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관찰 감성일기' 카테고리의 글 목록 (3 Page)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상주 대원정사 일요법회(13:30), 부산 목탁소리 토요법회(13:30)

상주 대원정사 일요법회(13:30) 부산 목탁소리 토요법회(13:30) 자세히보기

자연관찰 감성일기 25

대자연의 이치에 맡기고 살라

[춘천 청평사 오르는 길에...] 비가 옵니다. 방안 널찍한 창 문을 활짝 열고 빗소리를 들으며 앉아 있습니다. 이렇게 비가 많이 오기가 참 힘든데 오늘은 아침부터 우울한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거친 파도처럼 밀려오다 밀려가다 그럽니 다. 나무들이며 들풀, 야생화들도 오늘은 한참 정신이 없어 보입니다. 저 녀석들 지금이 야 한참 정신 없다 보니 하늘에서 내리는 거친 비를 원 망할 지 모르겠지만 이런 역경이 자신을 더욱 강인하 게 만들어 준다는 걸 아마도 지금은 모를 겁니다. 비 가 그치고 햇살 쨍 하고 내려 쬘 때 그 때 조금씩 느낄 수 있겠지요. 이른 아침 저 숲 위로, 나 무 위로, 들풀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듣고 있자니 차 한 잔 생각도 나고 감성이 더 여리고 새록해 집니다. 저렇게 떨..

농사문제, 먹는문제를 생각한다

바람이 좋다. 나무 그늘 아래 앉아 숲을 지나 뺨까지 스치는 바람을 그대로 맞고 있으면 나는 행복을 느낀 다. 매일 매일 공양 때 마다 밥상위로 올라오는 아직은 어린 상추, 케일, 근대, 쑥갓들 하 며, 지난 주 보살님께서 담아주신 물김치들로 요즘은 밥 때가 기다려지기까지 한다. 내 손으로 직접 지은 채소, 비료, 농약, 제초제를 뿌리지 않은 온연한 채소들을 보 고 있으면 자식 키우는 재미가 이런게 아닐까 싶 다. 하기야 자식들이야 키우는 재미는 있다지만 하도 말썽을 피고 다 커서는 부모 속을 얼마나 썩이 나. 이 녀석들은 별 속도 안 썩이면서 하루에 세 번 거스르지 않고 효도를 하니 얼마나 고마운 지... 비료를 안 뿌리니까 이렇게 더디고 실하지 않다면서, 농약을 안 뿌리니까 이렇게 잎이 벌레를 먹었다..

잡초도 온전한 삶이 있다

이 곳 감악산에는 온갖 약 초들이 많아 멀리서도 약초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러면 뭐 하나요. 나처럼 까막눈인 사람한테는 그저 스쳐지나치는 들풀일 뿐이니 말입니다. 그러고 보면 산 속으로 들 어 갈 것도 없이 우리 절 주변, 집 주변, 들, 밭에 보면 이름모를 수많은 야초들이 모두들 제 자리에서 온전한 삶을 살고들 있습니다. 우리가 이름 붙여 이건 뭐 고, 이건 그냥 잡초고, 이건 좋은 풀, 저건 나쁜 풀, 이건 먹을 수 있고 저건 먹을 수 없고, 나누어 놓았 으니 말이지 사실 그네들 입장에서야 우 리들 하나 하나가 내 스스로는 소중한 것처럼 아주 소중 하고 온전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일 겁니다. 세상 어는 것이라도 아무 의미 없는 것은 없어요. 아무리 사소한 들풀이며 잡초일 지..

대자연의 성품을 잊고 산다

오후가 되더니 갑자기 하늘 이 맑게 어두워지고 이내 후두둑 후두둑 빗방울이 떨어 진다. 마침 다실 문을 활짝 열고 차를 한 잔 마시고 있던 중이었다. 이럴 때 갑자기 귀 속을 씻어주는 빗방울 소리는 이 얕은 산사에선 얼 마나 좋은 다반(茶伴)인지 모른다. 낮은 산 밑 작은 도량 이 6 월 청청한 산방에서 빈 속에 맑은 차 한 잔 그리고 갑 작스레 떨어지는 빗소리 좋은 도반... 생각이 되시는 가. 덕분에 어제 밤은 늦은 녘 까지 방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오랜만에 떨어지는 빗소리 를 보고 있자니 조촐한 도량의 풍경하며 이 산사 를 은은히 비추고 있는 외로운 가로등 하며 가슴 속 깊 이 파고드는 그 어떤 떨림이 있었기 때문이다. 빗방울이 좋고, 그 떨어지 는 빗방울에 묵은 때 벗어내는 이 자연이 좋 다. 우..

자연, 나의 좋은 친구

청명한 가을 하늘... 고개 들어 하늘을 올려다 본다. 오랜만에 보는 가슴 탁 트 이는 하늘... 추위 쯤이야 아랑곳하지 않을 수 있을 만큼 아름다 운 하늘이 머리위로 펼쳐진다. 이런 날은 그저 하늘만 바 라보고 있어도 이 마음 충분하고 충만하여 더 이 상 바랄 것이 없게 느껴진다. 날씨가 조금 춥긴 하지만 싸늘한 바람이 살결을 파고들긴 하지만 그런 추위가 더욱 이 높고 푸른 하늘이며 아련하게 두웅실 떠가는 뭉게 구름들을 한결 아름답게 해 주는 것 같다. 이런 날 이런 충만한 행복 감에 젖어들 때면, 떠오르는 생각 하나가 있다. 혼자이지만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 내 주위에 이렇게 분명하게 살아 숨쉬고 있는, 나 와 함께 호흡하고 내 마음을 들뜨게 만들고 충만하 게 만드는 이 아름다운 자연이 내 옆에 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