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가르침과 생태운동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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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방한담 산사하루

부처님가르침과 생태운동

목탁 소리 2007. 12. 11. 14:52




[가평 현등사와
봉화 청량사의 텃밭]

요즘 환경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크게 대두되고 있는 실정인데요,
그럴수록 더욱 부처님 가르침이
이 오염된 세상에 큰 가르침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구 환경을 살릴 수 있는
정신적 대안은 오직 부처님 가르침에 입각한
연기적 삶이요, 자비적인 삶이라는 것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생태 불교를 공부하게 하는 이유입니다.

불교환경연대에서
백남석 법사님을 초청하여
'부처님 가르침과 생태운동'이라는
강의를 들었다고 하는데요,
다음은 그 강의 내용입니다.


'부처님 가르침과 생태운동'

사람들은 저마다 남들보다 많은 재물을 소유하고, 소비하려는 욕망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욕망을 이루게 되면 행복해 하지만, 욕망을 이루지 못하거나 가진 것을 잃게 되면 괴로워한다.

우리가 소유하고 있거나 소유하고 싶어하는 것은 무엇 하나 영원한 것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내 것이라 집착하면서 근심걱정이 태산과 같다.
행복감은 재물로부터 오지 않으며, 온다 하더라도 일시적일 따름이다. 행복은 기대와 욕망의 충족으로 오기 때문에 밖으로 끝없는 욕망를 충족하기보다는 오히려 욕망를 일으키지 않거나 적게 갖을 때 보다 더 쉽게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경제가 발전하지 않은 방글라데시, 네팔, 부탄과 같은 나라의 행복지수가 가장 높다는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사람들의 이러한 끝없는 욕망은 생산력 증대로 이어졌다. 특히 산업사회의 발달과 폭발적인 인구증가는 보다 폭넓고, 치명적인 환경영향을 야기했다. 공업의 발달은 인구의 도시집중을 가속화시켰고, 생산성의 증대와 이동수단의 발달은 원자재와 에너지의 수요를 크게 증가시켜 왔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사람들의 끝없는 욕망을 충족시켜줄 수 있을 만큼의 무한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한정된 환경 자원을 오염시키고 파괴함으로써 모든 생명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황금에 눈먼 인류’라고 표현할 만큼, 사람들은 금을 갖고 싶어한다. 그런데 무수한 금광이 쏟아내고 있는 여러 가지 배설물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네바다주에서 금 1온스(31.1035 그람)는 485,000원 하는데, 이 금을 얻기 위해 100톤 이상의 흙을 깎아 내며 30톤 이상의 암석을 채굴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하루에 50만 톤의 흙과 암석을 파낸다고 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금을 분리하는데 수은과 시안화물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수은을 사용하는 아말감법과 암석가루를 시안화물 용액에 잠그는 시안법이 이용되고 있다. 이로 인해 식수가 오염되고, 광산주변은 사막화되어 가고 있다.

이미 지구는 심각한 환경 문제에 직면해 있음이 밝혀진 지 오래다. 한 번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에 100년 간 잔류할 수 있다고 한다. 계속 축적된 이산화탄소 층은 지구를 온실화 하여 해수면을 상승시켰고, 이로 인해 대형 홍수 등 기상이변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대기 중 오염 물질은 이미 남한의 300배 이상 되는 넓이의 오존층을 파괴하였고, 이로 인해 자연 생태계뿐만 아니라 질병에 대한 면역력까지 떨어지고 있다. 이미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대기 오염에서 비롯된 기관지, 피부 등의 질환을 앓고 있다.

그리고 산성비와 화학비료로 인하여 비옥한 토양이 사막화되어 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무계획적이고 무차별적인 삼림훼손으로 많은 동식물이 멸종해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생태위기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지 않고, 난 개발은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다.

모든 것은 인연의 그물로 연결되어 있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귀 기울이지 않고, 당장 눈으로 확인되는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결과가 없으면 자신과는 관계가 없는 일인 듯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환경 문제는 전 인류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이며, 사고의 전환을 하지 않으면 풀 수 없는 문제가 되고 있다.

하나의 예를 들어 보자. 북극의 빙하는 1만 1천년 동안 녹은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작년(2005년) 미국빙설자료센터(NSIDC)가 밝힌 자료를 보면, 최근 5년 동안에 북극빙하의 25%가 사라졌다고 하며, 앞으로 반세기 안에 빙하가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로 인해 동토(凍土) 대에 묻혀 있는 메탄가스가 대기로 증발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20배나 강한 온실가스인데, 동토 대에는 전 세계 메탄 매장량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7백억 톤이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메탄의 증발은 지구의 온난화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이는 다시 더 많은 메탄을 방출하게 하는 악순환을 낳는다. 급격한 온난화에 따른 기상재해의 피해액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엄청날 것으로 추산된다.

수조 달러로 추산되는 북극의 자원을 노려 소위 선진국이라는 나라들이 앞다투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녹아 내리는 북극은 인류에게 주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많은 대재앙을 안길 수 있다.

이로 인해 러시아 북극권에 자리한 비코프스키라는 작은 어촌마을의 이벤크족 주민들은 최근 해마다 5-6m씩 마을 쪽으로 다가오는 해안선을 속수무책으로 바라 볼 수밖에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조상 대대로 살아온 삶의 터전이 다음 대에는 바다에 잠길 것이 확실해지기 때문이다. 러시아에는 이런 마을이 457개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그 뿐만 아니라 북극권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페초라 탄전의 13만 명의 보르쿠타시 주민들도 요즈음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영구 동토층 위에 건설된 도시 건물의 80%가 지반이 녹으면서 붕괴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북극의 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4백만 명이 거주하고 있는 북극권 8개국의 삶의 터전이 사라질 운명에 처해 있다.

빙하가 녹기 시작하자 이를 걱정하며 대책을 마련하기보다는 전 세계 석유 및 가스의 4분의 1 이상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에너지 자원의 보고인 북극을 차지하려는 경쟁이 불꽃을 튀기고 있다. 노르웨이 북쪽 해안에서만 시추기지가 50여 개나 건설되었다. 작년(2005년) 북해에서 바렌츠 해를 거쳐 유조선으로 운반된 석유는 1억 4천 6백만 배럴이다

유엔은 2001년 보고서를 통해 북극 지역의 15%만 개발권에 있으나 2050년에는 80%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생태계 파괴를 견디다 못해 얼음과 사냥만을 알던 에스키모족들은 지난해 변호사를 고용해,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에스키모 마을 하나를 옮기는 데는 1억 달러(약 1천 55억 원) 이상이 든다고 한다.

북극처럼 아프리카의 호수도 문제가 심각하다. 677개에 달하는 아프리카 호수 대부분이 수자원을 부분별 하게 남용하고 있으며, 가뭄 등 기후 변화와 부적절한 댐 건설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차드, 카메룬, 나이지리아, 니제르 4개국에 걸쳐있는 차드호는 현재 수량이 1960년대의 5% 정도에 불과하다고 추정되고 있다.

중국의 문제 한 가지를 살펴보면, 2004년 한해 동안 45억 개의 일회용 나무젓가락을 사용했다고 한다. 이 나무젓가락을 만들이 위해서는 잘 자란 나무 2천 5백만 그루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불교적인 세계관을 바르게 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생태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만 한다.


1. 선형인과율과 상호인과율

부처님 당시 바라문교도나 사문들은 ‘원인은 결과를 낳지만, 결과는 원인에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다’는 선형적 단일 방향의 인과율을 주장했다. 이러한 패러다임에서는 제일 원인이 무엇이냐가 매우 중요하다.

바라문교에서는 제일 원인이 창조주인 브라흐만이라 주장했고, 사문들은 다양한 요소라고 주장했기 때문에 대립하지 않을 수 없었다. 즉 바라문교에서는 세계가 브라흐만의 전변이라 했고(轉變說), 사문들은 다양한 요소들의 집합이라고 했다(積聚說).
이들의 주장처럼 세계가 불변의 자기 동일성을 지닌 실체로서 존재한다면 두 가지 주장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바라문교도와 사문들은 대립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석가모니부처님은 이들이 주장한 행위의 주체인 자아의 존재를 부정했다. 그 이유는 인지하거나 행위 하는 자아는 실체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조건에 의해 나타났다가 사라질 뿐이라는 진리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부처님은 선형적인 인과율의 모순을 지적하면서, 모든 것들은 상호의존관계에서 존재한다고 하였다. 이를 일컬어 ‘연기법’이라고 한다.

연기법이라는 상호인과율에서는 자아와 세계, 인간과 자연, 정신과 물질 등을 주체와 객체라는 이원화된 별개의 실체로 보지 않고 행위를 통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로 본다.

칼루파하나 박사가 지은 <싯다르타의 길>(재연스님 역)에 보면, 석가모니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고 있다.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사물은 다양한 조건에 의지하여 발생된다. 새싹은 종자의 번식력과 유효한 습기, 흙의 정기에 의존하여 발생한다.
종자에서 움이 텄을 때, 우리는 새싹을 발생시킨 배경을 살펴보고 이러이러한 조건들이 싹을 틔웠다고 말한다. 만일 싹이 틔워지지 않았을 경우에는 이러이러한 조건이 결핍되었으며, 따라서 싹이 띄지 않았다고 단정한다. 이것이 바로 의존적 발생의 원리, 즉 연기의 법칙이다.
이것이 존재함으로써 저것이 생겨난다. 이것이 소멸함으로써 저것이 소멸된다. 이것이 바로 사물의 본성이 생성되는 방식이다.”


2. 인드라망의 생태계

부처님의 말씀처럼 생명의 본질은 상호의존성(interdependence)에 있다. 따라서 이 세계는 인드라망(因陀羅網), 즉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여러 조건의 연쇄적인 그물 망으로 표상 된다.
인드라망이란 제석천이 머물고 있는 궁전을 장엄하고 있는 망(網)을 가리키는데, 이 망(網)의 각각의 코에 달려 있는 보주(寶珠)들은 저마다 다른 모든 보주의 그림자를 비쳐 무한히 교차 반영된다.

이처럼 생태계는 생명의 그물(web of life)이라는 거대하고 복잡한 관계들의 연결망(network) 속에서 상호관련 되어 있다. 따라서 어떠한 생명이든 원래부터 타고난 자기 고유의 불변적인 어떤 것(본질, essence)이 아니며, 시간과 공간적 인연에 의한 잠정적인 어떤 것이다.

린 마굴리스와 도리언 세이건은 <생명이란 무엇인가>란 책을 통해,

“생물은 자기 완결적이고 자율적인 개체라기보다는 오히려 다른 생물과 물질과 에너지 그리고 정보를 교환하는 공동체이다. 우리는 숨 쉴 때마다 느리기는 하지만 역시 호흡하는 생물권의 나머지 생물들과 연결된다”고 했다.

여기 한 알의 콩이 있다고 가정할 때, 이 콩은 종자인가? 아니면 열매인가? 결론을 말하면 이 콩은 종자이자 열매인 것이다.

의상스님은 <법성게>를 통해 이렇게 말씀하고 있다.

법성원융무이상(法性圓融無二相) 제법부동본래적(諸法不動本來寂)
무명무상절일체(無名無相絶一切) 증지소지비여경(證智所知非餘境)
진성심심극미묘(眞性甚深極微妙) 불수자성수연성(不守自性隨緣成)
일중일체다중일(一中一切多中一) 일즉일체다즉일(一卽一切多卽一)


3. 나와 우주는 한 몸

모든 생명은 네 가지 요소로 이루어졌다고 하는데, 이를 사대(四大)라 한 다. 사대란 지(地), 수(水), 화(火), 풍(風)을 말하는데, 이는 곧 견성(堅性), 습성(濕性), 난성(煖性), 동성(動性)을 의미하고 있다.
이는 곧 사대의 요소가 없이는 생명이 존재할 수 없음을 가리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소중함만 알고 사대의 소중함은 모르고 있다. 자신이 곧 사대임을 깨닫지 못한 결과인 것이다.

우선 사대 가운데 물에 관해 살펴보자. 물은 생명체 활동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단세포 생물부터 약 100조 개의 세포로 구성된 인간까지 예외가 없다. 35억 년 전 원시바다에 있던 호기성 원핵생물도 물과 이산화탄소로 광합성의 재료를 얻었다. 호기성 원핵생물은 현재 생명체의 모든 세포 속에 존재하는 미토콘드리아의 조상 격이라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물이 없으면 생물이 생겨날 수 없는 까닭은 무엇일까. 물의 여러 가지 특성을 살펴보면 물은 생명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생명체가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은 암모니아 다음으로 비열이 큰 물질이다. 물의 온도를 올리는 데는 높은 열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외부 온도가 변하더라도 물은 쉽게 온도가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물이 주성분인 생물체도 외부 온도가 올라가거나 내려가도 그것의 영향을 덜 받고 일정한 체온을 유지 한다.

생명유지의 기본은 ‘항상성(恒常性)’이다. 외부 환경의 변화가 있을지라도 체내 조건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생명체의 체온 조절에도 물이 중요하다. 물 1그람을 수증기로 바꾸는 데는 약 500칼로리의 기화열이 필요한데, 더울 때 적은 땀이 증발하면서 많은 열을 빼앗아 가므로 체온을 쉽게 내릴 수 있다.

물의 비중이 섭씨 4도에서 가장 무거운 것도 의미가 크다. 대부분의 물질은 온도가 내려갈수록 무거워지지만 물은 4도에서 가장 무거워졌다가 온도가 떨어지면 도리어 가벼워진다. 그래서 물이 0도에서 얼어 얼음이 되면 가벼워지면서 물 위로 떠오르게 된다.
물이 표면부터 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얼음이 물보다 무거웠다면 호수나 강바닥이 죄다 얼어붙을 뻔했다.

물은 다른 어느 액체보다 점도가 낮다. 물이 끈적끈적하고 걸쭉했다면 피가 모세혈관 속을 흐르지 못했을 것이다. 건강하려면 물을 많이 마시라고 한다. 그것은 피의 점도를 낮춰 잘 흐르게 하기 위함인 것이다. 어느 용매(溶媒)보다 소금을 잘 녹이는 것도 생명체에 중요하다. 소금은 세포막의 대사에서부터 신경에서 일어나는 흥분 전달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지구에 있는 물 가운데 민물(담수)은 고작 2.5%(나머지는 바닷물)에 지나지 않고, 그것도 빙하나 지하수로 묶여 있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물은 0.01%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유엔은 2006년 3월 16일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개막된 제4차 물 포럼을 앞두고 ‘물-공유된 책임’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584족의 방대한 이 보고서에는 전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물 부족, 수질오염, 홍수피해 등 다양한 물문제가 담겨 있다.
이보고서는 특히 “21세기 들어 물 분쟁이 에너지 분쟁보다 많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2030년이면 전 세계 30억 명이 물 부족을 겪을 것이다. 현재도 세계 인구의 20%인 11억 명이 더러운 물을 마시고 있다.”
“물 공급의 양극화도 심각해져 미국과 아프리카 잠비아의 1인당 물 소비량은 12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세계 물의 날’인 3월 22일까지 계속된 이번 포럼에는 세계 각국의 정부 관리와 전문가, 비정부기구 관계자 1만여 명이 참석해 물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유엔 보고서는 지난 세기 세계 인구는 2배 증가한 반면 물 사용량은 6배나 늘었다고 밝혔다. 인구 증가에 맞춰 2030년까지 세계 식량공급이 현재보다 55% 늘어나면 물 사용량은 더 급격히 증가해 30억 명이 물 부족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11억 명(세계 인구의 20%)이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하며, 인구 대국인 중국과 인도의 물 위생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의 물 공급 양극화도 더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1인당 하루 500L의 물을 소비하지만 아프리카 잠비아는 4.5L, 말리는 8L에 불과하다. 유엔의 최소 권장량인 50L에 훨씬 못 미친다.
이와 함께 전 세계 도시 인구가 현재는 50%에 못 미치지만 2030년에는 75%가 넘을 것으로 보여 도시 빈민층에 대한 식수 공급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물은 또 식량 및 공업 생산과도 직결된다. 따라서 물을 확보하려는 국가 간, 지역 간 갈등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지구촌에서 갈등이 심각한 곳은 요르단 강과 나일 강이 흐르는 지역이다.
1967년 제3차 증동전쟁의 한 원인은 시리아가 요르단 강 상류에 댐을 건설하려 한 데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197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이집트 수단 등 아프리카 8개국의 나일 강 쟁탈 분쟁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터키와 시라아, 이라크는 유프라케스 강을 두고 있다. 그리고 중국과 인도는 브라마푸트라 강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21세기 들어 5만에서 30만 명의 희생자와 250만 명의 난민을 초래한 수단 다르푸르 대학살도 물 부족이 한 원인이다.
2개국 이상을 지나는 국제 하천은 50개국에 241개이고, 세계 인구의 40%가 인접국의 물에 의지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경쟁적으로 댐을 쌓아 물을 확보하려는 나라 간 경쟁으로 강의 생태계가 파괴되고 수자원이 급속히 고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뿐만 아니라 우리가 낭비하고 있는 종이를 놓고 보더라도 그러하다. 따라서 한 장의 종이가 곧 우주임을 알아 소중하게 다루어야 한다. 그 까닭은 한 장의 종이가 만들어지려면 우주의 모든 것이 동원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우주의 모든 에너지가 모여 한 장의 종이로 그 모습을 나타내 보인 것이다.

따라서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다른 모든 것을 자신의 몸처럼 소중하게 생각하고 다루어야만 한다.

<법구경> ‘올바름의 장’에 보면,
부처님께서는 “살아있는 생명을 해치는 사람은 결코 위대한 성자가 될 수 없다. 이 모든 존재에게 연민의 마음을 느끼는 사람, 그 분이야말로 위대한 성자가 아니겠는가”라 하셨다.


4. 생태계 위기의 극복 방안

부처님께서는 사람의 목숨은 호흡(呼吸)하는 사이에 있다고 하셨다. 즉 숨을 내쉬고 들이마시는 사이에 목숨이 달려 있다는 말씀이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말 가운데 호흡과 같은 어순으로 사용되는 말이 있는데, 곧 매매(賣買), 수수(授受), 거래(去來) 등이다. 이 말은 글자 그대로 팔고 삼, 주고받음, 가고 옴이다.
이 말들의 공통적인 숨겨진 의미를 살펴보면 ‘받기 전에 먼저 주어야 한다’는 깊은 뜻이 담겨져 있다. 생각해 보자. 모두가 받기 전에는 주지 않겠다고 한다면 어느 누가 받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모두가 받기에 앞서 먼저 주려고 한다면 저절로 받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이치를 바로 깨달아 물과 공기와 토양을 이용하기에 앞서, 먼저 그 생명을 살리는 데 관심을 가지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중중무진으로 얽혀 있는 깊은 인연을 살펴 볼 때, 내가 살고자 하면 다른 생명들도 잘 살 수 있게 해야만 한다. 그 뿐만 아니라 생태계를 파괴하거나 교란하지 말고 영구 보존해야만 한다.

너와 내가 둘이 아닌 이치(不二)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생태계 문제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지금은 생활형편이 어려우니 ‘좀더 풍족해지면 생태계문제에 신경 쓰겠다’ 거나, 남들이나 후손이야 어떻게 되든 나만 편하게 잘 살면 된다는 생각은 공멸로 가는 지름길이다.
자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지금 보다 나은 생태환경을 물려줄 수 있도록 보존하고 아껴야만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최소한 지금 우리가 누리는 만큼이라도 누릴 수 있도록 유지시켜야 한다.
이와 같이 이 시대의 빈부간, 지역간, 국가간의 문제로만 보고 해법을 찾기보다는 미래세대와 세대간의 형평과 균형을 유지하려는 노력도 기우려 나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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