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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상주 대원정사 일요법회(13:30), 부산 목탁소리 토요법회(13:30)

상주 대원정사 일요법회(13:30) 부산 목탁소리 토요법회(13:30) 자세히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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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으로 돌아오라

이제 막 연초록의 잎들이 땅을 뚫고 올라오고 연초록의 새순들이 나무위로 내려앉으며, 노오란 생강나무와 분홍빛 진달래가 외롭던 산에 생기로운 벗이 되어주고 있다. 순간 파도처럼 산야를 스쳐지나가는 거샌 바람소리가 내 마음에 노크를 한다. 법당 풍경소리와 함께 바람에 부딪치는 낙엽소리를 가만히 바라보면서 마음에 피어나는 봄꽃을 느낀다. 산은, 나무는, 꽃들은, 또 지난 해 땅에 떨어졌던 썩어가는 낙엽들은 이렇게 때때로 내 안에 생기로운 도반처럼 다가와 노크를 하곤 한다. 바람의 소리, 낙엽 소리, 물소리, 풍경소리들은 모두 내 안의 관조(觀照)의 빛을 일깨우는 우주의 경책소리처럼 들린다. 바람이 불어 와 대지를 스치고, 낙엽과 나무를 스치며, 내 뺨을 스치는 그 상서로운 느낌, 소리, 그것들을 가만히 느껴보..

욕망은 어떻게 생기고 소멸되는가

부자보다는 잘 사는 사람이 되라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법상 (도솔, 2006년) 상세보기 이 세상 모든 것은 인간이 고안해 낸 상징에 불과하다. 모든 개념작용들은 환영과도 같은 공허한 헛 것에 불과하다. 이 세상은 태초에 텅 비어 있었다. 아무런 개념도, 관념도, 분별도, 상징도 없었다. 그저 아무것도 없는 꽉 찬 충만함이 여여(如如)하게 있었다. 거기에는 아무런 시비도, 분별도, 싸움도, 좋고 나쁨도, 행복과 괴로움도, 성공도 실패도 없었다. 나아가 중생과 부처도 없고, 어리석음과 깨달음도 없고, 삶과 죽음도 없고, 인간과 자연의 구분도 없었기에 중생이 부처가 되기 위한 노력이나 수행도 필요 없고, 어리석은 이가 지혜롭게 되기 위한 공부도 필요 없고, 죽지 않기 위해, 늙지 않기 위해 그 어떤 노..

그 길을 따라 걸으라

날마다 새롭게 일어나라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법상 (무한, 2007년) 상세보기 한 걸음, 한 걸음 삶을 내딛습니다. 발걸음을 떼어 놓고 또 걷고 걷고...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지만 짊어지고 온 발자국은 없습니다. 그냥... 가 버리면 그만인 것이 우리 삶이고 세월입니다. 한 발자국 걷고 걸어온 그 발자국 짊어지고 가지 않듯, 우 리 삶도 내딛고 나면 뒷 발자국 가져오지 말았으면 합니다. 그냥 그냥 살아갈 뿐... 짊어지고 가지는 말 았으면 하고 말입니다. 다 짊어지고 그 복잡한 짐을 어찌 하겠습니까... 그냥 놓고 가는 것이 백번 천번 편한 일입니다. 밀물이 들어오고 다시 밀려 나가고 나면 자취는 없어질 것입니다. 그냥 내버려 두세요... 애써 잡으려 하지 마세요... 없어져도 지금 가고 있는 ..

42번 국도, 거센 소나무

날마다 새롭게 일어나라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법상 (무한, 2007년) 상세보기 동해에서 정선으로 가는 42번 국도를 탑니다. 42번 국도로 접 어들어 한 10분 여를 가다보면 가파른 산길이 이어집니다. 873고지의 자병산을 넘어야 하는데 이 곳이 태백 산맥입니다. 오르면서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 두셔야 합니다. 거의 정상까지 갈 즈음이면 웅 대한 산하와 저만치 동해바다가 거짓말처럼 한눈에 펼쳐집니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이만큼 거대한 풍경을 접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한참을 오르면 청청하게 산을 지키고 동해를 발아래 내려 보고 있는 의연한 소나무 한 그루를 발견합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그 험한 산세에 눌리지 않고 도리어 그 작은 체구에 산과 바다를 비웃듯 의연하게 버티고 있는..

느리게 천천히 살라

날마다 새롭게 일어나라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법상 (무한, 2007년) 상세보기 늘 분주합니다. 바쁘고 정신없는 나날이 계속되지요. 순간 순간을 다 놓치고 삽니다. 이따금... 고개들어 하늘을 바라볼 그런 여유를 가지지 못했습니다. 하는 일 없이 하루가 바빴었고, 요즘이 바빠있었고, 그렇게 내 삶이 바빠 왔었으니까요. 가만 생각해 봅니다. 빈몸으로 왔다가 빈몸으로 갈 세상, 잠시 머문 자리마저 정신없이 나를 놓쳐버린다면... 잠시 멈추 고... 정신을 차려봅니다. 너무 안 되었습니다. 나도 그렇고, 사람들도 그렇고, 세상도 그렇 고... 쫒기면서 사는 모든 이들이 오늘은 안쓰러워 보입니다. 세상은 법계는 늘 그대로인데... 나만, 우리만 분주했던겁니다. 법계에서 부처님께서 우리를 보면 얼마나 정신 ..

무심 - 마음 없음의 길

무심에는 아무것도 붙을 것이 없습니다. 그냥 무심일 뿐입니다. 무심일 때 좋고 나쁨도 없고, 나고 죽음도 없고, 중생과 부처도 없습니다. 마음을 사용해서 깨닫고자 애쓰지 말아야 합니다. 마음으로 부처를 찾을 수 없습니다. 무심으로 부처를 찾아야 합니다. 무심(無心) 말입니다. 우리 이 밝은 길... 함께 걸어갑시다. 어차피 홀로 가는 길이라지만 길동무되어 따뜻한 도반되어 함께 걸어간다면 결국엔 모두 하나가 될 것입니다. 하나될 그 날까지 일심(一心)의 그 날까지 밝은 도반들과 이 밝은 깨침의 길을 어깨동무 하고 함께 걸어갑시다. 언젠가 이 길의 끝에서 우린 모두가 하나되어 더덩실 춤을 추게 될 것이지요... 그 한바탕 춤판을 그 때가서 함께 벌여봅시다. 가는 길에서야 지옥에도 함께 가고, 천상에도 함께 ..

나 자신은 아무 문제가 없다

언제나 어느 때나 나 자신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 사실을 기억하라. 나 자신에게는 아무런 문제도 없고, 아무런 고통이나 근심도 없다. 만약 어떤 문제나 걱정거리가 생겨났다면 그것은 나 자신에게 일어난 것이 아니라 겉에 드러난, 나를 치장하고 있는 껍데기에서 문제가 생겨난 것일 뿐이다. 그것은 갑옷처럼 단단하며, 혹은 어떤 특정한 유니폼처럼 그것을 입고 있는 나를 규정짓고 내가 바로 그것인 양 착각하게 만든다. 그러나 거기에 속지 말라. 내가 입고 있는 유니폼이나 겉옷이나 껍데기에 속지 말라. 그것은 내가 아니다. 그 껍데기는 이를테면 내 성격이라고 해도 좋고, 내 몸, 육신이라고 해도 좋고, 내 느낌, 욕구, 생각, 견해, 집착일 수도 있다. 우리는 바로 그것을 ‘나’라고 규정짓는데 주저하지 않는..

마음을 일으키면 우주가 움직인다

진정한 수행자는 마음 하나 가지고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무엇이든 얻을 수 있습니다. 일체를 놓고 있기에 일체가 마음 일으킨 그 순간 이미 내 것으로 화하여 줍니다. 일체가 내 것으로 되어 버립니다. 진정 모든 것을 버린 자만이 도리어 세상을 움켜 쥘 수 있습니다. 은사스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수행자는 마음 한 번 일으켜 법계를 움직이느니라." "법계는 그 수행자를 위해 움직이니 법계의 주인이 되거라." 은사스님은 지금 인도와 중국 그리고 한국에서 약 10 여 곳에 큰 불사를 진행중이십니다. 참으로 밝으신 불사를 하십니다. 인도의 부처님 4대성지에 한국 사찰을 짓고 계시며 신라, 백제, 고구려, 가야의 처음 불교가 전래된 곳에 가람을 다시금 일으키고 계십니다. 그곳에서부터 불교의 씨앗을 뿌리면 이제 ..

빗소리 속에 차를 마시며

[작년 여름 7월 7일 써 놓았던 글입니다.] 비가 계속해서 오다 안 오다를 반복한다. 여느때처럼 이런 날은 그냥 법당 안에 들어 앉아 다실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차를 마신다. 차를 마시면서 한참을 빗소리를 듣다가 또 한참을 비 떨어지는 풍경에 집중하다가 또 때때로 책을 읽기도 하고 벌렁 드러누워 책을 보기도 하다가 몸이 찌뿌둥하면 틈틈이 배웠던 요가를 하기도 한다.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면서 다실 방 바깥으로 보이는 빗속의 자연 풍경을 마음속에 담고 있노라면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고 그냥 좋기만 하다. 좋다는 말도 그렇고 그냥 그냥 고요하고 적멸하다. 요 몇 일을 계속 그러고 있다. 크게 바쁜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물론 일이야 이 도량에 온 뒤로 계속 많고 바쁘지만 바쁜 가운데 한가할 수 있는 여유..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니다

부처님 저는 '만약 이 복잡한 세상을 살다가 어느 순간 죽게 된다면 내가 가는 곳은 어디이며, 어디에 태어나게 될까' 하는 생각만 하면 두려워집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설령 그대가 죽는다 해도 괴로워할 일은 없을 것이다. 사람이 오랫동안 믿음과 계율을 지님, 진리를 배움, 집착과 욕망을 버림, 지혜을 닦는 등의 수행을 하였다면 비록 언제 어떻게 죽게 된다고 할지라도 설사 사나운 짐승이나 새에게 먹힌다해도 그의 마음은 높이 올라 좋은 곳으로 가게 된다. 마치 기름종지를 깊은 연못에 넣어 깨트리면 깨진 종지의 조각들은 가라앉겠지만 기름은 물 위로 떠오르는 것과 같이 오랜동안 믿음, 지계, 진리, 비움, 지혜를 닦은 이는 설사 죽는다 해도 그의 마음은 높이 올라 좋은 곳으로 가게 될 것이다. 이처럼 그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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