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은 사람은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금방 손에 쥘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긴다.
무엇이든 바라는 것은 쉽게 해 낼 수 있는 힘과 신통력과 지혜를 갖추어야 비로소 진짜 도인일 것이라고 여긴다.
전혀 그렇지 않다.
깨달은 사람이라고 할 만한 '사람'이랄 것도 없지만, 깨달은 이는 그저 지금 이대로 살 뿐이다.
무언가를 더 바라지도 않고, 추구하지 않는다.
지금 이대로이길 바라니, 그 바람은 언제나 이루어진 채로, 완료형으로 있다.
원하는 것을 얻는 사람이 진짜 훌륭한 사람이 아니라, 원하는 것이 없는 사람이 진짜 진실을 얻은 자다.
'내가 원하는 것'은 내 생각 속의 일이 아닌가?
원하는 것이 없다는 것은 지금 이대로이길 원하는 것이다.
현실이야말로 진실이다. 지금 이대로의 이것이 전부다.
지금 이대로의 당신과 당신의 삶이 그대로 진실이다.
진실을 살라.
.....
깨달음을 얻었다는 사람을 보고 그 사람의 행동거지가 도인 같지 않고, 그 이전과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실망하며 말한다.
'저 사람이 어떻게 깨달은 사람이야', '저런 깨달음이라면 나는 안 얻어도 되겠다' 라고 하며, 깨달음의 길을 포기하기도 한다.
이것이야말로 전형적인 깨달음에 대한 오해다.
그의 내면은 깨닫기 이전과는 완전하게 달라졌다.
그러나 가속패달을 밟던 차량도 패달에서 발을 떼었다고 해서 곧바로 멈춰서지는 않는다.
속도는 서서히 줄어든다.
그러나 가속패달 위에 발을 얹어 놓고 계속해서 밟던 삶과 패달에서 발을 뗀 삶은 결코 같을 수 없다.
그래서 경전에서도 자내증(自內證)이라고 하여, 깨달음은 스스로의 내부에서 확인되는 것일 뿐, 외부에서 보여지는 것으로는 알 수 없음을 설하고 있다.
신통력과 신통자재함을 추구하게 되면 그것을 얻게 될 것이다. 그럼으로써 깨달음은 완전히 물건너 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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