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00m 히말라야 각국 등반대원들의 묘비를 지나며
고독과 침묵 속의 새벽길 드디어 오늘부터는 모든 고산에의 적응을 마쳤다고 보고 한없이 원 없이 오르는 날들이 남아있을 뿐이다. 안나푸르나도 다녀왔고, 물론 그 전에 인도 북부의 라다크, 판공초에서 5,000고지를 몇 번 넘어도 봤고, 또 이렇게 지금껏 일주일 동안 5,000고지 이상을 오르기 위한 느릿느릿 고산적응 산행을 계속 해 온 터다. 이제 본격적으로 고도를 올리며 내가 가야 할 바로 그 곳들을 두 발로 휘적휘적 걸어올라 줄 차례다. 첫 새벽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이른 청신(淸晨)의 길을 나선다. 어제 출발하던 바로 그 언덕길을 걸어올라 이제 새로운 길로 들어선다. 어제처럼 오늘도 타보체피크, 촐라체, 아라캄체, 니제카 피크, 로부체피크 등의 봉우리들이 내가 가야 할 방향 앞으로 병암(屛巖)처럼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