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을 낱낱이 촬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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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방송 목탁소리

나의 삶을 낱낱이 촬영한다

목탁 소리 2015. 9. 15. 17:28

 

 

 

만약에 여러분이 수백 명, 수천 명 앞에서 연설을 하거나, 혹은 요즘 유행하는 TV 프로의 주인공이 되어 삶을 살아가는 모습 하나하나가 TV로 방영이 된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 때 우리는 함부로 사람들을 대하지도 않을 것이고, 나쁜 행동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군생활 또한 ‘진짜사나이’라는 TV 프로에서처럼 군생활 자체를 TV로 찍으면서 하게 된다면, 훨씬 더 강인하게 보이려고 애쓰고, 더 선임이나 후임에게도 잘 하고, 설사 혼을 낸다고 할지라도 양심에 어긋나지 않고, 꼭 필요한 명분이 있을 때만 화도 내게 될 것입니다.


‘아빠 어디가’라는 TV 프로를 보니, 처음에는 자녀들과 함께 놀아주지도 않고 평소 삶을 살던 사람들이 TV 프로를 찍게 되다 보니, 더욱 더 잘 놀아주게 되고, 함께 대화도 하면서 아름답고 훈훈한 모습들을 연출하게 되데요.


이처럼 우리는 누구나 많은 사람들이 나를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또 많은 사람들에게 나의 사생활이 노출되고 있는 동안에는 조금 더 조심스럽게 행동하게 되고,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도 됩니다.


그건 바로 내가 이 세상 수많은 사람들에게 잘 보이고 싶고, 관심 받고 싶고, 인정 받고 싶고, 또 존중받으며, 사랑받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보다 많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우리는 더욱 양심적이고, 지혜롭고, 자비롭게 변하게 마련이지요.


그런데 사실은 이런 TV 프로에서 우리의 매 순간의 사생활을 찍지 않고는 있지만, 이 우주법계는 한 치도 오차 없이 우리의 삶의 모습을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죽고 나면 우리가 살아 온 전체의 삶을 파노라마 영화처럼 전체적으로 다시 재경험하면서 살펴보게 된다고 합니다.


그것처럼 남들이 보지 않는다고, 많은 사람들이 보지 않는다고 대충대충 살거나, 이기적으로 살게 된다면, 우리의 삶을 분명하게 지켜보고 기억하고 있는 우주법계의 기능을 무시하는 것과 같습니다.


인간관계에서도 내가 누군가를 함부로 대하는 이유도 그 사람과 나만 아는 것이니까 그러기 쉽지요. 그러나 사실 아무리 사소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는 곧 이 우주법계의 대변자로써 내 앞에 나타난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를 무시하는 것은 곧 이 우주법계를 무시하는 것입니다.


그에게 화내고 욕하고 무시하던 그 모든 행위 하나하나가 TV로 촬영을 하듯, 이 우주법계는 고스란히 보고 있다가, 그대로 인과응보의 결과를 보내줄 것입니다.


특히 나의 가족이나 친구들처럼 가까운 인연관계라면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겠지요.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남들 앞에서는 잘 하고, 말씨도 부드럽고, 행동도 자비롭지만, 집안에 들어오면 화도 잘 내고, 무시하기도 하지요.


부모님은 나를 잘 아니까, 부모님에게는 대충 해도 되고, 화도 쉽게 내고, 그러기 쉽습니다. 나와 가까운 한 사람과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관계가 회복되고, 벗과 친지들을 진정으로 사랑하게 될 때, 그 참된 지혜와 사랑은 우주 끝까지 퍼져나갈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우주 전체와의 관계 회복인 것이지요.


어떤 마음이, 어떤 행동이, 어떤 의도가 나에게서 나가는지가 중요하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단 한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다면, 그는 이 우주법계와 사랑에 빠진 것입니다.


내 삶에 등장하는, 오늘 내 앞에 나타나는 바로 그 한 사람에게 그 순간의 최선을 다해 보세요. 그는 인간의 몸을 하고 나타난 부처이며, 우주전체의 대변자이기 때문입니다.


[불교방송 라디오 평일 07:50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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