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과 지혜는 각각 닦으라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상주 대원정사 일요법회(13:30), 부산 목탁소리 토요법회(13:30)

상주 대원정사 일요법회(13:30) 부산 목탁소리 토요법회(13:30) 자세히보기

마음공부 생활수행

복과 지혜는 각각 닦으라

목탁 소리 2016. 7. 3. 17:36

 

 

아무리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아무리 깨달음을 얻은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가난할 수도 있다. 복과 지혜는 그 범주가 다르기 때문이다. 복은 복대로 지어야 하고, 지혜는 지혜대로 닦아야 하는 법이다. 깨달음을 얻은 도인이라 할지라도 지어놓은 복이 없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닦아 놓은 복력 만큼의 삶만을 살다 갈 뿐이다.


예를 들어 깨달음을 얻었을지라도 베풀어 놓은 것이 없다면 가난하게 살게 될 것이다. 사람들에게 지혜와 불법을 많이 전하고 베풀어 놓은 사람이라면 그 사람 주위에는 보다 많은 이들이 모여들 것이다. 인연복, 공부복을 지어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홀로 지내기를 좋아해 인연복을 지어놓지 않았다면 그는 깨달음을 세상에 펼치지 않고 홀로 고요히 지내게 될 것이다.


복력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복이 많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 사람이 지혜까지 많은 것은 아니다. 실제 우리 주위에 보면 돈도 많고, 능력도 있고, 심지어 학벌도 좋고, 지식도 많지만, 삶의 근원적인 지혜가 부족한 사람은 얼마나 많은가? 높은 지위에 있지만 성격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는 이들도 많을 수 있다.


자신이 아무리 복이 많아서, 돈도 많이 벌고, 주위에 사람도 많고, 높은 자리에서 떵떵거리고 산다고 할지라도 지혜가 부족한 사람은 어리석게 살다가 갈 뿐이다.


이처럼 지혜를 닦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복은 복대로 지어야 하고, 복이 많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거기에 만족하기 보다는 지혜를 닦아야 한다. 부처님께 귀의할 때 ‘귀의불 양족존’이라고 하는 이유는 양족, 즉 복과 지혜가 함께 구족하신 부처님께 귀의한다는 뜻이다. 부처님은 이처럼 복과 지혜가 균등하게 잘 구족되신 분인 것이다.


복 또한 어떤 복이냐에 따라 제각기 다를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음식을 많이 베풀어 식복은 있지만, 주변에 사람은 적어 인연복이 적은 사람도 있다. 건강복은 있지만, 남편복은 없는 사람도 있고, 재물복은 있지만 수명복은 적은 사람도 있다.


자신이 어떤 복을 짓고 사느냐에 따라 그 복력은 매 순간 달라지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음식을 탐하면 수명이 짧아진다. 누구나 자신이 가져온 식복과 수명이 있다. 물론 우리는 자신의 삶을 통해 매 순간 온갖 복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음식을 베풀 때 식복은 늘어나고, 음식을 탐할 때 식복은 줄어든다. 게걸스런 식탐은 기아와 가난의 과보를 가져온다. 뿐만 아니라 주어진 식복을 미리 당겨서 다 써 버리면 빨리 죽는 과보를 받게 된다.


실제 과학적 연구에서도 많이 먹는 쥐가 적게 먹는 쥐보다 빨리 죽는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죽어가는 이를 살릴 때 수명 또한 늘어난다.


모든 복이 마찬가지다. 건강복, 남편복, 자녀복, 인연복, 재물복, 그 어떤 복이든 정해진 것은 없다. 매 순간 나의 행위에 따라 끊임없이 복력은 늘고 줄기를 거듭한다. 무엇이든 베푸는 것은 다시 우주로부터 받게 되어 있다. 탐하고 빼앗는 것은 우주로부터 빼앗기게 되어 있다.


이웃의 건강을 챙겨주면 내가 건강해지고, 내가 먼저 좋은 인연으로 다가서면 인연복이 생긴다. 매 순간 나의 행위가 내 삶에서 받을 것이 무엇인지를 증명해 보여주고 있다.


늘 복 짓는 삶, 지혜를 닦아가는 삶을 살라. 매 순간 내 스스로 어떤 복을 짓고 살며, 어떻게 지혜를 닦아가는지를 살펴보라. 복은 복대로, 지혜는 지혜대로 제각기의 법칙이 있음을 잊지 말라. 수행을 잘 하니까 복력도 따라올거라고 여기지는 말라. 늘 복과 지혜를 닦아가는 삶을 살자.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