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자주 내는 사람은 자신이 너무 화를 잘 내는 것 때문에 너무 화가 난다고 말한다. 화를 내는 것을 잘 살펴보자. 그것은 정말 내가 화를 내고 싶어서, 너무나도 화를 내고 싶어서 내가 화를 낸 것일까?
사실, 화를 내고 싶은 사람은 없다. 다만 화를 낼 만한 상황이 생겨나면, 거기에 반응하여 화를 내는 것일 뿐이다.
어쩌면 이것은 '내가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그저 '화가 나는 것'이지 않은가? 그럼에도 우리는 그 화의 주체를 '나'라고 여기고, '내가 일으킨 화'라고 함으로써 그 화를 자기화하고, 동일시한다. 그렇게 되면 화를 낸 나는 나쁜 사람이 되어버리고, 스스로를 화를 내는 나쁜 사람으로 규정짓게 된다.
인연이 화합하면 그에 따른 결과가 일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자연현상일 뿐이다. 화가 나는 상황이 생겨나 화를 내는 것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저 자연현상일 뿐.
화를 전혀 안 내는 사람이 정상이 아니라, 화를 낼 때 적당히 화를 내는 사람이 자연스러운 정상인이 아닐까?
화를 그저 있는 그대로 보라. 자연스럽게 일어난 화를 판단하고 정죄하고 죄의식에 사로잡히면서 화를 낸 나를 단죄하려 들지 말라. 내가 화를 낸 것이 아니라, 그저 인연 따라 화는 자연스럽게 올라왔을 뿐이다. 그리고 끝!
거기에서 끝내 버리라.
그 화를 붙잡고 내가 화를 냈다거나, 나는 나쁜 사람이라거나, 화를 내면 안 된다거나, 벌을 받을 것이라거나, 내가 화를 내서 저 사람에게 복수 당할 것 같다거나 하는 등의 온갖 생각에 사로잡혀 두 번째, 세 번째 화살을 더 이상 맞지는 말라.
부처님도 성인들도 화를 낸다. 다만 거기에 끝낸다. 화에 끌려가지 않을 뿐!
끌려가지 않을 때, 그것은 '내가 일으킨 화'가 아니라 그저 인연따라 일어난 무언가를 그저 지켜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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