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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상주 대원정사 일요법회(13:30), 부산 목탁소리 토요법회(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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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을 낱낱이 촬영한다

만약에 여러분이 수백 명, 수천 명 앞에서 연설을 하거나, 혹은 요즘 유행하는 TV 프로의 주인공이 되어 삶을 살아가는 모습 하나하나가 TV로 방영이 된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 때 우리는 함부로 사람들을 대하지도 않을 것이고, 나쁜 행동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군생활 또한 ‘진짜사나이’라는 TV 프로에서처럼 군생활 자체를 TV로 찍으면서 하게 된다면, 훨씬 더 강인하게 보이려고 애쓰고, 더 선임이나 후임에게도 잘 하고, 설사 혼을 낸다고 할지라도 양심에 어긋나지 않고, 꼭 필요한 명분이 있을 때만 화도 내게 될 것입니다. ‘아빠 어디가’라는 TV 프로를 보니, 처음에는 자녀들과 함께 놀아주지도 않고 평소 삶을 살던 사람들이 TV 프로를 찍게 되다 보니, 더욱 더 잘 놀아주게 되고, 함께 대화도 하면서 아..

삶이 불확실하기에 아름답다!

삶은 언제나 불확실하다. 내 삶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렇기 때문에 삶은 아름답다. 삶이 안전하고 확실하게 정해져 있고, 안정적인 분명한 미래가 보장되어 있다면 그 삶은 얼마나 생기를 잃고 말 것인가. 모든 것이 정해져 있고, 확실하게 보장되어 있다면 거기에 나만의 자유의지를 펼칠 공간이 없다. 사실 우리의 삶의 미래며 노후는 불확실하고 불안정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다. 가장 분명하고 알찬 미래며 노후준비는 오직 지금 이 순간에 주어진 삶을 온전하게 받아들이고 살아내는 일이다. 우리는 그 불확실한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그 흐름에 나를 얹어 놓은 채 다만 따라 흐를 수 있을 뿐이다. 삶의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인정하라. 그랬을 때 삶은 아름답다. 아니 ..

엄마의 교육열 때문에 죽겠어요

언젠가 한 고등학생이 이런 고민에 대해 상담을 요청해 왔습니다. “저의 어머니는 아버지와의 관계가 매우 나쁘고 몸도 안 좋고, 돈 벌기도 힘들고, 마음 같아서는 죽고 싶을 정도지만 제 학업 때문에 억지로 꾹 참고 살아오셨습니다. 지금도 빚을 내어 개인과외를 받게 하시고, 무조건 제가 서울의 좋은 대학 가는 것 외에는 살 의미가 없다고 하십니다. 심각한 경제난에 어머님의 심한 교육열로 저는 죽을 지경이고 자신도 없습니다. 공부를 못하면 엄마도 저도 죽을 것 같은데, 어찌하면 좋죠?” 이런 부모 밑에서 자라는 아이는 얼마나 힘들까요? 그리고 이 학생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어머님의 성적에 대한 무게감과 압박에도 불구하고, 자녀 입장에서는 그 무게감과 중요도를 대폭 완화시켜서 가볍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

흘러가는 것을 바라보는 이 자리

세상 모든 것들은 끊임없이 흘러갑니다. 끊임없이 오고 가지요. 제가 지금 이렇게 앉아 있는 이 시간 동안에도 많은 것들이 흘러오고 흘러가고 하네요. 새벽부터 새소리는 끊임없이 들려옵니다. 지금은 아침보다는 많이 잦아들었네요. 아침에는 창 밖에서 들어오는 공기가 제법 추워 겉옷을 입고 있었지만 이제는 벗어도 될 정도로 포근해 졌습니다. 바람 소리는 종종 창 밖에서부터 들려오곤 합니다. 창 밖의 초록색 목련꽃잎은 바람에 계속해서 흔들립니다. 고양이도 한 번 왔다가 가고, 저 머얼리 사람들 발자국 소리도 스쳐 가네요. 조금 전부터는 지난 달 공사했던 사장님께서 마무리 작업 못한 것이 있다고 오셔서는 무슨 기계를 작동시키며 열심히 작업 중이십니다. 세상 모든 것들은 이처럼 끊임없이 우리 앞으로 왔다가 가곤 합니..

늙어감을 받아들이라

늙어가는 것, 죽어가는 것이야말로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 있는 존재에게 있어 얼마나 큰 괴로움인가. 역사 이래로 수많은 사람들이 늙지 않으려고 애를 써 왔고, 불노장생의 꿈을 꾸어 왔지만 인류 역사상 단 한 사람도 늙음에서 벗어난 사람은 없다. 그런 사람들의 늙지 않기 위한 염원을 반영하듯, 세상에서는 온갖 의학과 과학적 지식을 총 동원하여 늙지 않는 방법을 연구하고 온갖 노화방지 약품과 물질들을 선보이고 있으며, 나아가 젊어지기 위한 온갖 종류의 성형수술까지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늙지 않으려는, 늙는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는 피나는 노력이겠지만 그 모든 노력은 삼법인이라는 진리 앞에서 허망한 짓이 되고 만다. 누구나 늙을 수밖에 없고, 나이 들어 갈 수밖에 없으며, 우리는 그 사실을 받아..

지혜로운 4가지 삶의 방식

나는 늘 네 가지 삶을 꿈꾸고 산다. 내가 원을 세우고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삶, 그것은 바로 '깨어있는 삶' '조화로운 삶' '소박한 삶' 그리고 '나누는 삶'이다. 난 이 네 가지 삶이 내 안에 깊이 파도쳐 들어 와 세포가 되고 골수가 되며 우뚝 선 정신이 되기를 늘 서원하고 있다. 먼저 '깨어있는 삶'이란, 불교 수행자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듯이 지관止觀과 정혜定慧, 즉 마음을 비우고 알아차리는, 집착을 버리고 비추어 보는 두 가지 수행을 말한다. 깨어있으려면 마음에 번뇌와 집착, 욕심과 바람을 먼저 비울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마음의 온갖 번뇌를 비우고자 한다면 있는 그대로 잘 지켜보면 된다. 번뇌며 욕심, 집착이며 바램들을 있는 그대로 잘 지켜보면 애써 비우고 없애려고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사라지..

변화하겠다는 야심찬 노력?

사람들은 지금 이대로의 자신의 삶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여깁니다. 지금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은 것이지요. 무언가 새로운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여깁니다. 그리하여 어떤 방향으로 변해야 할지 본인도 모르면서 어쨌든 변화를 꿈꾸고, 야심차게 변화하리라 마음먹곤 합니다. 끊임없이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지요. 변화하지 않는 자는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것이 이 시대가 우리에게 주고 있는 경고가 아닙니까. 세상도 끊임없이 변합니다. 이렇게 휙휙 변화해 가는 세상에서 나만 변하지 않고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답답함도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많은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어떻게 되든, 일단 변하고 봐야 한다는 변화 강박증에 시달리는 듯 보입니다. 그러나 잠시 돌..

삶이 불행해지는 이유는

우리가 이 생에서 해야 하는 유일한 일은 이미 주어져 있는 놀랍고도 아름다운 삶을 그저 눈부시게 즐겁게 누리고 만끽하면서 행복하게 살아내는 일입니다. 물론 살다가 인연이 다해 떠나게 될 날이 온다면 설레는 마음으로 또 다른 생으로의 여행을 가볍게 준비하는 것 또한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기쁨 중 하나이지요. 건강한 몸으로 여행을 떠나는 즐거움 뿐 아니라, 병약한 몸으로 병원 신세를 져야 하는 것 또한 크고 넓게 본다면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색다른 인간계의 체험현장이기도 합니다. 바로 지구별 인간계라는 것 자체가 고해라는 괴로움의 장치들을 삶의 연극 속에 적절히 가미시킴으로써 한 편의 드라마를 완성시켜 무언가를 배우게 하는 깨달음의 행성이기 때문입니다. 오죽 했으면 천상세계 하늘신들은 이 고해바다인 인간계로..

눈부신 오늘이 피어납니다

삶은 언제나 완전합니다. 내가 그토록 이루려고 원해 온 그 모든 것은 이미 이루어져 있습니다. 더 이상 이루려고 애쓸 필요는 없지요. 존재의 완전성과 풍요로움은 단 한 번도 훼손된 적이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을 가만히 바라보세요. 두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모든 것들이 낱낱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지 않은가요? 햇살은 반짝이며 빛나고 밤 하늘의 별빛은 총총하게 떠 있습니다. 아침 나절 두 뺨위로 간질거리는 햇살이며, 저녁 산책 시간에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은 마치 영혼까지 일깨워 주는 듯 합니다. 나무와 꽃과 산자락 풍경에 시선이 머물 때면 마치 내면 깊은 곳 어딘가에서 그윽한 종소리가 울려오는 듯도 합니다. 새들은 지저귀고 풀벌레는 노래합니다. 부드러운 숨은 들어오고 나가며 생명을 연주합니다. 매일 밤..

하나의 세계는 안심의 세계

우리는 지금 내가 경험하고 있는 삶의 경험이 진짜라고 굳게 믿으면서 살아간다. 이 삶이 진짜라고 느끼기 때문에 삶은 심각해진다. 온 몸에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진짜니까 잘 살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긴다. 그래서 우리의 삶은 무겁고도 늘 긴장의 연속이다. 그러나 걱정 하지 말라. 우리가 경험하는 현실은 ‘진짜’가 아니다. ‘내 식대로 현실을 해석하고 왜곡한 자기만의 가짜 현실’일 뿐이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내 식대로’, ‘분별심이라는 필터에 걸러서’ 해석하는 놀라운 재주를 가지고 있다. 세상은 있는 그대로 완전하며, 완전한 하나로써 눈부신 한바탕일 뿐이지만, 분별심이라는 필터로 세상을 보면 세상은 온통 적과 아군들의 싸움터 같고, 좋고 나쁘고 옳고 그른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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