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다툼이나 시비가 붙었을 때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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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 생활수행

말다툼이나 시비가 붙었을 때

목탁 소리 2009. 9. 21. 09:45




[강원도 정선의 어느 고요한 마을에서...]

사람이 살다보면
부부간에 도 그렇겠고,
사회생활에서도 그렇고,
또 가족, 친척 간이나 친구들 지간에 도,
사소한 오해나 시비로 인해
말다툼이나 심지어 싸움까 지 심하게 하는 경우가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이라는게
다른 사람 둘 이서 싸우는 것을 보면
서로 양보하라거나,
한 쪽에서 그냥 마음 풀으라고도 하고
여러 가지 많은 조언을 해 줄 수 있지만
이게 막상 내 일이 되면
이론처럼 그렇게 쉽지 않아 요.

객관이 되어서
두 사람 싸 우는 것을 지켜볼 때는
조언이 쉽다는 것을 잘 알 것입니 다.
그것은 그만큼
감정을 섞지 않고 잘 관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 싸우는 것을 보면
참 어이가 없고,
어찌 다 큰 어른들이 저런걸 가 지고 싸우나 싶고,
저렇게 사소한 것으로 크게 문제를 삼나 도 싶고
그 당사자들의 못난 속 뜰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습 니다.

그러면서 문제의 해답까지도
분명하게 알 수가 있어요.
어느 한 쪽에서 자존심을 버 리고 화해하면 될 것이라는 것도 알고,
그냥 마음 낮추고 '미 안하다' 한마디면 끝날 것도 알고,
화나는 마음 잘 관 하고 놓아 버리면 되겠다는 것도 잘 압니다.

객관이 되어 바라볼 때는
이렇게 쉽습니다.
문제의 원인도 알고 또 해답도 알 고 있어요.

마찬가지입니다.
바로 이 것이
내가 나를 객관이 되어
명징하게 지켜보고 관찰해 야 하는 이유입니다.

다른 사람과 시비가 붙었거 나,
가까운 지간에라도 오해가 생겼거나,
말싸움이나 사소 한 다툼이 생겼을 때
그 순간을 놓쳐버리면
그 때 부 터는 그 문제를 풀기 어려워집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고,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더라도,
바로 그 순간
욱 하고 올라온 그 마음을
분명하게 지켜볼 수 있다면
문제 는 의외로 쉽게 풀릴 수 있습니다.

지금의 이 상황은
다만 하 나의 상황일 뿐이지,
고정 불변의 어떤 실체적인 상황도 아 닐 뿐더러,
지금의 욱 하고 올라오는 그 마음도
이러한 인연, 상 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일어난 마음일 뿐
고정된 실체도 아니고, 내 마음의 실체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리석게도
우리들 은 그 때 그 때의 상황에 속고
또한 그 상황으로 인해 올라온 감정에 속고 휘둘립니다.

내가 명징하게 깨어있을 때
그 어떤 상황이라도
객관이 되어 지켜볼 수 있을 때
내 스스로 내 마음을 제어하고 통제할 수 있습니 다.

사소한 시비가 붙어
화가 욱 하고 올라올 때는
당장에 욕이 나오고, 주먹이 날라 가지
그 마음 한 번 돌이켜 비추어 본다는게 그리 쉽지는 않아요.

그래서
사소한 시비로 다 투게 되었다거나,
오해가 생겨났다거나,
직장 상사가 화를 내고 나를 멸 시한다거나,
어떤 상황이든
내 마음이 그 상황따라 욱 하고 올 라오게 되었을 때

바로 욕을 하고,
맞받아 치 지 말고,
그 어떤 시비도 하지 말고,
우선 숨을 크게 들이 쉬고 내 쉬도록 하세요.



한 10번 정도
호흡을 들이 쉬고 내 쉬면서
호흡의 들고 남을 관찰해 보시기 바랍 니다.

이것은 비단 호흡만을 관찰하 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객관이 되어 지 켜볼 수 있는
아주 좋은 수행이 될 수 있을 것입니 다.

당장에 걸러지지 않은 말이
툭 튀어나오도록 내 버려 두지 말고
일단 호흡을 10번 쉬면서 분명하게 관찰하도록 하세요.

그러고 나서 화를 내도 늦지 않습니다.
그러고 나서 맞받아 치던지
욕을 하던지는 그 다음에 할 일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렇게 함으로써
상대방의 싸움을 지켜보던 관찰자의 입장에서 처럼
지금의 이 상황을 분명하게 바라볼 수 있고,
지금 욱 하고 올라 온 이 느낌에 속지 않을 수 있으며,
속 뜰에서 걸러지지 않 고 툭 튀어나오는
말과 행위의 업을 막을 수 있습니 다.

우리들의 일상 생활 속에서
쉽게 맞닥뜨릴 수 있는 경계를 이야기 하는 것입니 다.

그 순간 욱 하고 올라온 마음 에 속아서
화를 내고 욕을 하고 다투게 되면
그 다음 순간에 후회를 해도
이미 저지른 행위(업)를
녹이려면 얼마나 어려운 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 순간
온전히 관 찰하고 호흡을 관함으로써
한 번 돌이킬 수 있다면
그 순간의 경계에 속지 않을 수 있고,
속 뜰에서 맑게 걸 러진 경쾌한 대응을 할 수 있으며,
그 순간 업을 짓지 않 을 수 있습니다.

내 안에서
화가 나고 성이 나는 상황이 생겨나거나,
답답하고 괴로운 상황이라거 나,
어떤 사소한 상황일지라도
욱 하고 올라오는 마음 이 있다면

당장의 감정적인 대응을 잠시 뒤로 미루고,
잠시 숨을 돌리고 호흡을 따라 관하세요.

내가 잘했느니 잘못했느니
상대방이 분명히 잘못했느니 잘했느니
그런 분별심들은
지금 이 순간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 을 그르칠 뿐이지요.

다만 지금 이 순간
호흡을 따라 관하시고,
욱 하고 올라온 그 마음에 집중을 하면서
내 속 뜰을 챙기는 것이 더 중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나면
문제의 흐름 을 분명하게 볼 수 있는
내면의 여유와 지혜가 생겨납니 다.
그 때 내가 양보할 수 있는 여유도 생겨나고,
내 자존심 한 발 접을 수 있는 용기도 생겨나며,
이 마 음 놓아 버릴 수 있는 지혜도 생겨나는 것입니 다.

그렇게 하더라도
도저히 화 를 못 참고,
분한 마음을 이겨내지 못할 것 같이 흥 분이 된다 싶으면
우선 그 자리를 피하시거나,
침묵 을 지키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모든 일에서 마찬가지이겠지 만,
감정적인 대응은
많은 일들을 그르치게 합니 다.

감정이라는 것은
상황 따 라 일어나는 것인데,
많은 사람들이 어떤 특정 상황을 보면
그것을 실재화 시키는 습관이 있어 놔서
그로 인해 생 긴 감정도 실재인 것으로 착각을 합니다.

그러니 그 순간 들끓는 감정 에 속고 휘둘려서
일을 그르치게 되는 것이지 요.

경계, 상황이 일어난 순간
잠시 호흡을 고르고
욱 하고 올라온 마음을 잘 관할 수 있 다면
감정에도 또 상황에도 속지 않으면서
일을 순리대로 잘 풀어나갈 수 있는 정견(正見)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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