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인데요 스님이 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하지만 부모님께 불효인 것 같아 할 수 없다고 생각되어 괴롭습니다. 어쩌면 좋을까요.
괴로워 하지 말고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세요. 출가를 꼭 해야 겠다 생각하면 하면 되는 것이고, 그래도 도저히 아직은 아니다 싶으면 안 하면 되는 것입니다. 아직 분별이 생긴다면 그건 아직 출가할 때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런 고민들이 계속 일어나다가 진짜 가야될 인연이 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누구와 상의하지 않아도 그냥 저절로 제 발이 절로 향하게 됩니다. 아직 그 정도가 아니라면 고민하고 생각하고 분별하지 말고 그냥 주어진 삶에 완전히 최선을 다해 그 순간 순간을 100% 최선으로 살아가는 것이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본연으로 출가하는 길이란 걸 잊지 마십시오. 집에서 뛰쳐나오는 것이 출가가 아니라, 집착과 욕망과 삼독에서 뛰쳐나오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출가인 것입니다. 부모님께 죄가 될까봐 출가를 못 하겠다면 아직 때가 아닌 것입니다. 아직 때가 아니라면 괜히 미리부터 고민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에 주어진 삶을 최선으로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지금 이 순간을 완전하게 살겠다는 상징적인 사건이 바로 출가인 것입니다. 출가가 먼저고 그 다음에 깨어있음이 아니라, 깨어있음이 먼저고 그 다음에 출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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