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릴적부터 벌레를 너무 많이 무서워합니다. 새벽 좌선 중에 갑자기 벌레를 보고 놀라 너무 무서워서 살충제를 쏘아 죽였습니다. 벌레에 대한 혐오감과 두려움을 극복하기가 너무 어려워요. 어떻게 하면 좋지요? 한 마리의 벌레가 있습니다. 그 벌레는 그저 벌레일 뿐입니다. 나무처럼, 구름처럼, 한 송이의 꽃처럼, 혹은 강아지나 예쁜 토끼처럼 하나의 존재일 뿐입니다. 그것은 무분별이고, 무차별입니다. 좋을 것도 없고 나쁠 것도 없고, 무서울 것도 없고 그렇다고 애착할 것도 없고, 그저 그렇게 거기에 있을 뿐입니다. 문제는 곤충이나 벌레 그 자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내 안의 해석, 분별, 판단, 경험 등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법우님께서 느끼는 그 공포나 무서움은 벌레 자체의 문제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