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각자에게는 불성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미 부처인데도 불구하고 꼭 수행정진을 해야 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본래의 면목에서 본다면 아무 노력도 필요 없으며, 수행이란 것도 다 방편일 뿐입니다. 이미 그대로 부처인데 닦을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그냥 가만히 있으면 그게 선지식의 할 일입니다. 그러면 왜 아무것도 할 필요 없다면서 자꾸 수행 하라고 하느냐? 그건 중생이 괴로워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본래면목에서 본다면 괴로워하고 있는 그것이 다 환영이고 신기루며 꿈과 같은 거짓일 뿐입니다. 즉 환상 속에서 환상에 빠져 아파하고 괴로워하고 있기 때문에 그 환상을 뛰쳐나오도록 이끌어 줄 뿐인 것입니다. 환상에 빠져 있을 때는 환상으로 병을 치료할 수밖에 없어요. 우리는 아무 문제없는 평등하고 중립적인 세상을 대상으로 끊임없이 생각과 차별, 분별과 망상을 일으켜 문제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스스로 만들어 낸 문제 속에 스스로 빠져 괴로워하고 있다 보니, 그것이 본래 아무 일 없던 것임을 알려주기 위해 방편이라는 환상의 약을 쓰는 것일 뿐입니다. 세상은 고요하고 적적하게 가만히 있는데 내가 그 가만있는 세상에게 시비를 거는 것이지요. 그것이 바로 인간의 어리석음이고, 그 어리석음에서 고통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렇게 스스로 고통을 만들었고, 거기에 빠져 있지만 사실은 이 모든 것이 자기 스스로 만들어 낸 환상일 뿐이란 말입니다. 그러니까 다시 그 환상을 깨주기 위해 환상의 약 즉 방편이라는 수행을 일러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염불이며 독송이며 좌선이며 화두며 끊임없이 닦으라고 하고, 그러한 방편 수행을 통해 부처를 깨닫게 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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