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최악의 상황에서 최고의 영적 각성과 진보가 일어난다. 바로 그 최악의 상황이야말로 뚜렷… http://dw.am/LcuNQ # 잠들기 직전을 오롯한 수행의 순간으로 만드십시오. 불을 끄고 이부자리 위에 누워서 잠들기 직전까지 호흡에 의식을 집중해 보십시오. 들어오고 나가는 숨을 느껴보고, 이렇게 누워 있는 내 몸의 느낌, 바로 그 순간 … http://dw.am/LcuPq # 이 글은 ..

카테고리 없음 2011.08.06

비관적인 생각이 자꾸 들땐 어쩌죠?

저는 살면서 늘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일을 진행시키는 습관이 있습니다. 좋게 말하면 유비무환인데, 그러다보니 점점 모든 일을 할 때 비관적인 면부터 생각하게 되고 그런 상황에 대비하다보면 저를 포함해 가족들까지 압박을 받는 듯합니다. 저의 욕심과 절대로 실패해서는 안 된다는 집착 때문인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는 저를 매우 밝다고 하는데, 사실 제 속에는 비관적 생각과 긍정적 생각들이 서로 엉켜있습니다. 이럴 때는 제 마음의 방향키를 어디로 향해서 잡고 있어야 할지 혼란스럽습니다. 자기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아상을 가지고 살면서 스스로 살아가는 방식이 올바르다고 믿고 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습니다. 미리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일을 진..

법상스님의 미투

아내를 잘못 만났다고? 남편이 문제라고? 아니다. 모든 것은 전적으로 내가 끌어들인 것이다. 내 안의 어떤 부분이 그 사람을 내 삶으로 끌어당긴 것이다. 그렇기에 모든 것은 내 문제요, 내 책임이다. 내 문제며,… http://dw.am/LcrdA # 아내를 잘못 만났다고? 남편이 문제라고? 아니다. 모든 것은 전적으로 내가 끌어들인 것이다. 내 안의 어떤 부분이 그 사람을 내 삶으로 끌어당긴 것이다. 그렇기에 모든 것은 내 문제요, 내 책임이다. 내 문제며,… http://dw.am/Lcrdb # 이 글은 법상님의 2011년 08월 04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카테고리 없음 2011.08.05

법상스님의 미투

삶에 어떤 괴로움이 있더라도 당신은 그 괴로움보다 더 큰 존재이다. 당신이 이겨내지 못할 괴로움은 삶에 나타나지 않는다. #wgl # 삶의 어려움을 부처님이 하느님이 없애주기를 바라지 말라. 그 어려움과 잠시 함께 머물러 있기를 선택하라. 빨이 벗어나려고 애쓰지 말고 잠시 그것과 함께 있어보라. 함께 머물러 존재하라. 수용하고 관찰할 때 어려움은 작은 티끌임을 깨닫게 된다. #wgl # 꼭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아야 할 필요는 없다. 심지어 부처님이나 예수님조차 모든 이에게 인정 받지는 못했다. 인정 받지 못하고, 비난 받고, 오해 받는 것에 대해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는 말라. 인정받아야 할 곳은 상대가 아닌 자기 자신일 뿐이니. # 이 글은 법상님의 2011년 07월 25일에서 2011년 07월 29일까..

카테고리 없음 2011.08.02

상대방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기술

“도대체 날보고 뭘 어쩌라는 거야?” “정말 짜증 나, 미치겠네.” 누군가가 잔뜩 찌푸린 얼굴로 찾아와 하소연한다. 그럴 때 우리는 “잘할 수 있을 거야, 어쩌겠어.” “잘 생각해 보면 무언가 해결책이 있을 거야” 라고 답하곤 한다. 무언가 해결책을 찾아줘야 할 것 같은 부담감에 시달리는 것이다. 그러면 해결책을 찾아줘야 하는 나도 힘들고 하소연하는 상대방 마음도 치유하지 못한다. 그런데 심리치료나 상담에서, 또 불교와 명상에서 취하는 방식은 사뭇 단순하면서도 쉽고, 그러면서도 빠르게 상대방의 마음을 풀어준다. 아주 단순하다. 해결해 주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그저 상대방의 현재의 답답한 마음을 받아줌으로써 스스로의 마음을 바라보고 관찰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짜증이 많이 나겠구나. 정말 답답하겠다. 방법..

수용과 용서의 호흡명상

감사와 사랑의 호흡관처럼, 수용과 용서의 호흡관도 들숨과 날숨이라는 '지금 여기'의 호흡에 맞춰 호흡이 들어 올 때는 '수용합니다' 라고 말하며, 호흡을 내쉴 때는 '용서합니다' 라고 말함으로써 호흡에 맞춰 수용과 용서라는 생활수행 최상의 진언을 외는 수행법이다. 수용과 용서를 생활수행 최상의 진언이라고 하였는데, 말 그대로 수용과 용서야말로 우리가 생활 속에서 수행하는데 있어, 최상의 '진리의 말' 진언이기 때문이다. 수용은 생활 속에 닥쳐오는 일체의 좋고 나쁜 경계를 분별하지 않고, 판단이나 해석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분별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모든 명상수행과 불교의 핵심 실천법이다. 왜 받아들여야 할까? 그것은 내가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지가 지은 업에 대해 내가..

욕망은 어떻게 생기고 소멸되는가

이 세상 모든 것은 인간이 고안해 낸 상징에 불과하다. 모든 개념작용들은 환영과도 같은 공허한 헛것에 불과하다. 이 세상은 태초에 텅 비어 있었다. 아무런 개념도, 관념도, 분별도, 상징도 없었다. 그저 아무것도 없는 꽉 찬 충만함이 여여(如如)하게 있었다. 거기에는 아무런 시비도, 분별도, 싸움도, 좋고 나쁨도, 행복과 괴로움도, 성공도 실패도 없었다. 나아가 중생과 부처도 없고, 어리석음과 깨달음도 없고, 삶과 죽음도 없고, 인간과 자연의 구분도 없었기에 중생이 부처가 되기 위한 노력이나 수행도 필요 없고, 어리석은 이가 지혜롭게 되기 위한 공부도 필요 없고, 죽지 않기 위해, 늙지 않기 위해 그 어떤 노력도 기울일 필요가 없으며, 성공을 위해, 부유함을 위해, 승리를 위해, 해탈을 위해 달려갈 필요..

모든 존재가 동등하게 귀하다

현대 과학에서는 유정물과 무정물을 정확히 구분 짓기 어렵다곤 한다. 유정물, 다시 말해 생명체는 DNA라는 복제 가능한 유전물질 지니고 있어 생식활동을 통해 자손을 만들어 내는 특징이 있다. 반면에 무정물, 무생물은 유전자를 지니고 있지 않다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90년대에 들어와 광우병의 원인체를 규명하면서 밝혀진 프리온(prion)이라는 원인물질이 유전자가 전혀 없는 단백질에 불과하지만 생물체내에서 증식하고 전파되어 확산된다는 것을 발견하면서부터 생물과 무생물의 구분은 전면적인 도전을 받게 되었다. 이 때 비로소 생명과학자들은 생물과 무생물, 유정물과 무정물이란 경계가 따로 없음을 깨닫게 된다. 유정, 무정이라는 것은 우리 인간의 분류이자 분별이었을 뿐이지, 본래 그렇게 나눠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

지혜롭게 화내는 방법 - 화를 참지 말라

화가 날 때는 억누르지도 말고 상대방을 향해 폭발하지도 말라. 항상 해 왔던 그 두 가지 고정된 패턴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화가 날 때 억누르면 내가 다치고, 폭발하면 상대가 다친다. 억누르지 말고 화가 났음을 정직하게 인정해주라. 화를 피해 달아나려 하기 보다는 그 자리에 있는 화를 직시하고 받아들여 충분히 느껴보라. 화를 내도 좋다. 아니 오히려 그 화를 똑바로 지켜보며 자연스럽게 화가 나는대로 화를 내라. 화가 날 때는 화를 내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은가. 다만 그 화에는 책임감이 뒤따라야한다. 책임감을 가지고 화를 낸다는 것은 상대도 나도 다치지 않게 한다는 뜻이다. 그 누구도 다치지 않으면서도, 온전히 화를 인식하면서, 화를 관찰하고 느끼면서 화를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자. 화가 날 때 상..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지지 않아?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지지 않는다.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집착하는 마음은, 사실 그 이면에 현재 이루어지지 않은데 대한 불안함과 이루어지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을 연습하고 증폭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두려워하는 것은 언제나 빠르게 창조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원하되 집착하지 않고 단지 의도한다면 그것은 언젠가 이루어질 것이다. 집착이 없는 의도야말로 우주의 힘을 끌어오는 핵심에너지다. 집착없는 원함은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원하기는 하지만 이루어지지 않아도 상관이 없는 것이다. 진리는 언제나 다음의 룰을 따른다. "집착없이 원하면 이루어지고, 집착으로 원하면 이루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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