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개고, 무상 무아는 곧 괴로움 - 삼법인 강의(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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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개고, 무상 무아는 곧 괴로움 - 삼법인 강의(10)

목탁 소리 2014. 1. 12. 17:13

 

 

3. 일체개고(一切皆苦)

 

무상, 무아는 곧 괴로움이다

 

 괴로움 혹은 즐거움이란 것이 무엇인가. 내 뜻대로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될 때 우리는 즐거움을 느끼고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괴로움을 느낀다. 내가 원하는 대로 잘 되면 행복, 안 되면 불행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 것을 원하는가. 항상 하는 것을 원한다. 나라는 존재가 항상 하는 것을 원하고, 내 소유가 항상 하는 것을 원하며, 내 가족이 항상 하는 것을 원한다. 내가 빨리 죽기를 원하거나, 내 소유와 지위와 권력과 또 내 이웃들이 항상 하지 않고 빨리 없어지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항상 하기 위해서는 그 모든 것들이 고정된 실체가 있어야 한다. 변하지 않고 실재적으로 존재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언제까지고 내 곁에 붙잡아 둘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행무상과 제법무아에서 살펴보았듯이 이 세상 그 어떤 것도 항상 하거나, 고정된 실체로써 존재하는 것은 없다. 세상 모든 것은 인연 따라 생겨났다가 인연이 다 하면 사라질 수밖에 없으며, 끊임없이 인연 따라 변해갈 수밖에 없는 것들이다. 그 어떤 것도 실체가 없으며, 다만 그럴만한 인연이 화합하여 잠시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일 뿐이다. 인연 따라 만들어진 모든 것은 실체가 없어 공하며, 무상하고, 무아인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 다 할 수도 없고, 원하는 것을 다 가질 수도 없으며, 원하는 대로 자유 자재하게 살아갈 수도 없다.

 

내가 원하는 것은 모든 것이 항상 하는 것이고, 고정되어 있는 것인데, 이 세상은 내가 원하는 대로 되어 주지 않는다. 이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며 흘러간다. 어느 하나 그 자리에 머물러 그 모습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모든 것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 그렇기에 우리는 괴롭다. 내 마음대로 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괴롭다.


 괴로움이란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우리는 무상(無常)이 아닌 상(常)을 원하고 무아(無我)가 아닌 아(我)를 원한다. 그런데 세상의 기본적인 속성은 무상이고 무아이기 때문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괴로울 수밖에 없는 존재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 항변할 것이다. 그래도 세상에는 내 뜻대로 되는 것도 많고, 즐거운 일들도 많은데 왜 하필 불교에서는 부정적인 부분만 부곽 시키고 있는가. 물론 세상에는 내 뜻대로 되는 것도 많고 즐거운 일들도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삼법인의 가르침은 그런 개별적인 사건들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라 삶 전체를 놓고 설해진 가르침이다. 우리 삶의 수많은 즐거움들을 무시하자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삶 전체를 놓고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우리는 사랑하는 이성을 만나 행복해질 수 있다. 또한 대학을 합격하거나, 멋진 직장에 취직하거나, 진급을 하거나, 좋은 친구를 사귀거나, 많은 돈을 벌거나, 좋은 집을 살 수도 있다. 우리 삶에서 행복하고 즐거운 것들은 넘쳐난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그 순간 즐거움을 전해줄 수는 있지만, 그 즐거움을 언제까지고 계속된 즐거움으로 가져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 모든 것들은 끊임없이 변해가고 언젠가는 소멸되고 만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이 세상의 필연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물론 행복한 순간을 누릴 수도 있지만, 헤어질 수도 있고, 그 사랑이 변할 수도 있으며, 심지어 배신과 질투와 증오의 결말을 맞을 수도 있다. 물론 결혼을 해서 행복하게 살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100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안에 우리는 삶과 죽음이라는 이별의 강을 건너지 않을 수 없다.

 

돈도, 명예도, 권력도, 직장도, 집도, 차도, 친구도 모든 것들은 다 변하며 변화의 끝은 이별이고 소멸이다. 사람은 생노병사하고, 물질은 생주이멸하며, 우주도 성주괴공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이 우주의 이치이자, 삼법인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결국 우리 모두는 괴로움을 맞이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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