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적 기상이변에서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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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관찰 감성일기

재앙적 기상이변에서 우리는?

목탁 소리 2010. 7. 26. 16:21

  온갖 기상이변들이 전 세계적으로 속출하고 있다. 이건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가히 재앙적 수준이다. 그리고 이런 이변과 재앙은 앞으로도 더욱 빠른 속도로 더욱 거대한 크기로 계속해서 우리를 위협할 것이다. 어쩌면 이 지구라는 별이 지금까지의 아름다움을 간직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사람들은 이 엄청난 경고를 그다지 깊이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아니 대다수의 사람들은 개발과 발전에 목숨을 걸고 있다. 자연을 환경을 오염시키고 파괴시키며 그 대신 돈과 욕심을 채우는 쪽에 완전히 인생을 걸었다. 어떤 사람은 그렇고 또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아마도 거의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가고 있고, 살고 싶어 하며, 또 우리 아이들은 그렇게 살도록 교육받고 있다. 

  가히 세상이 완전히 미쳐가고 있다는 말이 맞지 싶다. 정치인들은 어떻게 하면 자신이 지도자로 있을 때 보다 완전히 또 폭넓게 자연을 훼손시켜 개발시킬 것인가에만 관심이 있고, 또 국민들 또한 얼마나 많이 개발시키고 발전시켰느냐에 따라 그 사람을 평가하고 있다. 경제인들은 어떻게 하면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자연을 파괴시켜 자연 속에서 인간이 필요한 것만을 쏙쏙 뽑아냄으로써 얼마나 많은 돈을 벌 것인가에만 관심이 있다.

  제3세계 국가들은 조금씩 조금씩 개발과 발전으로 인해 국토가 파괴되는 현장을 지켜보며, 이제 비로소 서구사회를 조금씩이나마 따라가고 있다고 행복해하고 있다. 소위 선진국에서는 어떻게 하면 우리 자연은 가만히 놔두고 저 못 사는 나라 자연과 환경을 오염시키고 파괴시킬 것인가만 생각하고 있다.

  생각해보라. 우리나라가 불과 2~30년 만에 자동차 왕국으로 바뀌었는데, 13억 중국인과 11억 인도인들이 앞으로 2~30년 후에 너도나도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그 큰 땅에 산과 숲을 밀어버리고 빌딩숲으로 주차장으로 만든다고 상상해보라. 어디 인도, 중국 뿐인가. 전 세계가 그나마 숲이 남아있고, 생명의 정신이 남아있는 수많은 나라들 덕분에 살고 있는데 그마저도 몇 십년 안에 다 파괴되어간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소름이 끼친다. 

  우리나라만 해도 벌써 소나무 제선충이 큰 문제가 되고 있는데, 가만 생각해보라, 이 한반도에 백두대간에 소나무 한 그루 남아있지 않다면 그건 더 이상 우리가 살 터전이 아니다.

  모르긴 해도 얼마 지나지 않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까지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려 할 것이고, 지구가 아닌 달나라에도 개발과 오염, 공해라는 복음을 전파할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산들은 아무 잘못도 없이 눈물을 흘릴 것이며, 모든 숲들은 시름시름 앓게 될 것이다. 물론 뒤늦게 그 눈물과 시름은 인간에게 고스란히 전파되고 말 것이다. 그러나 그 때, 다 멸망하고 지구의 아름다움이 남아있지 않은 그 때 후회한들 무슨 소용인가.

  그럼에도 여전히 방관자로 지켜보고만 있을 것인가. 아니 여전히 나서서 자연을 파괴하고, 이 어머니 대지를 죽이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을 것인가. 이제 그야말로 정신을 차릴 때다. 대자연의 생명이 곧 나의 생명이라는 가르침을 입으로만 떠들어 댈 때가 아니다. 이 아름다운 땅 지구가 사라지고 나면 우리의 사사로운 욕심 충족이 다 무엇이란 말인가. 지구에 풀과 나무와 숲이 모두 사라지고 나면 우리의 생명의 끈도 끊어지고 만다.

  나 한 사람이 자각하고 생명 살림을 시작한다고 세계를 살려낼 수 있겠는가 하고 미리부터 포기할 것인가. 나 한 사람의 깨어남은 이 우주의 깨어남이고, 나 한 사람의 시작은 곧 법계를 감동시킬 것이다. 우리 모두가 내 앞의 작은 생명 하나를 살릴 때 이 지구는 다시 꽃피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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