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일에는 다섯 가지 미덕이 있다. 다섯 가지란 무엇인가. 첫째는 능히 달릴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고, 둘째는 몸에 활력이 생김이며, 셋째는 졸음을 쫓아 깨어있을 수 있음이요, 넷째는 음식의 소화가 잘 되어 몸의 조화를 이룸이요, 다섯째는 선정의 마음을 얻기 쉬움이다. [칠처삼관경] 걷는 것처럼 좋은 운동도, 좋은 수행도 드물다. 우리의 두 발로 우뚝 서서 걸을 때 자기 안에 자기중심이 서게 되고, 이 세상에 뿌리내릴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걸을 때 능히 달릴 수 있고, 온갖 일을 해 낼 수 있는 힘이 생기며, 온몸에 활력이 생기고 밝고 건강한 기운이 돈다. 또한 졸음이며 혼침을 비롯한 온갖 번뇌를 쫒아 깨어있는 맑은 정신을 가져온다. 또한 소화가 잘 되어, 잘 먹고, 잘 자고, 잘 쌀 수 있는 건강한 몸의 조화를 이룬다. 또한 걷는다는 것은 단순한 육신의 문제가 아니라 정신의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 두 발로 대지 위를 딱 버티고 걸을 때, 우리 내면은 좀 더 깨어있을 수 있으며 선정을 얻기 쉽다. 그래서 예로부터 경행의 수행을 중시해 왔다. 인간의 구조 자체가 두 발로 걷도록 되어 있다. 걸을 때 비로소 몸도 마음도 온전한 자신의 길을 가게 된다. 걷는다는 것은 나 자신으로 사는 일이고, 나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소중한 때다. 걸었을 때 비로소 대자연과 내가 하나 될 수 있다. 될 수 있다면 홀로 걷는 것이 좋고, 아스팔트 보다 숲길을 걸을 수 있다면 더없이 좋다. 홀로 숲길을 걷는 즐거움, 그것을 그 어떤 즐거움에 비할 수 있단 말인가. 홀로 걷는 숲길, 그 길은 명상의 길이요, 사유의 길이며, 비움과 텅 빔의 길이다. 홀로 숲길을 걸을 때 우리 마음은 저절로 비워지고 고요해지며 생생하게 깨어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다. 하루에 다만 한 두시간이라도 호젓하게 숲길을 거닐어 보라. 그 길이 인생의 길에도 이정표를 밝혀 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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