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의 한 카페]
내 바깥에 있는 그 어떤 것도 나를 괴롭힐 수는 없다.
도인은 고통 중에서 '통'은 있으되, '고'는 없다고 하듯이, 외부에서 나에게 통증을 가져다 줄 수는 있겠지만, 고를 주지는 않는다.
그럼데도 우리는 외부경계에 끊임없이 휘둘린다. 바깥세계는 끊임없이 나를 괴롭히고 공격하는 것만 같다.
어떤 사람이 '일도 못하는 무능한 놈'이라고 말했다고 해보자. 사실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저 하나의 소리가 일어났다가 사라졌을 뿐이다.
분별 없는 텅빈 공의 자리, 진리의 자리에서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소리에 의미를 부여하고, 개념을 입히고, 얽매이고, 화를 내고, 온갖 생각을 가져다 붙임으로써 그깟 '소리' 하나에 걸려 괴로워한다.
'일도 못하는 무능한 놈'이라는 말 한마디가 어떻게 나를 휘두를 수 있겠는가?
아이가 성적이 떨어져서 괴롭다고 말한다.
아이의 성적이 나를 괴롭힐 수 있다고? 과연 그럴까?
아이의 성적에 집착하고 연연해 하는 내 마음이 나를 괴롭히는 것일 뿐, 그 성적이 나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다.
만약 성적이 나를 괴롭히는 것이라면, 성적이 나쁜 모든 아이와 그 부모는 다 괴로워야 할 것이다.
돈이 없어서 괴롭다거나, 외모가 마음에 안 들어 괴롭다거나, 몸이 아파 괴롭다거나 등등 일체의 모든 괴로움이 사실은 이와 같다.
그 상황, 그 조건이 나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힘을 실어 줌으로써 집착하는' 내 마음, 내 인식이 나를 괴롭힐 뿐이다.
이러한 사실을 깨닫는다면, 그 모든 것들로부터 벗어나, 언제나 고요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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