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으로만 나도는 남편이 미워요
[문]
결혼생활 십육 년째인데 아직도 남편과 티격태격합니다. 남편을 탓하고 구속하려 하는 이 마음을 도무지 놓을 길이 없습니다. 이런 제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너무 한심하고 어른스럽지 못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사실 제가 남편에게 바라는 건 별 게 아닙니다. 그냥 햇살 좋은 날 봄볕도 같이 느끼고 싶고, 대청소도 같이 하고 싶고, 같이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고 싶은 거지요. 그런데 남편은 집보다는 밖에 나가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그러면서도 아내는 무조건 남편의 뜻에 순종해야 한다는 조선시대 사고방식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남편을 탓해야 하나요? 아니면 마음공부 재료로 삼아서 더욱 더 열심히 정진해야 하나요? 나름대로 생활 수행을 하고 있는데 아직 행복해지는 건 잘 모르겠네요.
[답]
수행자는 더 행복해야 한다는 생각을 그냥 놓아버리세요. 어찌 보면 수행자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더 어려운 길, 더 힘겨운 길을 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근본에서는 그 길이 더 밝은 길이지만, 세간의 눈으로 보았을 때는 안 보이는 어둠을 닦아야 하는 길이다 보니 그만큼 사서 고생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수행했는데 왜 행복이 찾아오지 않나 하는 생각이 바로 욕심인 줄 알고 그것 또한 놓아버려 보세요.
수행하고 마음공부 하니까 오히려 더 힘이 들지만, 그 이면에 마음이 평온해 지는 면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수행 열심히 하려고 삼천 배를 해 보면 참 힘이 듭니다. 그런데 마음까지 괴롭던가요? 몸뚱이가 좀 힘들어 그렇지, 절 하면서 괴롭다고 하지는 않습니다. 그와 같은 도리입니다. 삼천 배 할 때는 힘이 들고 어렵지만 삼천 배를 마치고 나면 몸뚱이 착심이 많이 떨어져 나가지 않던가요. 그 전에는 백팔 배만 하려고 해도 힘들었는데 삼천 배를 하고 나니까, 백팔 배 쯤은 아무것도 아니지요. 백팔 배 하기 싫은 업이 그만큼 떨어져서 이제 백팔 배 쯤은 쉽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그게 업장소멸이지 어디 엄청난 데서 업장소멸을 찾을 것도 없습니다.
남편이 밖으로만 나돌지 말고 나와 함께 시간을 더 보내주었으면 좋겠지만 그런 마음은 그냥 내 마음일 뿐입니다. 내 마음이 만들어 놓고 나 스스로 걸려 괴로워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마음을 우선 놓아보세요. 어떻게 그 마음을 놓을 수 있겠느냐 하지 마시고 남편에게 바라는 마음들을 그냥 다 놓아보세요. 놓을 수 있습니다. 그래야 내가 자유로워집니다.
남편을 통해서 행복해지려 하지 말고, 자식을 통해서 행복해지려 하지 말고, 그냥 나 혼자서도 행복할 수 있도록 하세요. 본래 원만 구족한 존재인데 왜 혼자서 자유롭고 행복할 수 없겠습니까. 조선시대 사고방식을 가진 남편, 가족보다 친구들을 더 좋아하는 남편, 잘못된 사고방식을 가진 남편이라고 느끼는 그 마음부터 우선 놓아 보십시오. 그러고 나면 잘못된 사고방식을 가진 남편을 바꾸려고 하는 내 마음도 함께 놓여지게 됩니다. 그렇게 놓고 나야 남편도 바뀔 수 있는 것이지, 내 안에서 남편이 내가 생각하는데로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고 고정 짓고 있으면 바꾸기 더 어려워집니다.
내가 바뀌는 것이 가장 빨리 상대를 바꿀 수 있는 길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고정관념이 이미 굳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그 고정된 관념을 쉽게 바꾸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바꾸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내 식대로 맞추려고 하면 나만 힘이 듭니다. 주말에도 놀아주지 않고 밖에만 나가려드는 남편에게 짜증부리고 화내던 마음을 돌이켜 이해하려고 애를 써보십시오. 대인관계가 좋은 남편이라고 한번 칭찬해보면 어떨까요.
사실 모든 문제나 고통스런 상황은 결코 외부에 있지 않습니다. 남편에게 있지 않습니다. 우리 내면의 어떤 문제가 남편의 반응이라는 방식으로 튀어나오는 것일 뿐입니다. 그러한 남편을 만난 것이 어떤 인연과 이유를 가지고 온 것인지, 그런 남편을 만남으로써 나의 어떤 부분이 정화되고 변화되어 가는지를 우리는 온전히 다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그 경계는 우리를 괴롭히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를 돕고 있으며, 지금 이 상황은 고통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요 마음공부의 열린 장이라는 점입니다.
내가 먼저 변해야 남편이 따라 변하게 됩니다. 내가 평온해지면 오히려 남편이 이상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면서 변하는 아내에게 발맞추어 남편도 스스로 변화의 필요성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변해야 남편이 변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조금만 더 방하착 해보세요. 더욱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문]
결혼생활 십육 년째인데 아직도 남편과 티격태격합니다. 남편을 탓하고 구속하려 하는 이 마음을 도무지 놓을 길이 없습니다. 이런 제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너무 한심하고 어른스럽지 못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사실 제가 남편에게 바라는 건 별 게 아닙니다. 그냥 햇살 좋은 날 봄볕도 같이 느끼고 싶고, 대청소도 같이 하고 싶고, 같이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고 싶은 거지요. 그런데 남편은 집보다는 밖에 나가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그러면서도 아내는 무조건 남편의 뜻에 순종해야 한다는 조선시대 사고방식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남편을 탓해야 하나요? 아니면 마음공부 재료로 삼아서 더욱 더 열심히 정진해야 하나요? 나름대로 생활 수행을 하고 있는데 아직 행복해지는 건 잘 모르겠네요.
[답]
수행자는 더 행복해야 한다는 생각을 그냥 놓아버리세요. 어찌 보면 수행자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더 어려운 길, 더 힘겨운 길을 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근본에서는 그 길이 더 밝은 길이지만, 세간의 눈으로 보았을 때는 안 보이는 어둠을 닦아야 하는 길이다 보니 그만큼 사서 고생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수행했는데 왜 행복이 찾아오지 않나 하는 생각이 바로 욕심인 줄 알고 그것 또한 놓아버려 보세요.
수행하고 마음공부 하니까 오히려 더 힘이 들지만, 그 이면에 마음이 평온해 지는 면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수행 열심히 하려고 삼천 배를 해 보면 참 힘이 듭니다. 그런데 마음까지 괴롭던가요? 몸뚱이가 좀 힘들어 그렇지, 절 하면서 괴롭다고 하지는 않습니다. 그와 같은 도리입니다. 삼천 배 할 때는 힘이 들고 어렵지만 삼천 배를 마치고 나면 몸뚱이 착심이 많이 떨어져 나가지 않던가요. 그 전에는 백팔 배만 하려고 해도 힘들었는데 삼천 배를 하고 나니까, 백팔 배 쯤은 아무것도 아니지요. 백팔 배 하기 싫은 업이 그만큼 떨어져서 이제 백팔 배 쯤은 쉽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그게 업장소멸이지 어디 엄청난 데서 업장소멸을 찾을 것도 없습니다.
남편이 밖으로만 나돌지 말고 나와 함께 시간을 더 보내주었으면 좋겠지만 그런 마음은 그냥 내 마음일 뿐입니다. 내 마음이 만들어 놓고 나 스스로 걸려 괴로워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마음을 우선 놓아보세요. 어떻게 그 마음을 놓을 수 있겠느냐 하지 마시고 남편에게 바라는 마음들을 그냥 다 놓아보세요. 놓을 수 있습니다. 그래야 내가 자유로워집니다.
남편을 통해서 행복해지려 하지 말고, 자식을 통해서 행복해지려 하지 말고, 그냥 나 혼자서도 행복할 수 있도록 하세요. 본래 원만 구족한 존재인데 왜 혼자서 자유롭고 행복할 수 없겠습니까. 조선시대 사고방식을 가진 남편, 가족보다 친구들을 더 좋아하는 남편, 잘못된 사고방식을 가진 남편이라고 느끼는 그 마음부터 우선 놓아 보십시오. 그러고 나면 잘못된 사고방식을 가진 남편을 바꾸려고 하는 내 마음도 함께 놓여지게 됩니다. 그렇게 놓고 나야 남편도 바뀔 수 있는 것이지, 내 안에서 남편이 내가 생각하는데로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고 고정 짓고 있으면 바꾸기 더 어려워집니다.
내가 바뀌는 것이 가장 빨리 상대를 바꿀 수 있는 길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고정관념이 이미 굳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그 고정된 관념을 쉽게 바꾸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바꾸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내 식대로 맞추려고 하면 나만 힘이 듭니다. 주말에도 놀아주지 않고 밖에만 나가려드는 남편에게 짜증부리고 화내던 마음을 돌이켜 이해하려고 애를 써보십시오. 대인관계가 좋은 남편이라고 한번 칭찬해보면 어떨까요.
사실 모든 문제나 고통스런 상황은 결코 외부에 있지 않습니다. 남편에게 있지 않습니다. 우리 내면의 어떤 문제가 남편의 반응이라는 방식으로 튀어나오는 것일 뿐입니다. 그러한 남편을 만난 것이 어떤 인연과 이유를 가지고 온 것인지, 그런 남편을 만남으로써 나의 어떤 부분이 정화되고 변화되어 가는지를 우리는 온전히 다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그 경계는 우리를 괴롭히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를 돕고 있으며, 지금 이 상황은 고통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요 마음공부의 열린 장이라는 점입니다.
내가 먼저 변해야 남편이 따라 변하게 됩니다. 내가 평온해지면 오히려 남편이 이상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면서 변하는 아내에게 발맞추어 남편도 스스로 변화의 필요성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변해야 남편이 변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조금만 더 방하착 해보세요. 더욱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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