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사성암과 사성암에서 내려다 본 구례, 오른쪽 산이 지리산] 나와 너를 나누고 있고, 안과 밖을 나누며, 좋고 싫음을, 옳고 그름을 나누고는 있지만 존재의 실상은 아무런 나뉨도 차별도 없다. 제 멋대로 나누어 놓고 스스로 나눈 대로 좋다 싫다, 옳다 그르다 하면서 분별하고 그 분별에 따라 행복하고 괴롭다고 생각하는 것일 뿐. 실상의 모습은 그냥 그냥 여여할 뿐이다. 우리 몸을 생각했을 때 우리 몸이라는 것이 따로 있고, 내 몸 밖의 대상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상은 몸도 외부의 대상도 그냥 여여하기만 하다. 안팎의 분별이라는 게 참 공허한 것이다. 이 법계에서 본다면 안이라는 것도 밖이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호흡을 할 때 코를 통해 바람이 움직일 뿐. 그저 저쪽 산에서부터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