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이따금씩 제가 짊어지고 온 삶의 그림자가 낯설게 느껴질 때도 있고,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보이지 않는 삶의 무게로 한참을 주춤거리며 내 삶의 시계가 딱 멈춰 섰을 때가 있다. 시간은 흐르지만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대로 멈춰진 채 중심 없이 외로이 흔들릴 때가 있는 법이다. 어떤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예전엔 생각만 해도 설레던 일들이 무의미해지고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 어떤 사람들이 곁에 다가와도 그 어떤 흥겨운 일을 벌이더라도 한참을 짓누르는 외로운 흔적을 떨쳐 버리지 못할 그런 때가 누구에게나 있는 법이다. 집에 들어 앉아 있어도 언젠가 나홀로 떠나 그림자와 함께 여행하던 그 바닷가 외로운 포구, 혹은 저홀로 울울창창 소리치며 그 깊은 산 우뚝 솟아 있던 소나무 한 그루가 지독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