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의 목탁소리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상주 대원정사 일요법회(13:30), 부산 목탁소리 토요법회(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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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 삶, 도시의 삶

[강원도 양구의 해안마을-펀치볼] 오래도록 서울이나 서울 근교 경기도 쪽에서 생활을 하다가 이렇게 강원도 시골로 들어 와 보니 더욱 더 시골이라는 곳, 자연이라는 것이 우리 삶에 얼마나 본질적인 부분이었는지, 우리에게 있어 시골의 의미가 과연 어떤 것인지 더욱 선명해지고 뚜렷해진다. 분명 자신이 몸담고 살아가고 있는 그 지역, 주변환경은 자신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모른다. 그 옛날 수많은 선배 수행자들께서 왜 그토록 깊은 산 속을 찾아 들어 갔는지 이제사 알 것도 같다. 물론 시골에 살든, 도시에 살든 마음만 고요하게 선을 행하고 있다면 그곳이 어디든 아란냐요, 적정한 수행처가 아니겠느냐만, 나같이 아직 모자라고 부족한 수행의 이력을 가진 이에게는 사는 곳의 영향이 참 크게 작용한다는 것을 느낀..

지금 이 순간, 현존의 기쁨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많이 포근해 졌다. 그리고 벌써 이렇게 들녘엔 새봄을 맞이하는 꽃들이며 봄나물이 한창이다. 이렇게 세월은 하루가 다르게 흘러가는데 내 속 뜰의 공부는 얼마만큼 그 흐름에 부응하며 보내왔는지, 하루 이틀, 일분일초 이렇게 흐르는 시간을 너무 쉽게 소모해 버리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날이 갈수록 단순한 아쉬움에 그치지 않고 좀 더 뻐근한 가슴앓이로 다가온다. 이 소중한 기회 이 소중한 순간을 놓쳐버리면 다음 순간이란 그다지 소중하지 못하다. 이 순간, 내게 주어진 바로 지금 이 순간이 내 생에 가장 소중한 때다. 백일 천일 공부할 것도 없고, 전생이나 다음 생을 논할 것도 없으며, 과거나 미래를 논할 것도 없이 바로 지금 이 순간이 내가 그렇게 찾던 '바로 그 순간'임을 알아야 할 것. ..

대자연의 성품을 따르는 삶

비가 온다. 방안 널찍한 창문을 활짝 열고 빗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앉아 있다. 이렇게 비가 많이 내리기 힘든데 오늘은 아침부터 우울한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거친 파도처럼 밀려오다 밀려가다 그러고 있다. 이른 아침 저 숲 위로, 나무 위로, 들풀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듣고 있자니 차 한 잔 생각도 나고 감성이 더 여리고 새록해 진다. 저렇게 떨어지는 비를 그대로 맞고 있는 나무들은, 저 숲의 생명들은 참 의연도 하다. 절 주위는 얕은 산이라 온갖 나무들이며 들풀, 꽃들이 피고 지고 피고 지고 잠시도 쉬지 않고 너가 지면 또 내가 피어나고 핀 꽃이 지면 또 다른 꽃이 피고 그런다. 풀들도 처음 여린 잎의 생김새와 한참 물이 올라 피어오른 모습은 전혀 다르다. 처음엔 작은 풀이거니 했는데 비 한 ..

자연의 소리를 들으라

세상엔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이 있고 평생가도 듣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자연의 소리는 아주 작고 여리기 때문에 아무나 들을 수 없을 만큼 사소하지만, 가만히 귀를 기울여 보면 그 살뜰한 소리는 고요한 법계法界의 울림과 모든 존재 내면의 쩌렁쩌렁한 깨우침을 담고 있다. 그러나 보통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사람은 세상사에 찌든 온갖 소음들만 귀 고막이 터져라 듣고 산다. 세상의 소음에 익숙해지다 보면 작고 여린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존재 본래의 청음 능력을 상실한다. 내 삶 속에 자연이라는 경이와 축복이 들어오게 된 것은 내 인생의 가장 소중한 선물이다. 매 년 반복되는 계절을 그냥 저냥 흘려보내다가 어느 순간인가 자연 속에 깃들어 자연 그 자체가 되는 듯한 심연深淵의 떨림을 느끼면..

내가 작아지는 즐거움 - 에고의 축소를 즐거워하라

우리 인생 전체를 놓고 살펴보자. 우리가 사는 이유가 무엇인가? 평범한 우리들이 살아가는 삶의 목적이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은 나를 확장시키는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즉 '나'라는 에고를 증장시키는 것, 다시말해 ‘나’라는 상(相)을 강화시키고, 확장시키고, 확대시키며, 널리 드러나는 것이야말로 대부분의 사람들의 삶의 목적이다. ‘나’라는 것이 실체가 있는 무엇이기 때문에 나라는 진짜배기 실체를 확장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나라고 생각하는 상’, 즉 허상을 강화시키고 확장시키려는 것일 뿐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사람들은 열심히 살아간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열심히 사는가? 바로 아상을 늘리려는 목적, 에고를 확장하려는 목적 때문이다. 내 돈, 내 소유를 늘리고자, 내 집, 내 차, ..

적게 먹는 즐거움

음식이 아무리 맛이 있더라도 제 양을 초과하여 먹어서는 안된다. 오직 기력을 도와 몸을 이롭게 하는 데에서 그칠 줄 알아야 한다. [대아미타경] 수행자는 음식을 탐닉해서는 안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부여된 음식의 양과 수명이 있다. 그러므로 자기의 몫이 아닌 음식과 수명을 탐내서는 안된다. 탐한다고 해서 자기의 몫이 아닌 것이 더 오지는 않는다. [정법안장] 음식을 탐하면 수명이 짧아진다. 제 몫의 음식복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음식에 대한 탐심을 많이 내어 이번 생 자신의 식복을 넘어서면 현생에 더 먹을 복이 없어지기 때문에 수명이 다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과식을 하면 복력 또한 소멸한다. 과식을 하는데도 오래산다면 그 사람은 삶이 불행해지기 쉽다. 식복은 없는데 많이 먹으니 다른 복력들이 식..

[법상스님께 묻습니다]부부싸움, 아내의요구, 모든것이 내 문제?

[1] 결혼생활 16년째인데 아직도 남편과 싸웁니다. 남편은 집보다 밖에 나가 친구들과 노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남편을 탓하고 구속하려 하는 이 마음을 도무지 놓을 길이 없습니다. 이 남편을 어쩌면 좋지요? 남편에게 바라는 마음들을 그냥 다 놓아보세요. 그래야 내가 자유로워집니다. 지금 문제의 핵심은 남편이 밖에 나가 노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불편하다는데 있습니다. 그러니 문제를 해결하려면 내 안을 봐야지 밖을 봐선 안 됩니다. 남편을 통해서 행복해지려 하지 말고 그냥 나 혼자서도 행복할 수 있어야지요. 본래 원만구족한 존재인데 왜 혼자서 자유롭고 행복할 수 없겠습니까. 가족보다 친구들을 더 좋아하는 남편,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느끼는 그 마음부터 우선 놓아 보십시오. 놓고 나면 잘못된 사..

오대산 적멸보궁을 오르며

월정사 주소 강원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 63 설명 신라 선덕여왕 12년에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 상세보기 상원사 주소 강원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 63 설명 월정사 산내암자, 신라 성덕왕 4년 보천과 효명 왕자가 창건한 절 상세보기 마음 속에서 이따금씩 그리움이 피어오를 때, 또 내 스스로 만들어 둔 틀 속에서 자유롭지 못한 속 뜰의 얽매임을 볼 때, 그럴 때면 이것 저것 따질 것 없이 길을 나선다. 길을 나선다는 것은 단순히 몸뚱이를 낯선곳으로 옮겨간다는 그런 일차적인 의미뿐 아니라, 내가 만들어 놓았던 틀 속에서 자유롭게 벗어나고 깨고 나오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다. 우린 늘상 스스로를 얽어매고 산다. 이렇게 얽어 매고 저렇게 얽어 매고, 제 스스로 그렇게 얽매도록 해 놓고서는 세상살기가 괴롭다고 답답하..

사람을 다스리는 법, 명상 리더쉽

제목을 다스린다고 했지만 어떻게 사람이 사람을 다스릴 수 있는가. 사람이 자연을 다스릴 수 없듯 사람이 사람을 다스릴 수는 없다. 물론 어리석은 생각으로 사람이 자연을 다스리고, 사람이 자연 위에 군림한다고 착각할지 모르지만, 현대 과학이 그 일을 해 내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건 그야말로 우리들의 순전한 착각일 뿐이다. 오히려 자연이 우리를 다스렸다고 해야 옳을까? 자연은 우리에게 하나 하나 시비를 걸지 않고, 우리 사람들이 하는 일에 대해 좋다 싫다 분별하지 않는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따지고 들지 않는다. 다만 그저 인간들의 일상을 지켜볼 뿐이다. 다스린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다스린다는 것은 내가 하고 싶은 방향대로 이끌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내 맘대로 그 사람을 다스리는 기술을..

대자연의 성품을 따라 살라

비가 온다. 방안 널찍한 창문을 활짝 열고 빗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앉아 있다. 이렇게 비가 많이 내리기 힘든데 오늘은 아침부터 우울한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거친 파도처럼 밀려오다 밀려가다 그러고 있다. 이른 아침 저 숲 위로, 나무 위로, 들풀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듣고 있자니 차 한 잔 생각도 나고 감성이 더 여리고 새록해 진다. 저렇게 떨어지는 비를 그대로 맞고 있는 나무들은, 저 숲의 생명들은 참 의연도 하다. 절 주위는 얕은 산이라 온갖 나무들이며 들풀, 꽃들이 피고 지고 피고 지고 잠시도 쉬지 않고 너가 지면 또 내가 피어나고 핀 꽃이 지면 또 다른 꽃이 피고 그런다. 풀들도 처음 여린 잎의 생김새와 한참 물이 올라 피어오른 모습은 전혀 다르다. 처음엔 작은 풀이거니 했는데 비 한 ..

오고 가도록 내버려 두라

모든 것은 오고 간다. 올 때가 되면 오고, 갈 때가 되면 간다. 그것이 진리의 모습이다. 그러니 진리를 깨닫기 위해 수행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올 때는 오도록 갈 때는 가도록 그대로 놔두고 다만 지켜보기만 하는 것이다. 모든 온 것은 그리 오래 머물지 않는다. 잠시 왔다가 잠시 머물러 가야할 때 갈 것이다. 생각도 잠시 왔다가 가고, 인생도 잠시 왔다가 가고, 돈도 잠시 왔다가 가고, 명예도, 권력도, 지위도, 사랑도, 행복도, 성공도, 실패도, 나라는 존재 또한 그렇게 잠시 왔다가 갈 것이다. 모든 것은 올 때가 되면 왔다가 갈 때가 되면 간다. 오고 감을 거부하지 말고 받아들이라. 그저 내 존재 위를 스쳐 오고 가도록 그저 내버려 두라. 행복이 온다고 잡으려 애쓰지도 말고 행복이 간다고 붙잡으려 애..

마음의 고향

하루는... 한번도 가 보지 않은 시골길을 그냥 따라 가 보았습니다. 길따라 길따라 무언가에 이끌렸는지 그냥 따라 가 보았더니... 길 끝나는 곳에 고향이 있었습니다. 하늘 아래... 산 아래... 너무나도 정겨운 고향 마을이 말입니다. 실제로 보아야 하는데... 얼마나 인상적인 곳인지 모릅니다. 어릴적 뛰어놀던 외할머님 댁 그 산골짜기가 생각났습니다. 마음이 평온해 집니다. 고향을 생각하면... 우리 모두의 마음의 고향도 요즘은 이런 아련함으로 자리함을 느낍니다. 마음의 고향... 법계 모든 이들의 마음의 고향... 본래 마음의 고향 말입니다. 아! 고향으로 가고 싶습니다.

명상 리더쉽, 불교 리더쉽

제목을 다스린다고 했지만 어떻게 사람이 사람을 다스릴 수 있는가. 사람이 자연을 다스릴 수 없듯 사람이 사람을 다스릴 수는 없다. 물론 어리석은 생각으로 사람이 자연을 다스리고, 사람이 자연 위에 군림한다고 착각할지 모르지만, 현대 과학이 그 일을 해 내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건 그야말로 우리들의 순전한 착각일 뿐이다. 오히려 자연이 우리를 다스렸다고 해야 옳을까? 자연은 우리에게 하나 하나 시비를 걸지 않고, 우리 사람들이 하는 일에 대해 좋다 싫다 분별하지 않는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따지고 들지 않는다. 다만 그저 인간들의 일상을 지켜볼 뿐이다. 다스린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다스린다는 것은 내가 하고 싶은 방향대로 이끌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내 맘대로 그 사람을 다스리는 기술을..

나를 낮추라. 하심 수행

나를 낮추고 하심(下心)하는 데서 나는 진정으로 한없이 높아짐을 알아야 합니다. 나를 내세우고 높이려고 애쓰는 것은 모든 이들에게 나는 정말 못난 놈이라고 드러내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괴로움은 대부분 '나다'라고 하는 아상(我相)에서 오는 것임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직장 상사에게 내가 욕을 얻어 먹으니 괴롭고, 내 여자 친구가 나를 떠나갔으니 괴롭고, 내 돈을 잃어버렸으니 괴롭고, 내 명예를 잃어 괴로움에 빠지는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마음은 참으로 '나'라고 하는 것에 노예가 되어 있습니다. 본래 '나'라고 하는 것은 무아(無我)입니다. 다만 잠시 인연 따라 왔다가 인연이 흩어지면 가는 것이 '나'의 진정한 모습입니다. 나무 막대기와 판자라는 인(因)이 서로..

생활 속의 불교 수행, 그 실천이야기

그동안 우리들은 불교를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몇 시간이고 앉아서 좌선 할 수 있어야 하고, 기도를 하기 위해 108배, 1080배, 3000배를 하기 위한 끈기가 있어야 했습니다. 대부분 육신을 혹사 시켜야 한다는, 아니면 정신을 혹사시켜야 한다는 '수행'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을 가지고 불교를 너무 멀게만 느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 이러한 모든 분별심에서 자유로와 집시다. 모든 것을 텅 비우고 새롭게 '수행'을 쌓아 봅시다. 수행은 어렵다는 고정관념부터 놓아 버리시기 바랍니다. 특정한 사람들만이 하는 것이 수행이라는 편견도 비워 버리세요. 이제 법우님은 수행을 시작합니다. 수행은 언제나 '마음'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오직 바로 지금 내 안에 일어나는 마음을 가만히 바라보십시오. 항상..

두 가지 마음, 어떤 마음을 쓸 것인가

우리네 중생들의 마음은 두 가지 종류로 나누어 볼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 첫째는 『상황 따라 변하는 마음』입니다. 이 마음이야말로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며 항상 짊어지고 다니는 겉으로 드러난 마음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환경, 조건, 경계에 따라 변하는 마음입니다. 그러면 왜 이 마음을 상황 따라 변하는 마음이라고 했겠습니까? 우리들 마음이 상황 따라 하루에 열 두 번도 넘게 변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직장에서 남편이 승진을 하였다면 얼마나 기쁘겠습니까. 빨리 가족들, 친척들에게 알리고 친구들과 축하 술도 한 잔 하고... 이것이 바로 극락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남편이 기쁜 마음에 술을 한 잔 하고 집으로 오다가 교통사고가 나서 죽을 고비를 맞았다면 어떻겠습니까. 승진이고 ..

수능 백일기도, 인터넷으로 동참하기!

매미 소리며 풀벌레 소리, 새소리가 귓전을 시원하게 씻어주고 있습니다. 활짝 열려 진 창 밖으로 밤송이가 한창 익어가고 있네요. 밤송이는 아침 햇살을 받아 가시 끝이 반짝 반짝 윤이 나듯 빛나고 있습니다. 창 쪽으로 고개를 90도 돌리기만 하면 이 초록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방 안에 앉아 다른 일을 하다가도 문득 주의를 귀로 가져가 보면 그야말로 온갖 생명들의 오케스트라 합주가 요란하다 싶을 정도로 지저귐을 느낍니다. 이번 여름은 여느 때보다 분명히도 덜 덥습니다. 저의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창문을 활짝 열고 지내는데요, 그래서 자주 풀벌레며 나방들이며 모기들이 모기장 쳐진 창에 부딛쳐 들어오고 싶다고 애원을 해 대고는 있지만 그리고 때때로 아주 작은 것들은 성공을 하여 방 안을 자유로이 날아다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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