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풀려진 미래라는 환상에 속지말라 벌써 에베레스트 순례가 11일차로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 한편으로는 너무 아쉽고도 아쉬워 며칠 더 묵을까 싶기도 하고, 그러나 또 한 편에서 올라오는 마음을 관찰해 보니 아이러니하게도 ‘내일이면 드디어 내려가는 구나’ ‘3~4일 쯤 후면 카투만두에 도착하겠지’ ‘빨리 이 트레킹을 끝내고 미얀마로 가야지’ ‘빨리 이 모든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나의 일상으로 돌아가야지’ 하는 생각들이 스멀스멀 구름처럼 폴폴거리며 일어나는 것이 보인다. 도대체 어떤 마음이 진짜 내 본심인가. 이 역설적인 두 가지 마음을 관찰해 본다. 그러고 보면 꼭 이번만이 아니라 늘 내 마음 속에는 다음 순간의 그 어떤 일을 꿈꾸는 누군가가 존재해 왔다. ‘지금 여기’에 온전히 존재하지 못하고 늘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