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병이 많은데 어쩌죠?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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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상스님 즉문즉설

몸에 병이 많은데 어쩌죠?

목탁 소리 2013. 2. 15.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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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부터 몸이 많이 좋지 않고, 몸에 병이 많습니다. 왜 저는 이런 아픈 몸을 받고 태어나게 된 것일까요? 병은 왜 오는 것입니까? 제가 죄를 많이 지은걸까요? 이렇게 아플 땐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할까요? 아플 때 하는 수행도 있는지요?

 

물론 병이라는 것 또한 아무 이유 없이 찾아오는 것이 아닙니다. 분명한 이유를 가지고 오지요. 그러나 본질적으로 병이라는 것은 언제나 우리를 돕기 위한 것이지, 우리를 괴롭히기 위한 목적이 아닙니다. 병은 우리를 정화시켜 업을 녹여주기 위한 우주법계의 자비로운 보살핌의 일환이자 우리를 성숙하게 하기 위한 지혜의 이끔입니다. 그것이 최상의 선택이었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통해 나에게 온 것입니다. 그러니 그 병은 나의 적이 아니며, 싸워 이겨야 할 투쟁의 대상이 아닙니다. 병도 내가 그 병을 이겨내 주길 바랍니다. 그러나 폭력적인 방법으로 병과 싸워 이기는 방식이 아닌, 비폭력적이고도 자비와 사랑이 가득한 방식으로의 승리를 원할 것입니다.

병과 나는 둘이 아니며, 나의 또 다른 부분입니다. 내 눈이 마음에 안 든다고 눈과 싸워서 눈을 없애버릴 수 없듯이 병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병도 나에게서 나왔고, 그렇기에 본질적으로 그것을 치유할 수 있는 지혜나 방법도 사실은 내 안에 다 가지고 있습니다.

본연의 치유적인 원리는 언제나 사랑과 자비와 비폭력, 그리고 알아차림의 지혜에 있습니다. 병을 적으로 보고 싸워 이겨내려는 마음을 놓아버리고, 병이 나와 둘이 아님을 알아 자비스러운 마음으로 따뜻하게 지켜보아 주어야 합니다. 병을 적으로 보고 싸워 이길 대상으로 보기 때문에, 우리들은 병이 왔을 때, 어떻게든 그 병을 빨리 없애버리려고만 애쓰지 그 병과 충분히 함께 하고, 충분히 느껴보며, 충분히 그것 자체와 하나가 되어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병이 올 때 그 병이 우리에게 주는 참된 의미를 깨닫고, 그 병을 자연스럽게 치유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 병을 빨리 없애버릴 것이 아니라, 그 병과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빨리 없애려는 마음 보다는, 오히려 잠시 그것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충분히 그 병을 느껴보고, 살펴보며, 관찰하는 것이지요. 마치 부모가 자식을 돌보듯 그런 따스하고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병을 지켜봐 주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병과 대적하지 말고, 완전히 받아들여야 하지요. 병을 거부하면 오히려 병은 계속됩니다. 온전히 수용하고 함께 머물며, 병이 내게 주는 느낌들을 있는 그대로 잘 관찰해 보세요. 그 관찰, 그 통찰이야말로 그 어떤 주사바늘보다, 그 어떤 약보다, 수술보다 더 깊고 강한 우주 법계의 치유의 손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라는 생각을 놓아버리세요. ‘내게 병이 왔다는 생각도 놓으세요. 병에 대한 모든 생각과 판단과 해석을 놓아버리고, 완전히 내 안의 무한한 자연치유의 힘에 모든 것을 내맡기고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우리 안의 자성부처님, 법신부처님을 굳게 믿고 모든 것을 내맡기세요. 이와 같은 실천을 위해 구체적으로 기도, , 좌선, 독경, 염불 등의 수행을 함께 해 나가는 것도 좋겠지요. 또한 법계라는 대자연의 불성에 기대기 위해 자연 속에서 걷기, 자연식, 소식 등을 하는 것이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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