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
"동물과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공인까지 받았다는
호주의 트리샤 맥카라는 분의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그녀의 말을 빌자면
‘인간은 원래 텔레파시 능력을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었지만,
언어생활에 익숙해지면서 이 능력은 퇴화돼 버렸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무탄트 메시지』에서도 참사람 부족 사람들은
‘인간은 본래 텔레파시로 의사소통을 하도록 창조되었다’고 말하며
실제 생활에서 자신의 마음을 감추지 않고 거짓을 없앰으로써
부족 사람들은 텔레파시로 의사소통을 자유로이 하는 장면이 소개되고 있기도 하다.
그뿐인가.
『물은 답을 알고 있다』나, 『식물의 정신세계』같은 책에서는
물이나 식물 또한 인간의 마음을
그대로 전달받고 영향을 받는다는 기록과 과학적인 증명을 담고 있다.
이처럼 사람들은 본래부터 사람들 서로 간 뿐만 아니라
동식물이나 자연의 무정물과도
미세한 마음의 공감과 대화를 텔레파시로써 나눌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마음을 나눌 수 있을 만큼
감성적인 예민한 감각이 발달되어 있었고,
자연 속에서 신의 소리, 진리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만큼 순수하고 청명했다.
그러나 인류역사 속에서
어느 때부터인가 그 모든 능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그건 우리 스스로 작고 미세한 감각의 소중함을 버린 채
외부의 자극적이고 강렬한 것들에만 정신이 팔려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시 마음을 돌이켜
정신을 내면의 미세한 느낌에 집중하고,
외부의 소박한 자연에 집중하며 관찰할 수 있다면
다시금 그 본래의 능력을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나도 처음엔 수필가들이 얘기하는
눈 녹는 소리며 바람 스치는 소리,
낙엽 떨어지는 소리가 서걱이며 온산을 놀라게 한다는 그런 표현들을
그저 시적인 표현 정도로만 여겼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가 귀를 닫아 놓고 살아서 그렇지
가만히 귀 기울여 보면 정말 그 소리가 성성한 깨우침으로 귓전을 맑게 스치운다.
조용한 가을 낙엽이 떨어지면 뒷산 전체가 서걱이고,
산 속 나무 그늘에 덥석 누워있다 보면
바람 지나가는 소리가 사람들 지나가는 소리만큼이나 선명하게 들리고,
초봄의 산사에는 눈 녹는 소리가 꿈틀거리듯 세속에 찌든 귀를 맑게 씻어준다.
이러한 자연의 소리는 아주 작은 것이라 사소하게 여길지 모르지만
그건 결코 작은 소리에서 그치는 게 아니다.
그 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우리가 그런 작은 것도 느낄 수 있을 만큼 깨어있다는 말이기도 하고,
그만큼 내 마음이 맑게 비워져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법상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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