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연의 성품을 따르는 삶
비가 온다. 방안 널찍한 창문을 활짝 열고 빗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앉아 있다. 이렇게 비가 많이 내리기 힘든데 오늘은 아침부터 우울한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거친 파도처럼 밀려오다 밀려가다 그러고 있다. 이른 아침 저 숲 위로, 나무 위로, 들풀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듣고 있자니 차 한 잔 생각도 나고 감성이 더 여리고 새록해 진다. 저렇게 떨어지는 비를 그대로 맞고 있는 나무들은, 저 숲의 생명들은 참 의연도 하다. 절 주위는 얕은 산이라 온갖 나무들이며 들풀, 꽃들이 피고 지고 피고 지고 잠시도 쉬지 않고 너가 지면 또 내가 피어나고 핀 꽃이 지면 또 다른 꽃이 피고 그런다. 풀들도 처음 여린 잎의 생김새와 한참 물이 올라 피어오른 모습은 전혀 다르다. 처음엔 작은 풀이거니 했는데 비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