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의 목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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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대원정사 일요법회(13:30), 부산 목탁소리 토요법회(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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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경험일 뿐

과거의 생각으로 현재를 해석하지 않으면, 지금 이 순간의 현재는 날마다 새롭다. 사실 안다고 여길 뿐, 아는 것은 없다. 지금 이 순간 내 앞에 놓여 있는 현재는 과거에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첫 번째, 생생한 날 것의 경험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현재와 비슷한 옛날의 기억과 생각을 끌어와 현재를 그것과 같다고 단정하고, 이미 아는 것이라고 규정짓는다. 이미 아는 것은 다시 알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이 생생한 첫 경험은 과거의 익숙한 경험이라고 여겨진 채, 그저 사라져간다. 삶을 있는 그대로 경험하지 못한 채, 존재하지 못한 채, 앎, 지식, 생각이 삶을 과거로 고착화시킨다. 모든 경험은 새롭다. 모든 현재는 난생 처음의 경험일 뿐이다. 사랑도 언제나 첫사랑 뿐이고, 여름도 언제나 첫 번째 여름이며..

괴로울 때의 마음공부

힘들 때, 괴로울 때, 우리는 그것을 없애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한다. 그 괴로움을 대하는 태도를 조금 달리 해 볼 수는 없을까? 괴로운 일이 생길 때, 그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쓰고 노력하고 방법을 찾던 기존의 방법을 내려놓고 전혀 다른 방법을 써 보는 것이다. 이것은 방법이라고 할 것 조차 없을 정도로, 너무 쉬운 방법 아닌 방법이지만, 가장 지혜로운 방식이고, 부처님의 방식이며, 모든 수행자가 행함 없이 행하는 중도의 수행법이다. 그 괴로운 일에서 벗어나려는 애씀 대신, 그 괴로움 속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아니, 그 괴로움과 함께 있어 주는 것이다. 그 괴로움에 대해 좋다거나 나쁘다거나, 나를 왜 이렇게 괴롭히느냐거나, 빨리 없어지라거나 하는 생각을 내려놓고, 그저 그 괴로움을 있는 그대로 허..

지혜롭게 사는 길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 바르게 사는 것일까? 지혜롭게 사는 것일까? 어떤 것이 바른 수행일까? 어떻게 해야 괴로움 없는 참된 행복의 삶을 살 수 있을까? 아주 단순하다. 거짓을 좇지 말고, 진실만을 보면 된다. 거짓을 따라가지 말고, 진실의 삶을 그저 살면 된다. 그러면 무엇이 거짓이고, 무엇이 진실일까? 지금 여기에 있는 '이것', '이대로'만이 진실하다. 지금 이대로라는 이러한 진실에 대해 내 식대로 해석하고, 판단하고, 분별한다면 그것은 곧장 거짓이 되고 만다. 머릿속의 생각은 거짓이다. 그것은 내식대로 만들어진 것이고, 조작된 것이기 때문이다. 눈앞에 어떤 한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그저 있는 그대로의 실상으로 있다. 진실로 있다. 그러나 그 사람에 대해 좋으니 나쁘니, 키가 크니 ..

희노애락도 자연처럼 그러할 뿐

괴로운 일이 일어나는 것은 흔히 악업의 업보를 받는다고 말합니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욕을 하거나, 화를 내거나, 또는 정말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할 때가 생겼다고 해 보죠. 그 때 우리는 나를 괴롭힌 사람을 탓하고, 하기 싫어서 짜증을 내기도 하며, 피해가려고 애쓰거나, 화를 폭발시키기도 합니다. 반대로 좋은 사람을 만나거나, 좋은 일이 일어날 때는 행복해 하며, 나아가 집착하고, 그런 일이 계속 더 일어나기를 바라기도 하지요.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났다가 때가 되면 사라지기 때문에 또 다시 괴로워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바람이 불고, 비가 오고, 태풍이 불거나, 혹은 낮과 밤이나,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변화되는 이치와 비슷합니다. 자연의 순환은 때가 되면 저절로 이루어집니다. 비가 올 때가 되면..

경험되는 그대로 경험해주기

삶을 지혜롭게 사는 것은 사실 아주 단순합니다. 인연따라 생겨난 것들에 대해 그저 내버려두면 됩니다. 일어나는 그대로 허용해 주면 됩니다. 어떤 삶이 경험될 때 경험되는 그대로를 그저 있는 그대로 경험해 주세요. 어떤 일이 일어나면 일어나는 그대로, 보이면 보이는 그대로, 들리면 들리는 그대로, 그저 그렇게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내버려 두면 됩니다. 거기에 생각과 판단으로 온갖 해석을 가하고, 온갖 생각의 덧칠을 입히고, 그것을 믿으면서, 그 생각에 걸리들고, 집착하고, 구속되는 이런 연속된 중생심의 번뇌망상에 끌려가지만 않으면 됩니다. 번뇌망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집착하고 거부하는 것은 힘들고 어려운 일이지요. 애써야 하고, 에너지의 낭비가 많습니다. 유위법, 유위행에는 이처럼 힘쓸 일이 많고, 힘..

저절로 돌아가는 세상에 시비 걸지 마!

눈으로 대상을 봅니다. '보는 것'일까요? '보이는 것'일까요? '보는 것'은 '내가 본다'는 것이고, '보이는 것'은 그저 보일 뿐 거기에 내가 개입되지 않는 듯 보입니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내가 본다'고 말하고, 잘 보기 위해 애씁니다. 그러나 눈앞에 어떤 대상이 탁 들어오면, 그냥 저절로 보이지 않는가요? 억지로 보려고 애써야지만 볼 수 있나요? 그냥 보이잖아요. 듣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듣는 것이 아니라, 그저 들리는 것이 아닐까요? 어떤 소리가 납니다. 애쓰지 않아도 그저 들리지요. 만약에 '내가 듣는다'고 하려면, 내 마음대로 들을 수 있듯이, 내 마음대로 들을 수 없기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소리가 들리면, 듣기 싫어도 그냥 저절로 들립니다. 내가 듣는 것이면 내 마음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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