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은사스님께 계를 받을 때 그 때 받은 것들이 있습니다. 정당하게 소유해도 좋다는 두 가지 말입니다. 하나는 발우... 그리고 또 하나는 가사와 장 삼... 처음 출가할 때는 달랑 이것이 전부였습니다. 무소유... 수행자는 발우와 가사장삼 이렇게만 있으면 온천하 우주법계를 거저 다 가질 수 있다는 말씀이 계셨습니다. 그 때는 정말 무엇하나 두려울 것이 없었습니다. 행자 생활이 끝나고 받아든 발우와 가사장삼... 그것은 단 순한 것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당당할 수가 없었습니다. 수억을 준다한들 이것들과 맞바꿀 수 있었을 까요... 늘 이 것들은 제 방 한 켠을 채우고 있습니다. 게을러지고, 나약해질 때, 그리고 탐심 이 올라올 때도 고개를 들고 이 놈들을 바라봅니다. 그러면서 떠올립니다. 수/ 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