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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상주 대원정사 일요법회(13:30), 부산 목탁소리 토요법회(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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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여행자가 되라

'순간의 여행자', 이것이 바로 우리의 정체가 아닐까? 여행자는 난생 처음보는 여행지를 낯설고도 생경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걷는다. 새로운 것을 보기에 그 첫 번째 바라봄은 늘 진하고 짠하고 온전하며 생생하다. 여행자는 언제나 눈앞에 보이는 것을 생생하게 온전히 바라본다. 그것이 여행자가 여행자인 이유다. 우리 존재야말로 이 생으로 여행을 온 여행자가 아닐까? '지금 여기'라는 똑같은 것 같지만 사실은 전혀 새로운 현재를 생생하고 짠하게 온전히 바라보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 아닐까. 지금 여기라는 '순간의 여행자'로써 매 순간 펼쳐지는 삶을 온전히 체험해 보라. 보러 온 자가 '볼 것'을 안 보고 간다면 여행의 의미를 상실하는 것이 된다. 만약 당신이 지리산 해돋이를 보러 가서 막상 해가 떠오를 때 그 장..

당신은 안전하다, 꿈이기에

당신은 안전합니다. 지금 이 모습 그대로, 이 조건 그대로, 심지어 당신이 최악의 죄를 지었다 할지라도 여전히 당신은 완전한 삶의 안전을 보장받고 있습니다. 더 이상 앞으로 벌어질 끔찍한 일들에 대해 고민하고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심지어 머지 않아 죽게 된다 할지라도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여전히 안전합니다. 왜 그럴까요? 이 모든 것이 꿈 속에서 일어나는 환영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자기 자신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던 그 모든 인격, 지위, 직업, 개성, 경제력과 경력, 심지어 몸과 생각 등 그 모든 것들이 사실은 진짜가 아니라 잠시 부여받은 꿈 속의 배역일 뿐입니다. 꿈 속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라도 꿈꾸는 자는 사실 언제나 안전합니다. 꿈 속에 빠져 있을 때는 불안전..

'집착'과 '거부' 목록 찾기 - 아카데미 과제

신심명에서 승찬대사는 '지도무난 유혐간택(至道無難 唯嫌揀擇) 단막증애 통연명백(但莫憎愛 洞然明白)' 이라고 하여,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으니 다만 분별 간택하지만 않으면 된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만 하지 않으면 통연히 명백하리라' 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불교의 핵심 수행은 관찰, 관조에 있습니다. '관(觀)'은 '본다'는 뜻인데, 그냥 보는 것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 하면 '분별 없이 본다'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우리는 볼 때는 늘 생각, 판단, 분별 등이 자동으로 일어나, 좋다거나 싫다거나, 옳다거나 그르다거나 등의 차별심을 일으키고, 그 분별심은 곧 좋은 것은 간택하여 집착, 애착하고, 싫은 것은 거부하면서 버리려고 애를 쓰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있는 그대로 본다'는 관 수행을 실천하게 되면,..

몇 가지 공지사항 안내

목탁소리 밝은모임과 수행모임 등에 대해서 안내 해 드립니다. 1. 목탁소리 밝은모임 안내 먼저 3월 목탁소리 밝은모임을 공지 해 드립니다. 밝은모임은 목탁소리의 오프라인 공식모임으로, 목탁소리 지대방 법우님이라면 누구나 참석하셔서 법문도 듣고, 평소 궁금하던 질문도 하고, 다른 목탁방 도반들과 좋은 인연도 맺을 수 있는 아름다운 만남의 장입니다. 13년도에는 첫 모임을 3월 마지막주 토요일에 가질 예정입니다. 목탁소리 법우님들은 누구든 참석하실 수 있으며, 1부 법회 때에는 평소 궁금하던 사항들을 질문하실 수 있습니다. 혹은 목탁소리 지대방의 게시판 '신행/수행상담' 게시판에 미리 질문을 올려 놓아 주시면 법회 때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일시 : 13년 3월 30일(토) 13:00 장소 : 육군사관..

수행자의 네 가지 덕

참된 수행자에게 갖추어진 네 가지 덕이 있다. 첫째, 모든 존재의 본성이 공(空)함을 알면서도, 업과 업의 과보는 분명함을 의심하지 않는다. 둘째, 중생이 무아(無我)인 것을 알면서도 그들에게 자비로운 마음을 일으킨다. 셋째, 마음은 진리를 구하고 열반으로 향해 있지만 윤회의 이 세상에서 수행을 닦는다. 넷째, 중생들에게 필요한 것을 베풀지만 그 과보를 바라지는 않는다. 이것이 참된 수행자의 덕이다. [보적경] 참된 수행자는 존재의 본성이 공함을 분명히 알면서도 모든 것이 다 허무하다거나, 인과응보도 다 필요 없다거나, 좋은 업을 지을 필요도 없고 과보도 다 공하다거나 하면서 악취공에 빠져들지 않는다. 공을 공부한 수행자들이 때때로 '모든 게 다 허무하다'면서 불교를 공부하면 세상 사는 재미가 없어진다거..

야생의 숲길을 걷는 즐거움 - 안나푸르나 순례(10)

길을 찾고 얼마 안 가 구루종(Ghurjung, 2050m) 마을에 도착. 잠시 롯지에서 평소에 잘 안 먹던 콜라를 한 병 시켜 의자에 앉아 에둘러 돌아온 길을 바라본다. 이렇게 휘휘 돌아 올 일은 아니었는데, 또 그저 산 중턱으로 난 소로길을 따라 오기만 했어도 비교적 평탄한 길로 무난히 올 수 있었는데, 저 깊은 계곡 아랫마을까지 내려갔다가 올라온 것을 생각하니 꼭 우리 인생을 보는 듯 하다. 잠시 쉬었다가 다시 길을 걷는다. 다시 저 아래 계곡 킴롱코라(Kimrong Khola)까지 내려갔다가 다리를 건너 다시 저 건너편 산 위까지 올라가야 한다. 이제 좀 익숙할 법도 한데, 나도 모르게 헉 소리가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30여 분을 내려가고 다시 느릿느릿 1시간 이상을 걸어 오른다. 건너편 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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