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길을 홀로 걷는 즐거움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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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을 홀로 걷는 즐거움

목탁 소리 2009. 10. 21. 16:06






걷는 일에는 다섯 가지 미덕이 있다.
다섯 가지란 무엇인가.
첫째는 능히 달릴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고,
둘째는 몸에 활력이 생김이며,
셋째는 졸음을 쫓아 깨어있을 수 있음이요,
넷째는 음식의 소화가 잘 되어 몸의 조화를 이룸이요,
다섯째는 선정의 마음을 얻기 쉬움이다.
[칠처삼관경]



걷는 것처럼 좋은 운동도, 좋은 수행도 드물다.
우리의 두 발로 우뚝 서서 걸을 때
자기 안에 자기중심이 서게 되고,
이 세상에 뿌리내릴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걸을 때 능히 달릴 수 있고,
온갖 일을 해 낼 수 있는 힘이 생기며,
온몸에 활력이 생기고 밝고 건강한 기운이 돈다.
또한 졸음이며 혼침을 비롯한 온갖 번뇌를 쫒아
깨어있는 맑은 정신을 가져온다.

또한 소화가 잘 되어,
잘 먹고, 잘 자고, 잘 쌀 수 있는
건강한 몸의 조화를 이룬다.

또한 걷는다는 것은 단순한 육신의 문제가 아니라
정신의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 두 발로 대지 위를 딱 버티고 걸을 때,
우리 내면은 좀 더 깨어있을 수 있으며
선정을 얻기 쉽다.

그래서 예로부터 경행의 수행을 중시해 왔다.
인간의 구조 자체가 두 발로 걷도록 되어 있다.
걸을 때 비로소 몸도 마음도 온전한 자신의 길을 가게 된다.

걷는다는 것은 나 자신으로 사는 일이고,
나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소중한 때다.
걸었을 때 비로소 대자연과 내가 하나 될 수 있다.

될 수 있다면 홀로 걷는 것이 좋고,
아스팔트 보다 숲길을 걸을 수 있다면 더없이 좋다.

홀로 숲길을 걷는 즐거움,
그것을 그 어떤 즐거움에 비할 수 있단 말인가.

홀로 걷는 숲길,
그 길은 명상의 길이요,
사유의 길이며,
비움과 텅 빔의 길이다.

홀로 숲길을 걸을 때
우리 마음은 저절로 비워지고 고요해지며
생생하게 깨어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다.

하루에 다만 한 두시간이라도
호젓하게 숲길을 거닐어 보라.
그 길이 인생의 길에도 이정표를 밝혀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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