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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상스님과의 공감댓글에서 오고 간 질문인데요,
많은 분들의 궁금해 하고
함께 공감하는 질문일 듯 하여 함께 공유합니다.
[질문]
존경하는 법상스님께....
고2 아들녀석의 기말고사 성적을 보니 수학은 3등급이고 나머지 과목은 6,7,8등급으로 중간이하입니다..주요과목은 학원도 다니고 과외도 하는데 학원이나 과외숙제도 제대로 안하는 경우가 좀 있고, 수행점수도 보니 성실하게 임한것 같지 않아 낮습니다..어떻게 하면 성적을 향상시킬수있는지 대화를 해보자고 해도 아빠의 그저그런 잔소리라고 싫어합니다. 학교 선생님은 잘 못가르친다는 둥 남 탓을 하기도 합니다..이번기말고사때도 3일정도 시험 보는데 첫날 시험 끝나고 pc방에 들렀다 왔습니다. 공부도 여러권을 여러번 보는게 좋다하면 그럴 시간이 없다고 하고, 시험을 잘보기위해 성실하게 시간계획을 잘 세워서 노력하진 앟는거 같습니다..수능과목이 아닌 과목은 왜 공부해야하는지 의문이고, 성적을 내기위한 열성도 없습니다..본인은 다른 아이들보다 잘해야 겠다는 경쟁심이 없는것 같다고하고..시험기간에도 11시면자고 더 노력하는 모습은 없습니다..고1 때는 시험전에 공부할때도 문제집을 풀고 답을 맞추어보지 않았구요..지금도 학교시험보고나면 답을 맞추어보지 않습니다..초등때는 수학에 재능이 있어서 각종경시대회에 다니기도 했었고 중학때는 교육청의 영재원에 다니긴 했었는데 공부에 열심이진 않았습니다..전 엄마가 어려서부터 너무 공부에 관여해서 자기주도학습 습관이 들지 않은 것도 같구요...아이가 머리는 좋고 책도 많이 읽었었는데 학교수업시간에 집중하지 않는거 같고 공부열정도 없는거 같고..어제 성적표보고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전 시골에서 어렵게자라 혼자 돈벌고 해서 대학졸업하고 이후 직장에서도 한눈팔지 않고 최선을 다해 생활하고 았는데 안타깝습니다..전 쉰살입니다..이런일도 인연따라 생긴것이라 인정하고 부모의 훈육이 잘못되었었나 자책이 됩니다...모두 제 욕심이고 집착이라는 것을 알지만 좋은 말씀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참고로 사내아이며 아이가 학교는 잘다니고 심성도 고운데 어려서부터 너무 공부공부해서 무기력이나 자신감이 떨어진거 같기도하구요.부모의 막연한 큰 기대에 부담감을 갖고있는것도 같구요..아이와 저희 부부가 어떻게 이해하고 노력해야 할런지요..감사드립니다..
[답변]
아들이 시험공부를 통 안 하니 부모 입장에서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답답하고 화도 나고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또 다시 잔소리를 안 할 수 없게 되고,
그것을 듣는 아들은 계속되는 잔소리에 더욱 더 마음을 닫게 될 것이기에
더욱 더 답답하실 것 같습니다.
제가 여기에서 그냥 아버님 마음을 보듬어 드리고,
얼마나 힘드시겠냐고 위로해 드릴 수는 있지만
그런 말은 단편적으로 편안해지기는 할 뿐 근원적인 방법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조금 듣기 힘드실지 모르겠지만,
받아들이기 힘들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드릴 수 있는 말씀을 드려보겠습니다.
우선 아이 스스로 공부에 대한 취미도 없고, 관심도 없어진 마당에,
본인은 하기 싫은데 부모님이 계속해서 공부해라 공부해라 하고 얘기를 하면
잔소리로 밖에 안 들리게 되고,
그렇게 되면 부모님의 말이 아무리 옳은 것이라 할지라도
아들 입장에서는 듣기 싫은 말 밖에 안 됩니다.
그러니 당연히 그 말은 아들에게 와 닿지를 않게 되고,
부모를 향한 마음이 닫히게 될 것입니다.
즉, 공부하라고 얘기를 하면 할수록,
아이는 더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 속에 반발심과 하기 싫은 마음이 더 많이 연습이 되게 되어 있습니다.
만약 그래도 시켜야겠다 싶어서 강제로, 억지로, 힘으로 밀어붙여서 공부를 시키게 된다면,
그건 더욱 더 아이를 망치게 될 것이 뻔합니다.
실제로 그렇게 하다가 심지어 아이가 집을 나가거나, 정신이상까지 오는 경우도 보았거든요.
어쩌면, 법우님 말씀하신 것처럼
어릴적부터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 주고, 칭찬해주기 보다는,
일정부분 부모님의 욕심으로 인해,
혹은 이 세상이 그래야만 잘 살것 같고, 그것이 아이를 원하는 것 같다고 느낀 생각 때문에
아이 마음 속에서 조금씩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되고,
거부감을 키운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이렇게 보면, 이 일은 아이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사실 탐진치 삼독 가운데 치심, 즉 어리석은 부모의 잘못이기 쉽습니다.
그렇다고 법우님이 잘못했다는 말이라기 보다는,
이 세상의 거의 모든 부모님들이 그렇게 하고 있고,
그런 분위기다 보니 그것이 최선인 줄 알고 그러셨겠지만,
아이의 마음 속에는 거부감이 쌓였을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 답은 하나 밖에 없지 않은가 싶습니다.
우선은 아이의 마음이 되어야 합니다.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주고, 받아주고, 그 마음과 하나가 되어 주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집착이 없어야 하고, 성적에 대한 바람도 없어야 합니다.
그저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느냐고 참회하고, 미안하다고 얘기해 주고,
공부 잘 안해도 좋다고 진심으로 얘기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부모님 마음도 진실로 공부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렇게 심하게 밀어붙인 결과,
결국 유망한 대학을 갔다가 자살하는 아이들이나,
수능 시험보고 자살하는 아이들처럼 극단적일수도 있을텐데,
그래도 우리 아이는 아직 이런 정도는 아니지 않습니까.
그럴 바에는 차라리 공부를 못하더라도,
행복을 연습할 줄 알고, 하루 하루 스스로 행복할 줄 알고,
부모님과 행복하게 즐기며 대화할 줄 알고,
서로 마음 터놓고 지낼 줄 아는 슬기롭고 지혜로운 아이로 키우는 것이 좋지 않겠어요.
그리고 그래야지만, 아이가 마음을 돌리고 공부를 다시 시작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부모님이 성적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아야지만 아이는 아이러니하게도 공부를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려면 울화통이 치솟더라도,
게임하고 있고, 놀고 있는 아이 마음을 헤아려 주려고 노력해 보세요.
함께 게임도 즐겨주고, 성적 나쁘게 나와도 우리는 괜찮다고 말해 주세요.
우리는 네가 행복한 것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 해 주세요.
그리고 공부 잘 한다고 다 잘 사는 것은 아니니,
네가 정말 행복하게, 즐겁게 잘 살 수 있는 길을 스스로 찾아 가라고 이야기를 해 주세요.
스스로에게 맡겨 주는 것입니다.
그래야 주인의식이 생기고,
내 삶을 부모님에게 의지하기 보다,
그래서 시켜서 하기 보다,
내 스스로 내 삶에 대해 고민하는 아이로 크게 됩니다.
그렇게 믿고 맡겨 주어야 합니다.
자꾸만 이래라 저래라 하면 고스란히 마이너스 밖에 되지 않습니다.
결국, 지금 이 모든 문제는 사실 문제가 아니라,
내가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문제인 것입니다.
또한 내 스스로, 부모가 만들어낸 문제이지, 아이가 문제인 것은 아니에요.
아이는 완전하게 아름답게 부모가 시키는대로 잘 커가고 있는 중입니다.
부모가 먼저 바뀌어야 아이도 바뀔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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