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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상주 대원정사 일요법회(13:30), 부산 목탁소리 토요법회(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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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베이스캠프트레킹 5

4,800m 히말라야 각국 등반대원들의 묘비를 지나며

고독과 침묵 속의 새벽길 드디어 오늘부터는 모든 고산에의 적응을 마쳤다고 보고 한없이 원 없이 오르는 날들이 남아있을 뿐이다. 안나푸르나도 다녀왔고, 물론 그 전에 인도 북부의 라다크, 판공초에서 5,000고지를 몇 번 넘어도 봤고, 또 이렇게 지금껏 일주일 동안 5,000고지 이상을 오르기 위한 느릿느릿 고산적응 산행을 계속 해 온 터다. 이제 본격적으로 고도를 올리며 내가 가야 할 바로 그 곳들을 두 발로 휘적휘적 걸어올라 줄 차례다. 첫 새벽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이른 청신(淸晨)의 길을 나선다. 어제 출발하던 바로 그 언덕길을 걸어올라 이제 새로운 길로 들어선다. 어제처럼 오늘도 타보체피크, 촐라체, 아라캄체, 니제카 피크, 로부체피크 등의 봉우리들이 내가 가야 할 방향 앞으로 병암(屛巖)처럼 그 ..

에베레스트 트레킹 누구나 떠날 수 있다 - 아마다블람을 벗삼아

이틀 머문 남체에 벌써 정이 든 것인지, 발걸음을 떼려니 꽁대와 남체바자의 풍광이 시선을 잡아 끈다. 매 순간 순간의 현실에 나를 활짝 열어 둔다. 진정 열려있음이란 어떤 것인지를 비로소 진하게 느낀다. 이 대자연의 모든 것이 그 어떤 걸러짐도 없이 파도치듯 안으로 밀려들어오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그것들을 받아들여 충분히 느끼는 것 뿐이다. 남체에서 텡보체(Tengboche, 3860m)까지의 첫 번째 구간은 어제 에베레스트 뷰 호텔에서 보았던 바로 그 길로 두세 시간 동안 계속해서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는 웅대한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아! 이것은 자연이 만들어 내는 장엄한 예술작품이요 엄중한 오케스트라이고 설산의 대서사시다. 발걸음과 호흡과 눈에 비친 대자연이 투명한 조화를 이루며 하나가 되..

에베레스트의 관문, 남체바자를 가다 - 에베레스트 라운딩(6)

관례적으로, 고산증세가 오기 시작한다는 3,440고지 남체바자에서 많은 여행객들은 고산적응 시간으로 이틀 밤을 머문다. 도착한 다음날 바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고산에 적응하기 위한 시간으로 하루를 더 머물며, 주로 남체바자 마을의 뒤쪽 산 위에 자리잡은 샹보체(syangboche, 3720m)와 아마다블람(ama dablam, 6,856m), 로체(lhotse, 8,516m), 타보체(Taboche, 6367m), 탐세르쿠, 에베레스트(everest, 8,850m) 등의 영봉들이 환히 보이는 일본인이 소유의 에베레스트 뷰 호텔(Everest View Hotel, 3900m)을 다녀오는 일정으로 하루를 더 보내곤 하는 것이다. 물론 나 또한 그 관례를 따르기로 한다. 때때로 젊고 혈기 왕성한 트레커들이 ..

에베레스트의 관문, 남체바자 꿈속 풍경 - 에베레스트 라운딩(5)

이제 본격적으로 설산의 초대를 받는 것인가 싶어 마음을 다시한번 추스르며 삼보일배를 올리는 마음으로 한 발 한 발 조붓한 발걸음을 옮긴다. 탐세쿠, 캉테가(kangtega) 영봉들이 연이어 마중을 나오고 설산의 빙하가 녹아 흘렀을 남빛 계곡물이 길벗이 되어 흐르며, 이 믿기 힘든 풍경 위로 그림 같은 아름다운 계곡마을이 펼쳐진다. 아! 이것은 한 폭의 그림, 어찌 이 속에 애살스럽고 어루꾀는 천박한 사람들이 살 수 있겠는가. 그를 애워싸고 있는 둘레 환경은 곧 자기의 분신처럼 업의 투영으로 그곳에 있는 것이다. 내 주변에 사기꾼이 많다면 그것은 곧 내 마음에 사기의 업이 있는 것이고, 내 주변에 나를 돕는 이들이 많다면 나의 마음 한 켠에 이타심이 춤추기 때문이다. 내가 살면서 만날 수 있는 그 어떤 사..

탐세쿠 설산 영봉을 보다 - 에베레스트 라운딩(4)

밤새 잠을 설쳤다. 생각지 못했던 추위 때문이다. 팍딩 마을 자체가 계곡 바로 곁에 위치한데다가 높은 산 아래 그늘진 곳이라 그런 것인지, 본래가 안나푸르나에 비해 이곳이 더 추워서 그런 것인지 알수는 없지만 2주쯤 전에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4,000고지 이상에서도 그리 큰 추위를 느끼지 못했던 나로서는 예상치 못한 추위가 이번 산행의 가장 큰 관건으로 떠올랐다. 2,600고지 밖에 안 되는 이 낮은 곳의 추위가 이 정도면 앞으로 걸어 올라5,000고지 이상에서 며칠을 묵어야 하는 나로서는 달리 다른 고민 할 필요 없이 남체에서라도 겨울 침낭을 빌리는 것 외에는 뽀족한 다른 수가 없어 보인다. 8월말 한국에서 출발하면서 봄여름용 작은 침낭을 하나만 가져 온 데다가 그것 하나만으로도 안나푸르나에 올랐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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