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 글 목록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상주 대원정사 일요법회(13:30), 부산 목탁소리 토요법회(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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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 4

우리가 세상을 보는 어이없는 방식

만약 어떤 사람이 여행을 떠나 아름다운 일출이며, 히말라야의 설산이며, 난생 처음 보는 온갖 다양한 풍경을 본다고 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이 사람은 아름다운 풍경을 볼 때, 그 풍경 자체를 보고 감동하고 감탄하는 것이 아니라, 그 풍경을 사진기로 사진을 찍어서 그 사진을 보면서 감동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생생한 현실을 이렇게 자신의 멀쩡한 두 눈으로 직접적으로 경험하지 못하고 사진이라는 필터를 통해서만 관찰하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사진이 잘 나오면 좋아하면서 감동하고, 사진이 못 나오면 실망합니다. 그런데 이 사진기는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작동하느냐에 따라서, 또 셔터스피드와 조리개를 어떻게 맞추느냐에 따라서, 혹은 어떤 필터를 쓰고 어떤 랜즈를 사..

원을 세우되 결과는 맡기라

원(願)을 세우게 되면어떤 방식으로든 현실에서 반드시 실현된다.가능하면 크고 밝으며 원만한 이타적인 원을 세우라.그러나 다만 원을 세울 뿐, 결과는 우주에 맡기라. 원을 세우는 것은 순수하게 간절히 원한다는 뜻이다. 원하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현실에 흔적을 남긴다. 가장 강력한 발원(發願)은 결과에 대한 집착 없이 순수하게 마음을 내는 것이다. 그것은 강력한 힘을 지닌다. 스쳐 지나가는 생각조차 그냥 없어지지는 않는다. 어떤 방식이든 그 결과를 현실로 드러낸다. 하물며 간절하게 집착 없이 마음을 내게 된다면 그것은 반드시 현실로 이루어진다. 될 수 있다면 크고 밝고 원만하며 이타적인 원을 세우라. 다만 그 원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결과에 대한 집착은 내려놓으라. 그저 원력을 세우고 나아갈 뿐, 결..

노력없이도 완벽한 삶

아침 두 뺨 위로 간질거리는 햇살이며, 저녁 산책 시간에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은 마치 영혼까지 일깨워 주는 듯하다. 새들은 지저귀고 풀벌레는 노래한다. 부드러운 숨은 들어오고 나가며 생명을 연주한다. 매일 밤 건강한 두 발로 산책의 숲을 걸을 수 있다는 사실은 더없는 행복이다. 내가 억지로 유지하려고 애쓰지 않더라도 이 산하의 대자연은 매일 매일 우리에게 아름다운 사계를 어김없이 선물 해 준다. 내일 아침 해가 뜨게 하기 위해 우리는 별다른 노력을 할 필요가 없다. 한 숨 들이쉬지 못하면 죽고 마는 나약한 인간이지만, 들숨으로 들어오는 맑은 공기를 어떻게든 사수하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봄에 꽃을 피우려고 애쓸 필요도 없고, 하늘에서 비가 내리게 하려고 구름을 만들 필요도 없으며, 저 장대한 밤 하늘의 ..

복과 지혜는 각각 닦으라

아무리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아무리 깨달음을 얻은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가난할 수도 있다. 복과 지혜는 그 범주가 다르기 때문이다. 복은 복대로 지어야 하고, 지혜는 지혜대로 닦아야 하는 법이다. 깨달음을 얻은 도인이라 할지라도 지어놓은 복이 없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닦아 놓은 복력 만큼의 삶만을 살다 갈 뿐이다. 예를 들어 깨달음을 얻었을지라도 베풀어 놓은 것이 없다면 가난하게 살게 될 것이다. 사람들에게 지혜와 불법을 많이 전하고 베풀어 놓은 사람이라면 그 사람 주위에는 보다 많은 이들이 모여들 것이다. 인연복, 공부복을 지어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홀로 지내기를 좋아해 인연복을 지어놓지 않았다면 그는 깨달음을 세상에 펼치지 않고 홀로 고요히 지내게 될 것이다. 복력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복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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