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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상주 대원정사 일요법회(13:30), 부산 목탁소리 토요법회(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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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순간은 언제인가?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많이 포근해 졌다. 그리고 벌써 이렇게 들녘엔 새봄을 맞이하는 꽃들이며 봄나물이 한창이다. 이렇게 세월은 하루가 다르게 흘러가는데 내 속 뜰의 공부는 얼마만큼 그 흐름에 부응하며 보내왔는지… 하루 이틀, 한 시간, 일분, 일초 이렇게 흐르는 시간을 너무 쉽게 소모해 버리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날이 갈수록 단순한 아쉬움에 그치지 않고 좀 더 뻐근한 가슴앓이로 다가온다. 이 소중한 기회 이 소중한 순간을 놓쳐버리면 다음 순간이란 그다지 소중하지 못하다. 이 순간, 내게 주어진 바로 지금 이 순간이 이 생에 가장 소중한 순간이 되어야 한다. 백일 천일 공부할 것도 없고, 전생 공부 인연 논할 것도 없으며, 다음 생에도 이 공부인연 이어지기를 구할 것도 없이 바로 지금 이 순간이 내가 그..

홀로 있는 즐거움

홀로 있다는 것은 외로움이나 고독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그 외로움이나 고독이란 느낌이 우리의 속 뜰을 더 생생하게 비춰 주고 우리 존재의 근원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여유와 깊이를 가져다준다. 혼자 있다는 것은 그냥 그 자체만으로도 한없이 충만한 것이다. 쉽게 생각해 보면 헛헛하고 외로워 보일지 모르지만 텅 빈 가운데 성성하게 깨어있는 속 뜰은 마구잡이로 채워 넣는 소유의 정신에 비할 바가 아니다. 홀로 있을 때 우리는 참으로 함께 할 수 있고, 작은 나의 허울을 벗고 전체와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몸뚱이만 그저 덩그러니 혼자 있다고 해서 다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참으로 혼자 있으려면 번거로운 우리의 소유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어야 한다. 잔뜩 소유하고 있는 것들이 많으면..

묵은 짐 정리하기

가진 것이 너무 많아 하나 씩 하나 씩 꼭 필요하지 않은 것들은 정리를 해야겠다고 늘 생각해 오다 이제서야 묵은 일을 시작해 본다. 꼭 필요한 것들이라는 것은 정말로 꼭 꼭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을 말하는데,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대부분의 것들은 이 속에 들기가 어렵다. 물질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 놈이 욕망의 소산인가, 아니면 '최소한의 필요'의 범주에 들어있는 것인가가 보인다. '최소한의 필요'가 아닌 것들은 대개 욕망이 개입된 것들이기 쉽다. 불필요한 것들을 정리하다 보면 모든 물질마다 제각기 독톡한 분별이 따르게 마련인데, 대부분 그 분별로 인해 첫 생각 정리 대상이었던 것들이 다시금 '소유'의 범주로 슬그머니 들어오기 쉽다. 그래서 정리할 때는 마음을 잘 비추어 보아야 그 분별에 속지 않을..

나 자신을 사랑하라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합니 다. 나 자신을 사랑한다는 말은 나에게 집착하라거나 내가 잘났다고 생각하라는 말이 아닙니 다. 온전히 나 자신의 모습을 내 능력이며 외모 성격 재능 학 력... 이 모든 조건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지금 나를 이루고 있는 그밖의 모든 조건이며 인연들에 대해서 어느 하나 미워하거나 싫어하거나 다른 사람의 것들과 비교하여 열등하다고 느낄 것도 없 습니다. 지금 이 모습 그대로의 나를 온전히 끌어 안을 수 있어야 하고 온전히 사랑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 다. 보통 사람들은 이대로의 나 가운데서 좋고 싫은 부분을 나누어 놓고서는 좋은 부분에 대해서는 나 잘난줄 아는 우월의식으로 키 워가고, 싫은 부분에 대해서는 못났다는 열등의식으로..

도반의 즐거움

오늘 늘 보아왔던 분이었고, 또 마음 속에서 감사한 도반으로 또 스승으로 그렇게 바라보며 이따금씩 마음 나누며 지내던 분에게서 또다른 면모를 나와 참 많이 닮은 면모를 보았다. 나는 그동안 그 분의 수행이나 삶에 대해 조금은 먼 거리에서 바라보며 이런 분이 같은 일을 하며 함께 살고 계신다는 것이 늘 감사하고 고맙고 그랬었다. 그런데 오늘 조금 깊이 대화를 나누어 보았더니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생각들이 많이 닮아있고, 또 내 가슴에 담고 있는 것들을 그대로 담고 계시는 것을 보고 참 행복했었다. 참 좋은 도반을 만난 것 처럼, 오랜 도반을 찾은 것 처럼. 자연에 대한 생각들도 그러하고, 수행에 대한 것이야 말할 것도 없고, 공동체, 농사, 대자연, 산, 바람, 구름, 그런 관심사에 대한 견해에서부터, 읽..

살다가 외로울 때, 고독할 때

살다보면 이따금씩 제가 짊어지고 온 삶의 그림자가 낯설게 느껴질 때도 있고,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보이지 않는 삶의 무게로 한참을 주춤거리며 내 삶의 시계가 딱 멈춰 섰을 때가 있 다. 시간은 흐르지만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대로 멈춰진 채 중심없이 외로이 흔들릴 때가 있는 법이 다. 어떤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예전엔 생각만 해도 설레이던 일들이 무의미해지고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 어떤 사람들이 곁에 다가와도 그 어떤 흥겨운 일을 벌이더라도 한참을 짙누르는 외로운 흔적을 떨쳐 버리지 못할 그런 때가 누구에게나 있는 법이다. 집에 들어 앉아 있어도 언젠가 나홀로 떠나 그림자와 함께 여행하던 그 바닷가 외로운 포구, 혹은 저홀로 울울창창 소리치며 그 깊은 산 우뚝 솟아 있던 소나무 한 그루가 지독..

이른 새벽, 생명 관찰

산길을 따라 오르다가 오늘은 재미난 것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다름 아닌 거미. 거미야 매일 보는 것이지마는 이렇게 가까이에서 처음부터 집을 짓고 있는 모습을 줄기차게 지켜본 것은 아마도 이번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참 신기하데요. 그 작은 몸집에서 어떻게 이렇게 긴 거미줄이 나왔는지도 그렇거니와 저 능수능란한 솜씨는 가만히 곁에서 지켜보지 않고서는 말할 수 없을 지경입니다. 한 10분이 조금 넘었을까 몇 바퀴를 한가닥 줄을 뿜어내며 돌고 돌면서 거미줄을 만들더니만 금새 뚝딱 지어 놓고 함숨 돌리려는지, 단잠을 자려는지 아니, 먹이를 기다리려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한참을 저러고 꼼짝 않고 앉아 있습니다. 이러다가 어떻게 먹이를 잡아먹는지 잡아먹히는 녀석에게는 미안하지만 이참에 한번 관찰해 보려고 나도 함께..

새벽에 깨어있는 사람

새벽 예불을 모시고 대웅전 계단 앞에 섰더니 오늘따라 짙은 안개가 이 작은 산사를 한껏 감싸고 있습니다. 저 작은 텃밭도 새벽 짙은 안개 속에서 더없는 싱그러움이 느껴집니다. 새벽 이슬을 머금고 이른 아침부터 싱그럽게 깨어있는 여린 채소들을 보고 있노라면, 새벽녘에도 잠들어 있는 게으른 수행자를 경책해 주는 엄한 스승님을 만난 것 같은 고마운 행복을 느끼기도 합니다. 터벅 터벅 걷는데 이 이른 새벽부터 밭에 나가 일을 하시는 아주머님들 손길이 바쁩니다. 이른 새벽에 밭에 나가 일을 하시는 분들을 뵈면 나도 모르게 입가에서 미소가 띄어지고 그 분의 생기어린 하루를 위해 기도를 하게 됩니다. 밭에 나가 일하는 것 뿐 아니더라도 이른 새벽에 깨어나 명징한 하루를 시작하시는 모든 분들을 위해 기도를 드리고 싶은..

변하는대로 변하게 내버려두라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은 일체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한다는 진리, 즉 무상(無常)의 진리이다. 일체 모든 존재는 끊임없이 변한다. 잠시도 머물러 있지 않고 찰나 찰나로 흐른다. 어느 한 순간도 멈출 수 있는 것은 없다. 변화를 멈출 수 있는 존재는 없다. 어떻게 멈출 수 있단 말인가. 아무리 노력하고 애를 써도 변한다는 진리를 멈출수는 없다. 진리가 그러하기 때문이다. 진리가 그렇듯 끊임없이 변화해 가기 때문이다. 고정된 진리는 하나도 없다. 끊임없이 변화할 뿐. 변화한다는 그 사실만이 변치않고 항상할 뿐. 진리와 하나되어 흐를 수 있다면 우리 자신이 그대로 진리가 된다. 우리 자체가 곧 진리의 몸이 되어 버린다. 진리를 깨닫고자 하는가. 그렇다면 진리와 하나되어 흐르라. 그러면 어떻게 진리와 하나되어 흐..

팍딩 산중마을의 밤거리 - 에베레스트 라운딩(3)

팍딩은 계곡 곁에 위치한 자그마한 마을이다. 작다고 해도 쿰부지역 지도에 나오는 수많은 마을에 비한다면 제법 큰 마을에 속한다. 왜 그런고 하니 이곳 에베레스트 지역의 지도에 나오는 마을 이름은 수도 없이 많지만 정작 그 마을이라는 것이 겨우 게스트하우스 한두개나 서너개 있으면 마을 이름이 붙는 형편이다보니 마을이라고 해야 그저 집 몇 채 모여있는 정도라고 보면 되겠다. 그런데 비한다면 팍딩은 언뜻 보기에도 예닐곱 개의 게스트하우스에 식당과 간이매점 그리고 현지인들이 사는 집들도 제법 되고, 심지어 당구장에 인터넷 방까지 갖춘 제법 규모 있는 마을인 셈이다. 그도 그럴것이 이곳이 루클라에서 EBC 트레킹의 전진기지인 남체바자르까지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다 보니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이 곳에서 하루를 묵은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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