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 명상하는 날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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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 생활수행

'관' 명상하는 날

목탁 소리 2009. 10. 14. 10:14

늘 스스로 지켜보고 관하려고 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매일, 매 시간, 매 순간 순간 마음 을 집중하여 지켜보며 살아야 하지만
생각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 것입니다.

하루를 딱 정해 놓고
그 날 하루만이라도 모두 함께 아침부 터 저녁까지
'지켜봄'이 순일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는 것은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주일에 단 하루만이라도
‘관하는 날’을 정하여 그날은 조금 더 깨어있고자 마음을 모아 보자는 것
입니다.

관하는 날을 정한다는 것이
어찌 생각해 보면 참 우스운 일이지요.
저도 알아요.

그렇지만 일년 내내 수행하지만서도
여름철에 산사로 수련대회를 떠나고,
매일 매일 기도하지만서도
재일이든, 일요법회든, 밝은 모임이든
따로이 날을 정해 법회에 동참하지 않던가요.

그것처럼...
매일 매일 깨어있고자 노력하고,
관하며 살려고 하지만 잘 되지 않으니
이렇게라도 날을 정해 그날 만이라도
조금 더 집중하여 관수행에 동참해 보자는 것입니다.

어떠세요.
법우님들 이렇게 한 번 두 번 날을 정해 하다보면
분명 그 하루의 일상이,
마음 집중하여 사는 하루가
다른 그 어떤 날보다 더욱 값지고 평화로운 하루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관하면서 보낸 하루가
그렇지 않은 하루보다 훨씬 값지고 평화롭다는 것을
금방 체험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마음 집중의 연습을 하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면 그렇게 하루고 이틀이고 날을 정해 마음 집중을 연습하다 보

분명 달라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매주 화요일이 좋겠어요.
일주일이 시작되는 월요일 날도 좋겠지만,
주말동안 밀려있는 일과도 많을 테고,
주말의 여흥이 녹녹히 남아 있어 마음 집중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화요일 날이라면 월요일 하루 동안 관하는 연습을 하면서
화요일을 준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날이 관하는 날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도록,
또 화요일 하루 동안 온전히 깨어있는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월요일에 이런 저런 준비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화요일!
그 날 하루는 온종일 마음을 집중하여
몸과 느낌 마음 대상에 마음을 집중하여 하루를 살아보는 것입니다.
그 날 하루만이라도 내 삶의 온전한 주인이 되어
'온전한 하루'를 살아 보는 것입니다.

그 날 하루는
온전히 나 자신과 하나 되는 날이고,
내 안팎의 경계와 하나 되어 온전히 지켜보는 날입니다.

그 날 하루가 얼마나 평온하고 아름다운 하루가 될지
그것은 온전히 법우님의 몫이 될 것이지만,
이런 작은 마음공부의 시도가 우리에겐 큰 힘이 되고
정진의 계기가 될 것입니다.

화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오늘이 '관하는 날'이구나 하고 알아차릴 수 있도록
미리부터 관하는 날의 표시를 곳곳에 해 두시기 바랍니다.

바로 지금 달력에 매주 화요일마다
'관하는 날'이라고 적어 놓으세요.
아니 달력 뿐 아니라 내 눈길 닿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좋습니다.
집이나 사무실의 달력에서부터
지갑이며, 수첩, 책상 앞, 문, 화장대, 화장실...
아! 핸드폰 첫 화면에 적어 놓아도 좋겠네요.

조금 수고스럽겠지만
이렇게 적어 놓게 되면 순간 놓치게 되었을 때
다시금 마음 모아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화요일 아침에 일어나는 순간부터
오늘이 '관하는 날'임을 알아차리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세수를 하고 밥을 먹으면서,
차를 타고 출근을 하면서, 또 차를 기다리면서,
사람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면서,
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집으로 돌아와 잠자리에 들기 직전까지,
될 수 있다면 알아차림이 여일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이 날 하루는 조금 더 마음을 모아보는 것입니다.

물론 하루 온종일 마음을 집중하여 살아갈 수는 없을 거예요.
아니 처음에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하는 편이 나을 겁니다.
그렇지만 한동안 놓치고 있으면서
어느 순간 ‘놓쳤구나’ 하고 알아차릴 수 있다면,
그래서 ‘놓쳤구나’ 하고 다시 돌아와
집중할 수 있는 순간이 조금씩 늘어난다면
당신은 아주 흡족하게 관하는 날 수행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하루 하루가 모이게 되면,
이런 순간 순간이 모이게 되면
머지않아 우리 마음에는 평온이 깃들게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될 수 있다면
이날은 느릿느릿 말하고 행동할 일입니다.
급하면 그만큼 놓치기 쉬워요.
행여 조금 급한 일이 있다면 급하고 조급한 마음을 관찰하면서
몸과 마음이 급함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온전히 느껴볼 일입니다.

또한 모든 순간 순간의 행을 온전한 목적으로 알고,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나의 최선을 다해 그 순간을 보내어야 합니다.
별일 아니라고 생각되는
차를 기다리는 시간, 걷는 시간, 쉬는 시간,
차를 마시는 시간, 빨래를 하는 시간, 청소를 하는 시간,
화장실에 가는 시간,
그런 시간 시간이 온전히 내 삶의 목적이 되도록 하시라는 겁니다.

빨리 청소하고 다른 일 하려는 마음,
빨리 차를 타고 목적지에 도착해야지 하는 마음은
우리가 잘 닦아줘야 합니다.

오직 청소하는 그 자체가,
차를 기다리는 그 자체가 온전한 하나의 수행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음을 집중하여 청소하고,
마음을 집중하여 화장을 하고,
마음을 집중하여 차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참 재미있고, 또 평화로운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아마도 함께 참여하시고자 마음을 내시고,
'관수행'의 의지를 조금만 일으키실 수 있다면
누구라도 화요일 그 하루에 분명히 감지할 수 있을만큼
큰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확신을 해요.

염주를 손에 들고
이 날 하루를 살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이 날 '염주'의 의미는 그냥 돌리는 의미가 아니라
'이 순간으로 돌아와 관하라'는 신호인 것이지요.

염주가 손에 있음을 아는 순간
'이 순간으로 돌아와 관하라'는 메세지로 돌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염주가 아니라 '관'이라고 쓴 종이 한 장이라도 좋아요.

아니면 다른 그 어떤 신호라도 좋습니다.
그것에 '이 순간으로 돌아와 관하라'는 의미를 부여해 놓고
관수행을 연습하는 것입니다.

지난 번엔 '말'을 걸거나,
걸어오는 말을 들을 때 그 말의 첫 번째 의미를
'이 순간으로 돌아와 관하라'는 신호로 정해 보았었던 것을 기억할 것입니
다.

그것도 참 좋은 방법이지요.
일단 한 번 저질러 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관하는 날을 정해 놓고 함께 동참하기로 해 놓고,
단 한 번만 '관하는 날'임을 기억하고
'이 순간으로 돌아와 관'할 수 있다면 크게 성공한 것입니다.

행여 두 번, 세 번, 아니 한 열 번 정도 정해 놓은 신호를 보고
'이 순간으로 돌아와 관하기'를 실천하였다면
정말 대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거예요.

그렇다고 너무 크게 바라지는 마세요.
관한다는 것은 고요한 것이고 조용한 것입니다.
천지가 개벽할만한 삶의 변화가
즉흥적으로 감각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니란 말이지요.

어쩌면 우리가 느끼지 못 할 만큼
조용한 울림으로 우리의 내면을 언뜻 스쳐갈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우리가 느끼지는 못하였을지라도
그 '관'의 힘은 우리를 조금씩 '자성부처님'의 자리로 안내할 것입니다.

우리 안에서는 천지가 개벽하는 것 이상의
큰 변화 없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니까요.

“이 글을 읽는 모든 도반님들이
몸과 느낌, 마음, 대상을 관함으로써
미움에서 벗어나고 고통에서 벗어나고, 번뇌에서 벗어나지이다.
모든 도반님들은 언제나 행복하소서. 평안하소서. 안락하소서...
나의 길벗이신 도반님들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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