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의 목탁소리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상주 대원정사 일요법회(13:30), 부산 목탁소리 토요법회(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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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연극의 역할놀이

나는 누구인가! 지금의 나는 선생님일수도 있고, 사장일수도 있으며, 스님일수도, 학생일수도, 혹은 부모이거나 자식일수도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나’는 상황에 따라, 환경에 따라 끊임없이 변한다. 회사에서는 사장일수도 있고, 말단 사원일수도 있고, 집에 돌아오면 가장 일수도, 자식일수도 있고, 또 주말에 있는 모임에 가면 회장일수도, 총무일수도 있다. 그리고 그때마다 우리의 아상, 우리의 위상은 달라진다. 상황에 따라 우리가 바로 그 곳에서 해야 할 몫의 역할을 해 내면서 살아간다. 어디 그 뿐인가. 가게에 가면 손님이 되었다가, 차를 타면 승객이 되고, 복지시설에서는 자원봉사자로 탈바꿈한다. 매 순간마다 우리는 그 상황에 걸맞는 역할의 연극을 한다. 그런데 그 역할들의 특성은 어떨까? 어느 한 가지 ..

자녀가 있어도 없어도 근심

자녀가 있는 이는 자녀로 인해 기뻐하고, 소를 가진 이는 소로 인해 기뻐한다. 사람들은 집착으로 기쁨을 삼는다. 그러니 집착할 것이 없는 사람은 기뻐할 것도 없다... 자녀가 있는 이는 자녀로 인해 근심하고, 소를 가진 이는 소 때문에 걱정한다. 사람들이 집착하는 것은 마침내 근심이 된다. 집착할 것 없는 사람은 근심할 것도 없다. [숫타니파타] 많은 사람들에게 소유가 기쁨이다. 집착하는 것을 얻었을 때 하늘을 날아갈 듯 기쁘다. 아마도 죽을 때까지 ‘내 것’이라는 소유를 늘리는 것이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삶의 과제일 것이다. 자녀가 있으면 자녀로 인해 기쁘고, 돈이 있으면 돈 때문에 기쁘고, 차가 있으면 차로 인해 기쁘다. 그러나 이 모든 소유에서 오는 기쁨은 항상 하지 않으며 근원적이지 않다. 언젠가..

백일기도, 왜 달라지는게 없죠?

저는 요즘 백일 절 수행의 회향을 앞두고 있습니다. 백일기도 회향을 하고 나면 무언가 달라지는게 있고, 성취되는 것이 있으리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는데, 물론 어느정도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은 있지만, 눈에 보일만한 성취는 아닙니다. 제가 수행을 잘못해서 그런가요? 이런 수행도 공덕이 있을까요? 아무리 작은 수행일지라도 바로 그 수행의 한 순간이, 우리의 절 한배 한배가 고스란히 이 세상 곳곳으로 향기롭게 퍼져갈 것입니다. 바로 그 한 순간의 수행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어쩌면 그 백일기도가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더라도 내 안에 수미산보다 더 높은 업장을 소멸시켜 주었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지금 쯤 있을 큰 사고가 수행 때문에 사라졌을 수도 있고, 어쩌면 내일 오게 될 큰 병이 가볍게 내 위를 이미..

108배 수행이 잘 안되요

죽기 전까지 매일 108배 수행은 꼭 해야겠다는 원을 세우고 절 수행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관세음보살 염불을 하며 절을 하는데요, 입은 염불을 하는데 마음은 따로 노는 것 같습니다. 진지한 절이 안 되는 것 같고 집중도 안 되고, 하고 나면 뭔가 허전하고 성취감이나 수행을 통한 환희심 같은것도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원이 간절하지 못해 그런가요? 그냥 절을 할 뿐입니다. 절 하는데 이유를 달지 말고 하세요. 절하고 나면 어떠해야 한다고 하는, 절 수행을 하면 마음이 어떠해야 한다고 하는 그런 마음 그냥 다 놓아버리고 ‘오직 절 할 뿐’ 이 되도록 하세요. 절 수행은 어떠해야 한다고 하는 마음속에서의 막연한 기대감을 놓아버리세요. 절 수행을 하고 나면 어떻게 달라져야 한다고 하는 마음도 놓으세요. 절 하면..

부적, 효과가 있나요?

저는 잡생각이 너무 많습니다. 항상 두 가지 길을 놓고 걱정하니 늘 마음이 괴롭고 안정이 되질 않습니다. 그래서 부정한 생각이 올라올 때마다 의식적으로 생각을 지워내고 끊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부정한 생각이 들면 이를 관하고 왜 그런 생각이 올라오는지, 어떻게 하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을 돌릴 수 있는지 다시 이런 생각에 집착을 하게 되니 오히려 불필요한 생각이 더 많이 들더라고요. 많은 분들이 끊임없이 올라오는 잡념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모른 채, 그 생각들에 끊임없이 휘둘리며 살기 쉽습니다. 그래서 이 생각과 잡념을 없애려 노력을 하지요. 그러나 지금 법우님께서 말씀하신 그런 방법들 모두는 공통점이 있어요. 그 방법들은 모두 '생각'에 기초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잡생각을 없애고 비우기 ..

내가 작아지는 여행, 모르고 떠나는 여행

순례를 다녀왔더니 사람들이 묻는다. 히말라야 그 높은 고지까지 갔다 오면서 왜 추억이 될 만한 작은 조약돌 하나 가져오지 않았느냐고, 아니면 갠지스강에서 물 한 방울 담아 오지 않았느냐고. 그러나 그곳은 무언가를 가져오거나, 얻어 오는 곳이 아니라 내려놓고 오는 곳이다. 그래서 성지를 여행하는 여행자는 언제나 비우고 비워 작아져 돌아오지, 무언가를 키우고 얻어서 돌아오는 것이 아니다. 바로 그 순간, 우리는 여행을 통해 자기 자신답게 사는 길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고, 막막한 삶을 어떻게 살아나가야 할지에 대해 내 안의 신께 직접 답변을 듣게 되기도 한다. 모든 해답은 내 안에있다. 끊임없이 에고의 확장을 위해 살아가는 일상에서는 그 답을 찾을 수 없다가 비로소 여행을 떠나 길 위를 걷는 과정 속에서 ‘..

만족의 기도

욕심을 버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 만족입니다. 죽지 않을 만큼 먹을 수 있고, 입을 수 있고, 잘 곳이 있다면, 최소한의 소유를 가지고 있다면 누구든 바로 그 자리에서 행복할 수 있습니다. 사실 최소한의 소유만 보장이 된다면 누구에게나 행복의 가능성은 열려있습니다. 최소한의 의식주의 해결, 그 이상을 가지고도 불행한 사람이 있다면 그의 불행은 물질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인 것입니다. 사실 의식주를 어느 정도 해결하고 사는 우리들이 이 세상에서 해야 할 몫은 보다 많이 벌고 쌓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마저도 소유하지 못한 수많은 이들을 위한 나눔과 자비를 실천하는데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죽을 때 까지 욕심을 채우고 채우고 또 채우기만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그런 사람은 설사 하늘..

감사의 기도

이 세상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또한 그 연결 속에서 깊고도 따뜻한 자비로써 서로를 돕고 사랑을 나누고 있습니다. 자비와 사랑이라는 단어는 그저 단순히 이론적인 언어가 아닌 온 우주의 뒤에서 배경처럼 그 바탕을 이루는 것이며, 모든 존재가 더 깊은 차원의 내면에서 결국 만나게 되는 정점인 것입니다. 이러한 연기법과 연결성을 이해하는 이라면 마땅히 이러한 우주의 자비와 사랑을 매 순간 감사하며 고맙게 여기고 살아야 하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감사함은 따져봐서 감사할만한 이유가 있을 때만 선택적으로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무조건적으로 무한한 감사를 온 우주로 내보내야 할 것입니다. 감사한다는 것은 우주법계가 나를 돕고 있다는 사실을 완전히 받아들이고 나아가 그 사실에 대해 고..

스님이 낸 불교 최초의 마음공부 어플!

스님이 낸 불교 최초의 안드로이드 어플! 그동안 목탁소리 홈페이지(www.moktaksori.org)와 목탁소리 블로그 및 카페(www.moktaksori.kr) 등에서만 볼 수 있었던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글들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도 볼 수 있게 되었다. 목탁소리의 어플 버전인 ‘올댓 마음공부’ 출시! 올댓 마음공부는 괴로움 없애는 법, 행복해지는 방법, 마음공부, 생활 속 명상, 마음 다스리기, 행복, 평화, 자유, 불교, 명상순례, 인생상담 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현재 아이폰은 안되고 갤럭시 폰에서만 되는 아쉬움이 있지만 이제 목탁소리의 글을 스마트 폰에서도 볼수 있습니다. 지금 막 다운로드해서 보니 잘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SKT T-Store에 들어가셔서 올댓 마음공부 치시면 무료..

우연은 없다 일어날 일만 일어난다

어떤 존재도, 어떤 사건도 따로 떨어져 일어나지 않는다. 그 모든 존재며 생명들도 서로 깊은 연관이 되어 만나며 그 모든 사건들 또한 서로 깊은 연관을 가지고 일어난다. 모두가 그럴만한 인연 따라 정확한 필요에 의해 일어난다. 모든 존재는 저마다의 필요를 가지고 그 자리에 그렇게 진리로써 여여(如如)하게 있는 것이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도 ‘전체로써의 하나’인 법계의 진리 인연으로 그 자리에 진여로써 있는 것이다. 산하대지현진광(山河大地現眞光)이란 말처럼 산하대지 모든 것이 참 진리 빛의 나툼이요, ‘길가에 구르는 돌멩이도 쓰일 곳이 있다’는 성경의 말씀처럼 모든 존재는 분명한 이유와 목적을 가지고 법계의 진리의 사명을 띠고 그 자리에 존재한다. 모든 일, 모든 사건도 마찬가지다. 우리 삶의 그..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은 일체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한다는 진리, 즉 무상無常의 진리이다. 일체 모든 존재는 끊임없이 변한다. 잠시도 머물러 있지 않고 찰나 찰나로 흐른다. 어느 한 순간도 멈출 수 있는 것은 없다. 아니 어떻게 멈출 수 있단 말인가. 진리를 깨닫고자 하는가. 그렇다면 진리와 하나 되어 흐르라. 그러면 어떻게 진리와 하나 되어 흐를 수 있는가. 변화한다는 진리, 무상이라는 진리와 하나 되어 흐르면 된다. 변화를 받아들이며 온몸으로 온 마음으로 변화의 흐름에 몸을 맡기라. 그 흐름을 벗어나려 하지 말라. 변화는 진리이다. 그러니 변화를 붙잡으려 하지 말라. 우리의 모든 괴로움은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데서 온다. 변화하는 것은 두렵다. 변하면 안 될 것 같다. 지금 이 모습이 그대로 지속되길 ..

가을, 행복하고 자유할 뿐!

완연한 가을 날씨가 계속되네요. 하늘은 더없이 푸르르고 들녘의 벼는 노오랗게 익어가는 달콤한 오후입니다. 아직 햇살은 따갑지만 그늘로 들어오면 시원한 가을 바람이 온몸을 씻어주는 듯 합니다. 나갔다 들어오는 길에 누런 논과 파아란 하늘 그리고 멀리 바다색까지 너무나 감격스러운 풍경에 흠뻑 빠져들어 봅니다. 지금 이 순간, 더 무엇이 필요하겠어요. 그저 행복하고 자유할 뿐!

삶을 죽이는 마음이 죽음보다 더 큰 재앙 – 법구경 42게송 강의

42. 적과 원수가 서로 싸우고 죽이거나, 헐뜯으며 저주를 퍼 붓는다 한들 집착과 악에 물든 자신의 삿된 마음이 주는 재난에는 미치지 못한다. 부처님께서 코살라국의 한 마을에 계실 때, 소 키우는 목동인 난다는 가끔씩 부처님의 법문을 듣곤 했다. 한 번은 신심이 나 부처님을 집으로 초청하여 공양 올리고자 하였지만 부처님께서는 아직 시절인연의 때가 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셔서 그 청을 거절하셨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세월이 흐른 뒤 부처님께서는 이제 난다가 바른 불법을 받아들일 때가 되었다고 판단하여 난다의 집을 직접 스스로 방문하시게 된다. 난다는 기쁜 나머지 온갖 음식으로 7일간 극진히 공양 올렸고, 마지막 날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수다원과를 증득하였다. 수다원과를 증득한 난다는 기쁜 마음으로 부처님을 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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