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없는 것이라면 참회해야 할 나도 없는 것 아닌지요? 모든 것이 공하다면 용서를 구할 필요도 없지 않을까요? 또 내가 없는 것이라면 무엇에 감사할 대상도 없어지는 것이 아닌가요? 업도 없는 것인지요? 만약 말씀하신대로 그렇게 결정짓고 살게 된다면, 그것이 바로 무기공에 떨어지는 거예요. 무애하게 살아야 한다면서 참회도 안 하고, 감사도 안 하고, 악업도 마구 지으면서 업을 받을 나도 없다고 한단 말입니다. 주로 그런 경우는 무아, 공, 연기, 중도에 대한 이해가 올바르지 않기 때문인 경우가 많아요. 머리로만 이해해도 그렇습니다. 무아는 밑도 끝도 없이 그냥 '내가 없다'라고 하는게 아니예요. 이렇게 내가 있잖아요. 그런데 왜 없다고 했느냐? 그건 이런 내가 없어서 없다고 한 것이 아니라, 고정된 실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