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수행에 대한 궁금증들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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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상스님 즉문즉설

절수행에 대한 궁금증들

목탁 소리 2012. 1. 2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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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수행 중에 기도의 내용이 매일 바뀌고 어떤 때는 절 하는 중에도 계속 바뀝니다. 오히려 번뇌가 더해가는 느낌이랄까요? 어떤 마음으로 절을 해야 하는지요. 아무 생각 없이 절만 해도 되는지요?

절 하는 도중에 무슨 기도를 한다거나, 무슨 발원을 생각한다거나 그러지 마시고, 그저 절만 하세요. 생각, 바람, 기원 등의 마음도 다 놓아버리고 다만 절만 하면서 절하는 나 자신을 관하시기 바랍니다. 다만 발원 할 내용이 있으면 마음을 비우는 기도를 한 뒤에 기도 끝에 하면 됩니다. 마음이 비워진 뒤에 그 텅 빈 마음에서 이타적인 발원이 나오면 거기에 힘이 붙습니다. 그러나 기도 중에 계속 발원을 하면 오히려 생각이 많아지고 그 발원에 힘도 안 붙어요. 오직 무념으로 생각 없이 관하며 절하시기 바랍니다.

또 어제 오늘 절을 하면서 가슴이 너무 답답하고 숨이 막히는 증상이 있는데 왜 그럴까요?

절을 하면서 답답하고 숨막히는 증상이 있을 때는 거기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그냥 천천히 계속 하시면서 그 답답하고 숨막히는 느낌을 충분히 느껴주세요. 그것을 거부하려 하지 말고 그것 때문에 하던 절 수행을 그만두려 하지도 말고 그저 가만히 지켜보면서 그 느낌과 하나되어 계속 절을 하시기 바랍니다. 너무 힘들면 조금 천천히 절을 해 보세요. 특히 그 증상에 대해 이래 저래 내 판단으로 해석을 하지 말고, 다만 있는 그대로를 충분히 느끼며 관찰하시기 바랍니다.

절을 하면 건강해진다는데 왜 절하기 전보다 더 체력이 약해지는 느낌인지요?

체력이 약해진다는 그 느낌에 집착하여 그 느낌을 강화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 느낌이 나면 그저 그런 느낌이 난다고 관찰하면 되는 것이지, 그 느낌에 '약해진다'는 판단을 붙일 필요는 없다는 말입니다. 어떤 느낌일 일어난다고 하는 것은 무분별의 있는 그대로의 관찰이지만, 거기에 '약해지는 느낌'이라고 이름 붙이는 것은 분별의 소산입니다. 분별하면 분별한 것이 현실로 나타나게 됩니다. 그러나 분별하지 않고 바라보면 그 모든 것이 나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법계의 배려라는 것을 뒤에는 알게 될 것입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싶지만 마음이 굳어진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간절한 마음으로 절할 수 있을지요? 또 애써 간절한 마음을 만들려고(?) 하면 통증이 느껴지는 것처럼 가슴이 답답해지곤 합니다.

애써 간절한 마음을 만들려 하지 마십시오. 애써 만들려는 마음은 오히려 수행을 그르칩니다. 다만 할 뿐! 하고 그냥 하세요. 그냥 하면 되는 것이지 거기에 '간절해야 하는데' '나는 왜 간절하지 못할까' 하고 분별을 붙일 것은 없습니다. 간절하다는 말이 좋은 말이긴 해도 어떤 실체가 있는 실체적인 말은 아닙니다. 우리가 만들어 놓은 말이지, 간절하다는 것에 특별히 메일 것은 못 됩니다.

마음이 굳어진 것 같고, 간절하지 못하고, 매마른 것 같다면 그것은 아주 좋은 수행의 재료가 됩니다. 그 현상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다만 그것에 이러니 저러니 간절하지 못하니 하고 분별하는 것이 문제가 됩니다. 그 현상 자체는 내버려 두고 바라본다면 아주 훌륭한 수행의 재료가 됩니다. 아니, 사실은 바로 그 현상을 통해 수행을 하기 위해 그 현상이 있는 것입니다.

'멍~' 하는 무기 상태에서 해방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정말 틈만 나면 정신이 '멍'해집니다. 버스를 기다릴 때나 앉아서 좌선을 할 때도 바로 '멍'해집니다. 다른 사람이 쉽게 알아챌 정도입니다. 어떻게 하면 이 '멍'을 고칠 수 있을지요? 절을 많이 하면 '멍'도 고쳐지나요?

멍 한 그 상태를 느껴보고, 지켜보십시오. 멍 한 가운데 분명히 그것을 지켜볼 수 있다면 멍 하고 있는 것도 남들이 보기에는 멍 때린다 어쩌고 하겠지만 내 안에서는 아주 중요한 수행의 순간이 되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멍하니 가만히 있는 상황일 때마다, 내 안에서 무엇이 벌어지고 있는지, 어떤 것이 느껴지고 있는지를 한 발자국 떨어져서 살펴 보게 된다면 그 멍한 순간이 오히려 활짝 열려있고, 깨어나는 명상의 순간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혼자 조용히 절을 하노라면 두려움에 사로잡힐 때가 있습니다. 특히 밤에 절할 때 무섬증이 생깁니다. 이것을 극복할 방법이 있을지요?

무섭고 두려운 것은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거기에 사로잡히고 두려워하는 것일 뿐입니다. 내가 만들어 낸거지 본래 있던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무서움과 두려움을 잘 지켜보면 거기에서 떨어져 나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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