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카테고리의 글 목록 (70 Page)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상주 대원정사 일요법회(13:30), 부산 목탁소리 토요법회(13:30)

상주 대원정사 일요법회(13:30) 부산 목탁소리 토요법회(13:30) 자세히보기

분류 전체보기 1283

생각을 강요하게 되면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생각을 안고 살아갑니다. 생각이 없을 수야 없는 노릇이지만 그 생각에 고집을 하게 되면 문제가 생겨나게 마련입니다. '내 생각이 옳다'라는 고집, 편견들로 인해 우리는 '내 옳은 생각'을 남들에게 주입시키려고 얼마나 노력을 하고 살아요. 그런데 생각하는 것 처럼 그렇게 쉽게 남들도 내 생각에 동의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참 이상하겠지요. '내 생각'이 분명 맞는데 왜 이 옳은 생각을 따르지 않을까 싶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남들도 '자기들만의 옳은 생각'을 가지고 살기 때문입니다. 물론 서로의 생각이 일치를 볼 때는 두 말 할 필요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참 많거든요. 그럴 때는 '너 참 도무지 이해를 못하겠다' 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지요. 내 옳은 생각에 동조를 안 해주니 상..

이기적 욕심, 이타적 욕심

욕심을 일으키지 말라고 하면서, 방하착 하라고 하면서 왜 서원을 세우라고 하는가 하고 질문하는 분이 계십니다. 다 놓으라면서 서원을 잡느냐고 말입니다. 집착을 놓으라면서 왜 또다시 원에 집착하느냐고 말입니다. 욕심과 서원은 과연 어떤 차이가 있느냐고 말입니다. 우리들 중생들은 욕심과 집착 때문에 신구의로 온갖 업을 짓게 되며 그 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끊임없는 윤회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보살은 서원을 세움으로써 스스로 선택하여 중생계에 뛰어 든다고 합니다. 중생은 업생(業生)이라 하며, 보살은 원생(願生)이라 합니다. 중생은 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태어나지만, 보살은 스스로 원을 세워 불계(佛界)를 잠시 등지고 이땅 사바예토에 선택하여 오셨습니다. 중생이 업을 짓는 이유는 욕심과 집착이 끊이지 않기..

잊지말라 그대가 여행자란 사실을

삶이란 길고 긴 여행. 생이란 오랜 여행 중 잠시 들르는 간이역일 뿐. 여행의 목적은 무엇인가. 그것은 낯선 여행지마다 잠깐씩 들러 보고 배우고 새로운 것을 체험하고자하는 끊임없는 변화의 경험이다. 즉 안주하지 않으며 어디에도 머물지 않는 것이야말로 여행의 본질이다. 영겁의 여행 속에서 지구라는 행성으로 짧은 여행을 떠나 온 우리들이 여행자 본연의 목적을 잃지 않기를. 여행은 곧 구도의 행각이다. 이 구도 여행의 참된 의미를 잃고 이 곳에서의 삶에 머물러 집착하고, 속박당하며, 무엇이든 부여잡으려고하는 나의 길동무 도반들에게, 또한 마찬가지로 망각을 일삼는 나 자신에게 죽비로 경책해 본다. 여행자여, 잊지 말라. 그대가 왜 이 곳에 와 있는지를. 그대가 행성의 여행자란 사실을. 구도자여, 잊지 말라. 여..

스님, 남친과 헤어질 것 같아요

[질문] 너무 답답해 절에도 가고 마음을 비우려 아무리 노력해 보아도 답답하고 숨 막히듯 콱콱 막히는 가슴이 쉽게 비워지지가 않네요... 낮에는 일 땜에 정신 없어 잠시 생각을 안하게 되니 마음이 좀 괜찮다가도.. 밤만되면 오만가지 생각에 잠 못이루고 요새 너무 힘이듭니다.. 처음부터 사랑은하지 말 걸 그랬나봅니다.. 남친과는 오랜 친구 사이였는데 재작년 서로 좋아 하는 마음을 확인하고 약간의 고민과 걱정이 앞서기도 했지만 연인으로 발전하게 되었어요.. 서로에 대해 잘 알고 마음도 잘 맞고 2년 가까이 다툼 없이 너무 잘 지내 왔습니다..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고 아껴주며 정말 싸움 한번없이 너무 잘 지냈어요.. 그러던중 남자친구가 갑자기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서 개인 사업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

5000고지 히말라야의 호수, 고쿄리

부풀려진 미래라는 환상에 속지말라 벌써 에베레스트 순례가 11일차로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 한편으로는 너무 아쉽고도 아쉬워 며칠 더 묵을까 싶기도 하고, 그러나 또 한 편에서 올라오는 마음을 관찰해 보니 아이러니하게도 ‘내일이면 드디어 내려가는 구나’ ‘3~4일 쯤 후면 카투만두에 도착하겠지’ ‘빨리 이 트레킹을 끝내고 미얀마로 가야지’ ‘빨리 이 모든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나의 일상으로 돌아가야지’ 하는 생각들이 스멀스멀 구름처럼 폴폴거리며 일어나는 것이 보인다. 도대체 어떤 마음이 진짜 내 본심인가. 이 역설적인 두 가지 마음을 관찰해 본다. 그러고 보면 꼭 이번만이 아니라 늘 내 마음 속에는 다음 순간의 그 어떤 일을 꿈꾸는 누군가가 존재해 왔다. ‘지금 여기’에 온전히 존재하지 못하고 늘 미..

법상스님의 미투

그 어떤 잘못을 하고, 죄를 지었더라도 근원에서 당신은 아무런 잘못도 없다. 죄의식이야말로 인간이 창조해 낸 최악의 창조물이다. 그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말라. 죄의식을 놓아버리라. 당신의 죄는 근원에서 이미 용서받았다. 죄란 본래 없으니. # 수억 겁을 이어가는 윤회의 세월 속에서 당신은 그 언젠가 내가 슬피 울며 떠나보내야 했던 내 아버지이며, 아들이며, 아내이자 딸이다. 만나는 모든 이가 나의 눈물겨운 가족이다. 사랑합니다. 나의 가족. # 이 글은 법상님의 2011년 08월 25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카테고리 없음 2011.08.25

촐라패스, 빙하와 크레바스를 넘다

촐라패스 정상을 향해 걷다 처음 보는 히말라야 식 텐트에서의 하룻밤, 이만하면 유수하다. 침낭이 크고 든든해 그런지 그다지 춥지도 않았고, 오히려 열댓 명이 함께 자는 도미토리보다는 훨씬 은연하고 고요하다. 옆 텐트의 일본인 어르신 두 분은 조금 비좁기는 했어도 훨씬 따뜻했을 터다. 새벽에 일어나 잠시 앉아 있자니 침낭 안과는 다르게 텐트 안의 공기는 무척 차고 음한하다. 텐트가 따뜻했던 것이 아니라 침낭의 보온효과가 뛰어났던 것임이 증명된다. 텐트 밖을 나선다. 롯지 사방의 어슴프레한 조무(朝霧)가 새벽빛을 받아 신령스럽게 깔린다. 첫 햇살의 이 따스하고 눈부신 사광(斜光)을 나는 몹시도 사랑한다. 그 빛이 내 온몸으로 파도쳐 들어올 때 그 빛 방향으로 마주서서 지긋이 눈을 감곤 한다. 가만 가만 그 ..

에베레스트 촐라패스, 불편하게 사는 즐거움

개발과 발전으로 히말라야가 사라진다 종라 길을 택해 언덕길을 오르니 3일 전에 지나왔던 탕라와 딩보체 언덕, 페리체 마을이 한 눈에 환히 들어온다. 드디어 촐라패스 길로 접어든 실감이 난다. 언뜻 보기에도 저쪽 페리체 길보다 이쪽 길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다. 워낙 험한 설경(雪徑)이라 촐라패스를 넘는 사람은 아직도 많지 않다. 어쩌다 눈이라도 내리거나 매서운 날씨를 만나게 된다면 촐라패스를 포기하고 다시 오던 길을 내려가서 휘휘 돌아 다시 고쿄로 올라야 한다. 올라오면서 만난 팀들 중에도 칼라파타르로 갔다가 다시 내려가서 고쿄 쪽으로 다시 오르는 코스를 택하는 팀들이 여전히 더 많다. 그만큼 촐라패스는 악명이 높다. 그러나 요즘은 예전 같지가 않아 날씨만 조금 받쳐준다면 그리 큰 어려움 없이 오를 수 ..

쿰부 히말라야에서 깨닫는다 - 내가 작아지는 즐거움

우주의 역설, 버릴 때 더 큰 것을 얻는다 새벽, 로부체(Lobuche, 4930m)는 오랜 명상에서 깨어나듯 성성하고 적적하다. 어쩌면 인간을 제외한 모든 존재가 언제나 명상 속에서 적묵한 자신의 삶을 자기답게 살고 있는지 모른다. 산하대지도 그렇거니와 들짐승과 새와 작은 벌레조차 자신의 질서 안에서 자연스럽게 제 갈 길을 오롯이 걷고 있다. 오직 사람들만이 온갖 욕심과 집착과 소유의 굴레에 갇혀 자기답고 자연스러운 순연한 삶의 길을 잃고 있다. 그 애애하고 온전하며 자유로운 삶의 길을 다시 되돌리고자 하는 의지가 명상, 수행이라는 전통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이 명상 수행의 길은 우리가 생각하는 다른 모든 것들에 대한 성취의 길과는 전혀 다른 길이다. 완전히 세상과는 거꾸로 가는 길이다. 다른 모든 성..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