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잠을 설쳤다. 생각지 못했던 추위 때문이다. 팍딩 마을 자체가 계곡 바로 곁에 위치한데다가 높은 산 아래 그늘진 곳이라 그런 것인지, 본래가 안나푸르나에 비해 이곳이 더 추워서 그런 것인지 알수는 없지만 2주쯤 전에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4,000고지 이상에서도 그리 큰 추위를 느끼지 못했던 나로서는 예상치 못한 추위가 이번 산행의 가장 큰 관건으로 떠올랐다. 2,600고지 밖에 안 되는 이 낮은 곳의 추위가 이 정도면 앞으로 걸어 올라5,000고지 이상에서 며칠을 묵어야 하는 나로서는 달리 다른 고민 할 필요 없이 남체에서라도 겨울 침낭을 빌리는 것 외에는 뽀족한 다른 수가 없어 보인다. 8월말 한국에서 출발하면서 봄여름용 작은 침낭을 하나만 가져 온 데다가 그것 하나만으로도 안나푸르나에 올랐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