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7월 7일 써 놓았던 글입니다.] 비가 계속해서 오다 안 오다를 반복한다. 여느때처럼 이런 날은 그냥 법당 안에 들어 앉아 다실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차를 마신다. 차를 마시면서 한참을 빗소리를 듣다가 또 한참을 비 떨어지는 풍경에 집중하다가 또 때때로 책을 읽기도 하고 벌렁 드러누워 책을 보기도 하다가 몸이 찌뿌둥하면 틈틈이 배웠던 요가를 하기도 한다.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면서 다실 방 바깥으로 보이는 빗속의 자연 풍경을 마음속에 담고 있노라면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고 그냥 좋기만 하다. 좋다는 말도 그렇고 그냥 그냥 고요하고 적멸하다. 요 몇 일을 계속 그러고 있다. 크게 바쁜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물론 일이야 이 도량에 온 뒤로 계속 많고 바쁘지만 바쁜 가운데 한가할 수 있는 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