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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상주 대원정사 일요법회(13:30), 부산 목탁소리 토요법회(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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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있기 위해 애쓰지 말라

[북한산 삼천사] 일상에 파묻혀 있을 때, 삶의 진지한 관찰을 놓치고 있을 때, 깨어있음의 빛이 희미해 질 때, 나는 좀 더 깨어있기 위해 애쓰곤 한다. 그러나 가만히 관찰해 보면 깨어있기 위해 애쓰는 바로 그 애씀이 나를 더욱 희미해지게 만드는 주범이 아닐까 싶을 때가 있다. 애쓸 때 노력할 때, 아무리 그것이 깨어있음을 위한 것이고, 부처를 이루기 위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은 나의 깨어있음을 더욱 방해하곤 한다. 깨어있어야 한다는 생각도, 깨어있는 수행자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도, 사실은 전혀 수행자답지 못한 생각이 아닐까. 깨어있음은 노력이나 애씀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깨어있기 위해 노력하고 애쓰게 되면 마음은 그 노력으로 인해 더욱 힘겨워짐을 느낀다. 노력하고 애쓴다는 것은 내 스스로 난 ..

부처님가르침과 생태운동

[가평 현등사와 봉화 청량사의 텃밭] 요즘 환경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크게 대두되고 있는 실정인데요, 그럴수록 더욱 부처님 가르침이 이 오염된 세상에 큰 가르침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구 환경을 살릴 수 있는 정신적 대안은 오직 부처님 가르침에 입각한 연기적 삶이요, 자비적인 삶이라는 것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생태 불교를 공부하게 하는 이유입니다. 불교환경연대에서 백남석 법사님을 초청하여 '부처님 가르침과 생태운동'이라는 강의를 들었다고 하는데요, 다음은 그 강의 내용입니다. '부처님 가르침과 생태운동' 사람들은 저마다 남들보다 많은 재물을 소유하고, 소비하려는 욕망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욕망을 이루게 되면 행복해 하지만, 욕망을 이루지 못하거나 가진 것을 잃게 되면 괴로워한다. 우리가 소유하고..

모르고 사는 즐거움

[서산 안면도 황도] 새벽 도량이 쨍쨍하다. 유난히 새벽녘에는 새소리가 크게 들린다. 대충 흘려들어도 예닐곱 종류 이상의 새들이 매일 아침 예불에 동참한다. 조용히 새소리를 듣다 보면 이놈은 어떤 새일까, 또 저 목소리를 가진 새는 어떻게 생겼을까, 많이 궁금해지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새들의 삶이 궁금해진다. 마찬가지로 도량 주위로 포행을 하다보면 사소하게 피어난 온갖 들풀이며 야생꽃들 또한 내 마음을 한참 동안 빼앗아 가곤 한다. 산에 사는, 농촌에 사는 사람들, 그리고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나무와 풀, 꽃 그리고 새들이며 곤충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던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세상 모든 것이 그러하듯 이름을 알고, 그 인연을 알고 마주했을 때와 그러지 않았을 때는 차이가 나게 마련이니까. 그렇..

삶의 평형을 맞추라

[봄 속에서 가을을 본다. 봄 꽃과 연초록의 새순 안에서 가을 단풍을 본다. 봄 단풍잎과 가을 단풍잎, 그 신비로운 변화] 삶이란 끊없는 평형작용이다. 내 몸을 깃점으로 들이고 내는 것은 항상 평형을 이룬다. 들어오고 나가는 것은 항상 균형감을 잃지 않는다. 많이 들어오면 반드시 나가게 되어 있고, 많이 내보내면 반드시 다시금 들어오게 되어 있다. 먹는 음식도 많이 들어오면 곧 나가는 신호가 오고 또 많이 나가면 다시 몸의 조화와 평형에 필요한 무언가를 찾게 마련이다. 업도 상대에게 악업을 지으면 상대에게 악의 과보를 받게 되고, 상대에게 선업을 지으면 상대에게 선의 결과를 받게 되지 않는가. 마찬가지로 많이 베풀면 분명 많은 것이 들어오지만, 인색한 구두쇠가 된다면 그 어떤 것도 다시 들어오지 않는다...

올 때는 오고 갈 때는 간다

모든 것은 오고 간다. 올 때가 되면 오고, 갈 때가 되면 간다. 그것이 진리의 모습이다. 그러니 진리를 깨닫기 위해 수행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올 때는 오도록 갈 때는 가도록 그대로 놔두고 다만 지켜보기만 하는 것이다. 모든 온 것은 그리 오래 머물지 않는다. 잠시 왔다가 잠시 머물러 가야할 때 갈 것이다. 생각도 잠시 왔다가 가고, 인생도 잠시 왔다가 가고, 돈도 잠시 왔다가 가고, 명예도, 권력도, 지위도, 사랑도, 행복도, 성공도, 실패도, 나라는 존재 또한 그렇게 잠시 왔다가 갈 것이다. 모든 것은 올 때가 되면 왔다가 갈 때가 되면 간다. 오고 감을 거부하지 말고 받아들이라. 그저 내 존재 위를 스쳐 오고 가도록 그저 내버려 두라. 행복이 온다고 잡으려 애쓰지도 말고 행복이 간다고 붙잡으려 애..

권정생, 떠나고 그러나 남은 것들

'강아지똥', '몽실언니' 등을 지은 동화작가로 잘 알려진 권정생 선생이 얼마 전 이 세상을 떠나셨다는 소식을 몇몇 언론지 기사로 접하였다. 때때로 그 사람과 친분이 없더라도, 한 번도 뵌 적도 없더라도, 그 사람이 이 땅 어디엔가에 살아 계신다는 그 존재감만으로도 충분히 감사를 느끼게 되는 사람이 있다. 그러다보니 이렇게 그런 또 한 사람이 떠나가는 소식을 접하면 이론적으로는 별 일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가슴은 그 뿌리에서부터 여린 떨림과 상실을 느끼곤 한다. 내 나이 얼마 되지 않는 이 생의 기간은 어쩌면 그런 '보냄'의 연장이었을 수도 있다. 그런 사람은 나이가 많던 적던, 종교가 불교던 기독교던, 우리나라 사람이건 다른나라 사람이건, 피부색이 희던 검던, 그런 것을 뛰어넘어 내 안에 그저 큰 존재..

짐을 벗는 즐거움

[사진 : 범어사] * 범어사를 참배하고 일주문을 내려오는데 하마비 옆에서 엿을 파는 엿장수 처사님이 지나가는 신도님들과 관광객들을 붙잡아 놓고서는 새들이 손바닥에 올라와 모이를 먹는 모습을 흥겹게 보여주고 계셨다. 모두들 신기해 하고 즐거워하는 모습. 처사님이 오랫동안 모이를 주다보니 이제는 새들도 해치지 않을 것이란 걸 알아챈 것이다. 인간과 자연이 해침 없이 공존하는 순간의 고마움!! 마음이 탐욕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중생들이 무거운 짐을 지게 된다. 탐욕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한 무거운 짐을 벗을 수는 없다. 짐을 지는 것은 세상 사람들의 병이요, 짐을 벗어버리는 것은 최상의 즐거움이니 무거운 짐을 버릴지언정 새 짐을 만들지 말라. [증일아함경] 우리가 짊어지고 있는 가장 무거운 짐이 탐욕의..

즐거움은 결국 고통이다

[사진 : 범어사] 고통의 원인은 탐욕이다. 세상의 즐거움이란 결국 고통 아닌 것이 없다. 탐욕은 어리석은 사람이나 하는 것, 모든 고통과 근심은 바로 탐욕에서 생기는 것이다. [화엄경] 온갖 괴로움의 원인은 바로 탐욕이다. 중생은 생각이 어리석어 탐욕을 즐거워한다.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은 탐욕이 바로 괴로움인 줄 알기 때문에 수시로 끊어버린다. 탐욕을 욕망으로 채우려고 한다면 그것은 마치 소금물을 마셔 더욱 갈증이 심해지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탐욕을 없앤다면 괴로움은 저절로 없어질 것이다. [성실론] 탐욕은 괴로움이다. 탐욕을 채우는 데에서 오는 즐거움 또한 결국 고통이 되고 만다. 탐욕을 채우려고 하면 할수록 더욱 더 탐욕은 커진다. 만족은 잠시일 뿐 이윽고 또 다른 탐욕이 생겨난다. 우리의 삶을 ..

어떤 욕심이 일어나고 사라지는가

[사진 : 범어사] 욕심은 더럽기가 똥덩이 같고, 밑 빠진 그릇 같으며, 무섭기가 독사와 같고 원수와 같아 위험하며 햇볕에 녹는 눈처럼 허망하기 그지없다. 욕심은 예리한 칼날 위에 묻어있는 꿀과 같고, 화려한 화장실에 칠해진 단청과 같으며, 화려한 병에 담긴 추한 물건 같으며, 물거품처럼 허망하여 견고하지 못하다. [증일아함경] 욕심같이 더럽고 추하며 허망하고 위험한 것은 없다. 그러나 욕심같이 겉포장이 잘 되어있는 것도 없다. 욕심은 예리한 칼날 위에 묻어있는 꿀과 같아 잠시 달콤할지 모르지만 혀를 베는 결과를 얻고, 화장실에 칠해진 단청과 같아 겉만 화려하나 속은 더럽고 추하여 냄새가 난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욕심의 구린 냄새를 알지 못하고 화려하게 포장된 겉모습에만 빠져든다. 그것이 곧 내 혀를..

사랑이 아니라 사랑의 인연일 뿐

욕망은 화살과 같이 빠르고 정확하다. 두 남녀 사이에서 불붙는 욕망은 번뇌의 뿌리이다. 이성(異性)보다 강한 욕망은 없다. 이 세상에서 이성과 같은 것이 하나만 있다는 사실은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성은 번뇌의 뿌리가 아니라 깨달음의 뿌리이다. 마치 메마른 땅이나 사막에서는 연꽃이 피어나지 못하는 것처럼, 번뇌 때문에 깨달음의 싹은 튼다. [이취경] 남녀 사이에서 불붙는 욕망의 크기만큼 거대하고 꼼짝달싹 못하게 하는 것이 또 있을까. 이성보다 더 강한 욕망은 없다. 그러나 되짚어 보면 이성에 대한 욕망의 크기가 큰 만큼 그로인한 깨달음도 크다. 지혜로운 수행자에게 이성은 깨달음의 뿌리이지만, 어리석은 중생에게 이성은 번뇌의 뿌리이다. 이성으로 인해 가슴 아파하고, 번뇌해도 좋다. 그로인해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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