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완벽하게
끝을 보려 하지 말고,
세력은
끝까지 의지하지 말고,
말은
끝까지 다하지 말고,
복은
끝까지 다 누리지 말라...
사람은 반드시 만족을 채우지 않는
여유가 있도록 해야 좋은 것이다.
만약 일에 만족해 버리면
곧 다른 일이 생긴다.
허균의 [한정록]에 나오는 글입니다.
요즘 한정록을 읽고 있는데요,
읽으면 읽을수록
옛 선조들의 지혜로움과
청빈, 검소, 은둔의 향기들이
내 안의 뜰을 맑게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정말 중요한 말 같습니다.
욕심을 다 채우기 보다는
조금 비워두는 여유...
뱃속도 다 채우기 보다는
조금 덜 먹고 비워 두는 것이 좋은 것 처럼,
잠도 많이 자기 보다는
조금 모자란 듯 자는 것이 좋은 것처럼,
모든 일이 그런 것 같습니다.
한창 잘 나갈 때
그것을 끝까지 몰고 갈 것이 아니라
잠시 한 발 멈추고
묵묵히 지켜보며 휴식 할 수 있는
비움의 지혜가 필요할 것이고,
세력이 왕성해지더라도
거기에 끝까지 의지하지 않으며,
돌이켜 나 자신에,
내 뿌리 내 중심에 의지할 수 있어야 하겠고,
말도 내뱉기 시작하면
반드시 잘 지켜보고 닫을 줄 알아
말의 끝장을 보지 말아야 하고,
복을 한창 누릴 때라도
그 복을 다 누리려 하지 말고
나누어 주고
아끼고 검소하게 살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만족이 한창 잘 채워질 때
오히려 그 때를 조심하여
조금 덜 채우는
다 채우지 않는 여유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그래야
오래도록 복을 누릴 수 있다고
장무진은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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