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부적은 나쁜 건가요?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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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상스님 즉문즉설

스님, 부적은 나쁜 건가요?

목탁 소리 2011. 12. 2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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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에 관해 여쭙습니다. 부적을 방편으로 악귀를 물리치고 복을 바라는 것은 불교 교리에도 맞는 것이 아닌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부적은 전혀 불교적이지 않은 적절하지 못한 길이라 생각됩니다. 조금 심하게 말한다면 종이 쪼가리 하나에 우리 마음을 의지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입니까? 내 안에 어마 어마한 보석이 숨어 있는데, 그깟 종이 한 장에 의지를 한다면 그것은 무언가 잘못 된 것입니다. 부적을 몸에 지니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든든하고, 일이 잘 될 것 같다가 부적을 분실했다고 금방 마음이 불안해진다면 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입니까? 우리가 왜 부적이 되었든, 그 무엇이 되었든, 외부적인 어떤 것에 나약하게 마음을 의지하고 거기에 내 중심을 빼앗겨야 합니까? 물론 말씀하신대로, 부적을 몸에 지님으로써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은 느낌'과 '왠지 모를 든든함'이 생기고, 그 때문에 실제 삶에서 조금 더 긍정적이 된다거나, 힘을 낼 수 있게 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그것은 유한하고 본질적이지 못한 것입니다. 심지어 불교에서는 불교에 조차 전적으로 의지하지 말고, 진리 자체도 놓아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설하는데, 까짓 부적에 집착한다는 것이야 말이 되겠어요? 심리적인 플라시보 효과 때문에 부적이라는 방편을 쓰고자 한다면, 차라리 무상한 부적에 의지할 것이 아니라 내 안에 불성이 있다고 믿는 보다 본질적인 요소에 의지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요? 물론 불성이라는 것 또한 하나의 이름이고, 방편일 뿐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어딘가에 의지를 하려면 세 가지에 의지하라고 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귀의의 대상인 '삼보'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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