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방한담 산사하루' 카테고리의 글 목록 (10 Page)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상주 대원정사 일요법회(13:30), 부산 목탁소리 토요법회(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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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방한담 산사하루 166

한정록의 지혜, 끝까지 다하지 말라

일은 완벽하게 끝을 보려 하지 말고, 세력은 끝까지 의지하지 말고, 말은 끝까지 다하지 말고, 복은 끝까지 다 누리지 말라... 사람은 반드시 만족을 채우지 않는 여유가 있도록 해야 좋은 것이다. 만약 일에 만족해 버리면 곧 다른 일이 생긴다. 허균의 [한정록]에 나오는 글입니다. 요즘 한정록을 읽고 있는데요, 읽으면 읽을수록 옛 선조들의 지혜로움과 청빈, 검소, 은둔의 향기들이 내 안의 뜰을 맑게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정말 중요한 말 같습니다. 욕심을 다 채우기 보다는 조금 비워두는 여유... 뱃속도 다 채우기 보다는 조금 덜 먹고 비워 두는 것이 좋은 것 처럼, 잠도 많이 자기 보다는 조금 모자란 듯 자는 것이 좋은 것처럼, 모든 일이 그런 것 같습니다. 한창 잘 나갈 때 그것을 끝까지 몰고 갈 것..

짧은 글 긴 여운

삶에서 과도하게 중요한 것이 없도록 하라. 무엇이든 너무 중요해지면 집착과 욕망을 가져온다. 과도한 욕망은 오히려 그것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힘으로 작용한다. 중요도를 낮추되 순수한 최선을 다하라. 집착없이 행하고, 욕망없이 원하라. 반드시, 결단코 그렇게 되어야만 하는 것은 어디에도 없다. 모든 것은 그렇게 될 수도 있고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욕망하지 말고 단지 원하라. 욕망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내포하지만 순수한 바람은 단순한 의도일 뿐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사람도, 상황도 그것 자체는 완전한 무분별이다. 완전 중립이다. 다만 그 사람에 대한, 그 상황에 대한 해석이 모든 문제를 가져올 뿐이다. 모든 차별과 선택을 버리라. 그 어느 쪽도 선택하지 말고, 다만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만 하라. 입..

진로문제, 현실과 이상사이 갈등

[질문] 안녕하세요^^ 삶의 갈림길에 서 있는 학생입니다. 삶에 있어서 어떤 가치를 중시해야 하는지 스님께 조언을 구하고자 메일을 드립니다. 솔직히 말씀드려 저는 불교신자는 아닙니다. 다만 우연한 기회에 목탁소리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게 되었고 그곳에서 스님의 설법, 여러가지 글을 보면서 삶을 성찰해 보게 되었습니다. 고민이 매듭을 지을 줄 모르는 지금 저는 매우 혼란스럽습니다. 조언을 구합니다. 저의 고민은 이것입니다. "현실인가 이상인가" 막연하기만 한 질문이라고 하실 것 같습니다. 저는 법학을 전공하고 현재 대학원에서 법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학부시절 사법시험을 준비했습니다. 2차시험을 두 번 치렀는데 근소한 차이로 불합격하고 이제는 제 목소리를 내며 살겠다고 다짐했었습니다. 저에게 사법시험이란, 고..

스님, 사주팔자 보러가도 될까요?

[질문] 글로나마뵙게되어서 감사드림니다. 망설이다 용기내어 여쭙고자합니다. 저는스님법문을 접하기전까지는 사람마다 사주팔자가있고 나의사주는어떨까 많이 궁금해하며 소문난 점집, 철학관,을몇군데 다녔는데, 지금도 무슨일을 결정할때면 자꾸어디가서 물어봐야될것같은 생각이일어나는데, 어떻게 해야 될런지요? 스님 사주란무엇인지요?제가이러는게허상을쫓고있는거지요?스님의 좋은 가르침부탁드림니다. 늘건강하고 편안하십시요~^^ 그리고 스님서적많이감명깊었습니다^^ 서적 다구입해서읽었습니다. 그런데 이런것도 스님에대한 집착일수있겠지요 ㅎㅎ [답변] 사주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철학관이나 점집을 찾아다녀야 하는 것은 물론 더더욱 아닙니다. 물론 그렇다고 절대적으로 점집가면 안 되고, 나쁜 것이니, 점집을 가는 사람은 다 잘..

짜증나고 한심한 남편, 어쩌죠?

[질문] 삼보에 귀의합니다. 목탁소리를 통해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불광지의 즉문즉답도 빼놓지않고 읽고있습니다. 제가 한 동안 갈등 하는것을 해결, 바른 방법을 ?지 못하고 있다가 스님께 여쭤보아야 생각이 퍼득 들어서 이렇게 메일을 올립니다. 저희 부부에게는 아들 둘이있습니다. 고맙게도 아들 들이 잘 자라 주었습니다. 큰 아들은 명문대를 졸업해서 좋은 직장에서 일하고있고 능력이있어서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지위에 아주 많은 연봉을 받고있습니다. 게다가 성실하고 효자이기도 합니다. 작은 아들은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이 아들도 공부를 잘하고 성실하구요. 그런데 제 제 갈등은 여기서 부터입니다. 남편은 아이들에게 좋은 일들이 생기면 틈만 나면 친구나 주위 사람들에게 자랑을 합니다. 주위의 사람들 자..

깊은 침묵으로 연주되는 일상의 기적

늦은 밤 잠못 이루며 이렇게 한 발 떨어져 이 모든 것을 바라본다. 별들, 우주, 하늘 아래 산과 바다와 언덕으로 둘러쌓인 작고 허름한 도량 하나. 그리고 그 도량 한 켠 작은 방 안에서 빛이 새어 나온다. 밤은 어두운데. 아무렇게나 놓여져 있는 찻잔 하나도, 낮에 마시다 미처 치우지 못한 미숫가루 한 잔도, 책장 속에 불규칙하게 꽃혀 있는 먼지 묻은 책들도 눈길 가는 곳 어딘들 놓여 있는 그 모든 것들이 평범하다가도 '문득' 바라보면 바.라.보.면. 멈춘다. 멈추며 문득 무겁게 침묵하며 소리 없는 소리로, 의식 없는 의식과 눈동자 없는 눈으로 따뜻하게 나를 바라본다. 이 우주에 내가 여기 이렇게 이렇게 '있다' 세상은 흐른다. 삶도 흐르고, 그 우주적인 흐름 속에 그 비범한 흐름 속에 수많은 평범한 것..

허락받은 소유물

처음 은사스님께 계를 받을 때 그 때 받은 것들이 있습니다. 정당하게 소유해도 좋다는 두 가지 말입니다. 하나는 발우... 그리고 또 하나는 가사와 장 삼... 처음 출가할 때는 달랑 이것이 전부였습니다. 무소유... 수행자는 발우와 가사장삼 이렇게만 있으면 온천하 우주법계를 거저 다 가질 수 있다는 말씀이 계셨습니다. 그 때는 정말 무엇하나 두려울 것이 없었습니다. 행자 생활이 끝나고 받아든 발우와 가사장삼... 그것은 단 순한 것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당당할 수가 없었습니다. 수억을 준다한들 이것들과 맞바꿀 수 있었을 까요... 늘 이 것들은 제 방 한 켠을 채우고 있습니다. 게을러지고, 나약해질 때, 그리고 탐심 이 올라올 때도 고개를 들고 이 놈들을 바라봅니다. 그러면서 떠올립니다. 수/ 행/..

스님,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합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누구나 그렇듯 들뜨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작년 크리스마스가 생각납니다. 크리스마스 이브날에 교회에서 예배와 축제가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알찬 공연이었지요. 꽃집에 가서 화려하지 않은 단아한 난을 골라 목사님께 안겨 드렸더니 환한 웃음으로 이심전심 미소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는 교회에서 예배도 하고 재미있는 공연도 보았습니다. 목사님께서도 형제님들께서도 제가 온 것을 많이 반기는 눈치였습니다. 그 날 저도 형제가 된 것이었지요. 감동적이었습니다. 한동안 어린이 촌극을 지켜보다가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꿈꾸며 하늘을 보고 싶어 밖으로 나왔습니다. 아니...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하늘에서 하이얀 눈님이 오시는 겁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 얼마나 설레이던지요... 세상이 온통 하..

술에 대한 옛 선현의 말씀

요즘은 앙상한 겨울 나무 아래에 서서 파아란 바탕 위로 펼쳐진 비움의 가지를 바라보는 일이 마음에 짠한 여운을 남기곤 합니다. 물론 봄 여름 가을의 나무도 저마다의 아름다움이 있지만, 겨울 나뭇가지를 바라볼 때의 그 쨍한 개운함과 평온의 느낌은 그것을 오래 오래 깊이 지켜보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할 일들도 많고, 가야할 길도 바쁘겠지만, 사실 삶의 길이 그리 버거운 것만은 아닙니다. 여유를 가지고, 잠시 고개를 들어 이 겨울이 주는, 앙상한 겨울 나뭇가지가 선사하는 법문 한 자락 듣고 남은 길을 가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술을 많이 마시면 가난해진다. 그러면서도 재물을 가벼이 여기고 사치를 좋아하여 집안을 망쳐 온갖 화를 부르게 된다. 또한 남들과 노름을 즐기고 다른 여색을 엿보..

참수형에 앞서 읊은 시 한수

[사진 : 북한산 진관사] 옛 사람의 글을 읽다가 승조스님의 죽음 앞에 읊은 한 자락의 게송이 가슴에 짠한 울림을 가져다 줍니다. 수많은 경전을 역경하신 구마라집 문하에 승조(僧肇)라는 스님이 계셨습니다. 본래는 노장사상에 심취하였었는데 뒤에 유마경을 읽고 크게 깨달은 바가 있어 불교에 귀의하신 분입니다. 워낙 명성이 뛰어나 불교계 뿐 아니라 세간에서 또한 크게 숭상받았는데 그러다보니 많은 이들의 모함도 받게 되었고 왕이 부하로 만들려고 협박을 하기도 하셨지요. 특히 이 승조 스님을 탐낸 진나라 왕 의희는 스님을 퇴속시켜 자신의 부하로 만들려고 갖은 희유와 협박을 다 하였습니다. "스님께서 속인으로 돌아와 재상이 되면 천하의 백성을 위해 좋은 일을 더욱 많이 할 수 있을 것이니 부디 짐의 청을 저버리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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