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말라야 명상순례' 카테고리의 글 목록 (3 Page)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상주 대원정사 일요법회(13:30), 부산 목탁소리 토요법회(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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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말라야 명상순례 40

쿰부 히말라야에서 깨닫는다 - 내가 작아지는 즐거움

우주의 역설, 버릴 때 더 큰 것을 얻는다 새벽, 로부체(Lobuche, 4930m)는 오랜 명상에서 깨어나듯 성성하고 적적하다. 어쩌면 인간을 제외한 모든 존재가 언제나 명상 속에서 적묵한 자신의 삶을 자기답게 살고 있는지 모른다. 산하대지도 그렇거니와 들짐승과 새와 작은 벌레조차 자신의 질서 안에서 자연스럽게 제 갈 길을 오롯이 걷고 있다. 오직 사람들만이 온갖 욕심과 집착과 소유의 굴레에 갇혀 자기답고 자연스러운 순연한 삶의 길을 잃고 있다. 그 애애하고 온전하며 자유로운 삶의 길을 다시 되돌리고자 하는 의지가 명상, 수행이라는 전통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이 명상 수행의 길은 우리가 생각하는 다른 모든 것들에 대한 성취의 길과는 전혀 다른 길이다. 완전히 세상과는 거꾸로 가는 길이다. 다른 모든 성..

칼라파타르, 목적 없이 다만 걸을 뿐

최종 목적지에서 최악의 악천후를 만나다 사람들의 웅성거림을 듣고 오늘이 드디어 칼라파타르(Kala Patthar, 5550m)를 오르는 날임을 안다. 칼라파타르! 벌써 몇 년 전부터 그 이름을 되새기며 바로 오늘을 그리워해 왔다. 칼라파타르라는 어떤 특정지명이나 장소를 그리워했다기보다는 그 상징이 가지는 어떤 향기를 기다려왔던 것이리라. 칼라파타르는 내게 상징적인 곳이다. 물론 칼라파타르 이전에 히말라야와 안나푸르나, 에베레스트라는 이 곳 네팔의 설산은 그저 산이기에 앞서 나에게 있어 존재계의 밑뿌리, 깊은 심연의 고향과도 같은 숭고한 귀의처요, 설산 고행의 붓다나 밀라레빠의 모든 신비들이 꽃처럼 피어나는 곳, 그래서 깨어남의 자궁과도 같은 그런 것들을 상징한다. 그 상징 속의 대표적인 곳으로 내가 꼭 ..

내가 작아지는 여행, 모르고 떠나는 여행

순례를 다녀왔더니 사람들이 묻는다. 히말라야 그 높은 고지까지 갔다 오면서 왜 추억이 될 만한 작은 조약돌 하나 가져오지 않았느냐고, 아니면 갠지스강에서 물 한 방울 담아 오지 않았느냐고. 그러나 그곳은 무언가를 가져오거나, 얻어 오는 곳이 아니라 내려놓고 오는 곳이다. 그래서 성지를 여행하는 여행자는 언제나 비우고 비워 작아져 돌아오지, 무언가를 키우고 얻어서 돌아오는 것이 아니다. 바로 그 순간, 우리는 여행을 통해 자기 자신답게 사는 길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고, 막막한 삶을 어떻게 살아나가야 할지에 대해 내 안의 신께 직접 답변을 듣게 되기도 한다. 모든 해답은 내 안에있다. 끊임없이 에고의 확장을 위해 살아가는 일상에서는 그 답을 찾을 수 없다가 비로소 여행을 떠나 길 위를 걷는 과정 속에서 ‘..

5,170m 고지에서 하룻밤을 청하다

[로부체 가는 길] 고도가 오르면 물가도 오른다 조금 힘들긴 하겠지만 고락샵에 도미토리를 미리 잡아 놓았으니 서두를 것 없이 로부체에서 천천히 점심을 먹고 느긋하게 출발을 하기로 한다. 로부체 음식값은 고락샵과 함께 이 에베레스트 지역 일대에서 가장 높다. 150~250루피(70루피=1천원)면 먹던 음식 값이 300~400루피까지 상승을 했고, 양동이 2개를 주는 더운 물 샤워도 남체에서는 200루피 하던 것이 여기에서는 400루피로 뛰는 등 다른 모든 가격들도 두 배 이상씩 뛰었다. 특히 전기는 히말라야 고지대의 열악한 전기 사정상 어쩔 수 없어 카메라 베터리 충전도 남체에서는 100루피 하던 것이 무려 400루피로 네 배나 뛰었고, 각종 따뜻한 음료들도 한 잔에 20~30루피 하던 것들이 죄다 70~..

1등 아이폰4, 히말라야 포토제닉 이벤트

불광출판사에서 아래와 같이 '히말라야 내가 작아지는 즐거움' 이벤트를 실시합니다. '히말라야 포토제닉'이라고 하여, '히말라야 내가 작아지는 즐거움' 책을 들고 포즈를 취하여 사진을 찍은 뒤에 그 사진을 아래 주소의 출판사 이벤트 페이지에 올려 주시면 됩니다. 책을 들고 여럿이 함께 찍거나, 특정한 페이지를 들고 찍거나, 다양한 형식으로 형식에 제한 없이 '히말라야 내가 작아지는 즐거움'을 소재로 사진을 찍어 올려주시면 된다고 합니다. 서점에 가서 책을 들고 기념촬영을 해도 되고, 많은 사람이 함께 책을 들고 찍으면 더 가산점이 있다고도 하네요. 기간은 7월 21일 부터 8월 20일까지라고 하고, 상품으로 1등은 아이폰4를 드린다고 하네요. 2등은 '히말라야 내가 작아지는 즐거움'으로 10명에게 드리고,..

4,800m 히말라야 각국 등반대원들의 묘비를 지나며

고독과 침묵 속의 새벽길 드디어 오늘부터는 모든 고산에의 적응을 마쳤다고 보고 한없이 원 없이 오르는 날들이 남아있을 뿐이다. 안나푸르나도 다녀왔고, 물론 그 전에 인도 북부의 라다크, 판공초에서 5,000고지를 몇 번 넘어도 봤고, 또 이렇게 지금껏 일주일 동안 5,000고지 이상을 오르기 위한 느릿느릿 고산적응 산행을 계속 해 온 터다. 이제 본격적으로 고도를 올리며 내가 가야 할 바로 그 곳들을 두 발로 휘적휘적 걸어올라 줄 차례다. 첫 새벽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이른 청신(淸晨)의 길을 나선다. 어제 출발하던 바로 그 언덕길을 걸어올라 이제 새로운 길로 들어선다. 어제처럼 오늘도 타보체피크, 촐라체, 아라캄체, 니제카 피크, 로부체피크 등의 봉우리들이 내가 가야 할 방향 앞으로 병암(屛巖)처럼 그 ..

달라이라마의 남걀사원, 법회 풍경

어제 맥드로드 간지에 도착해, 숙소를 정하고, 목욕을 하고 났더니 얼마나 시원하고 나른해 지던지. 저녁을 간단히 먹고는 푹 쉬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이 되어, 가장 먼저, 달라이라마가 주석하고 계시는 다람살라의 남걀사원을 제일 먼저 돌아보기로 한다. 나른한 한낮, 스님들은 공부를 하시고, 혹은 졸고 계시는 것인지, 아니면 명상에 들어 계시는 것인지… 맥그로드 간지의 남걀사원은 달라이라마가 주석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티벳의 망명 임시정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이 남걀사원은 불교 사찰이기도 하면서, 한 나라의 심장부인 국가기관이 다 들어있는 정부청사이기도 하고, 티벳에서 목숨을 걸고 히말라야를 넘어 이 곳으로 모여 든 티벳의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교육기관이기도 하고, 또한 스님들의 교육기관..

4000m 에베레스트 중턱, 아찔한 티벳사원

산정에서 도착의 기쁨을 알리듯 타르초가 흩날린다. 세상은 이대로 완전하다. 어느 하나 정확히 제자리 아닌 것이 없고, 그 모습 아닌 것이 없다. 이대로 시간이 멈추어 버린 듯 모든 것이 적연하다. 시공의 의미가 사라지고 심온하고도 묵직한 침묵이 내려 앉는다. 침묵의 소리를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신묵의 그 무게감, 그 소리 없는 소리는 우리의 내면이 때때로 딱 멈추는 순간, 그런 흔치 않는 순간에 오는지 가는지도 모르게 찾아 왔다가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내면의 뜰을 텅 비우고는 사라진다. 바로 이런 순간에 그 소리가 고요한 대지 위로 잔잔한 선율처럼 들리는 듯도 하고, 내 생에에서의 그 모든 삶의 역사와 기억들조차 모조리 흡수해 아무것도 남기지 않게 만들고 가는 듯도 하다. 지금 이 순간의 고요함과..

5680m 내 생애 최고의 풍광, 히말라야 낭카르창피크

오늘 처음으로 5,000고지 이상의 봉우리를 오르게 된다. 거창하게 말하면 내 인생에서 가장 높은 고지를 올라 가 보는 것이다. 4,400고지 딩보체에서 5,086고지 낭카르창까지, 무려 600밑를 수직으로 올라 내 몸이 5,000미터 고지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가만히 살펴보는 것이다. 사실 600미터라고 하는 것이 한국에서 그 높이를 오른다면 두 시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훌쩍 오를 수 있는 높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500고지에서 1,100고지, 1,000고지에서 1,600고지 정도를 오르는 한국의 산과 4,400고지엣 5,000고지를 오르는 이곳의 고도는 그 차원을 달리한다. 무엇보다도 공기가 부족해 숨쉬기가 불편하다. 벌써 딩보체에서도 조금만 몸을 움직이고 나면 숨이 차 옴을 느낀다. 그..

60세 어르신의 히말라야 순례 혹은 구도

이틀 머문 남체에 벌써 정이 든 것인지, 발걸음을 떼려니 꽁대와 남체바자의 풍광이 시선을 잡아 끈다. 매 순간 순간의 현실에 나를 활짝 열어 둔다. 진정 열려있음이란 어떤 것인지를 비로소 진하게 느낀다. 이 대자연의 모든 것이 그 어떤 걸러짐도 없이 파도치듯 안으로 밀려들어오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그것들을 받아들여 충분히 느끼는 것 뿐이다. 남체에서 텡보체(Tengboche, 3860m)까지의 첫 번째 구간은 어제 에베레스트 뷰 호텔에서 보았던 바로 그 길로 두세 시간 동안 계속해서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는 웅대한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아! 이것은 자연이 만들어 내는 장엄한 예술작품이요 엄중한 오케스트라이고 설산의 대서사시다. 발걸음과 호흡과 눈에 비친 대자연이 괭하고도 영령한 조화를 이루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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