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 감악산에는 온갖 약 초들이 많아 멀리서도 약초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러면 뭐 하나요. 나처럼 까막눈인 사람한테는 그저 스쳐지나치는 들풀일 뿐이니 말입니다. 그러고 보면 산 속으로 들 어 갈 것도 없이 우리 절 주변, 집 주변, 들, 밭에 보면 이름모를 수많은 야초들이 모두들 제 자리에서 온전한 삶을 살고들 있습니다. 우리가 이름 붙여 이건 뭐 고, 이건 그냥 잡초고, 이건 좋은 풀, 저건 나쁜 풀, 이건 먹을 수 있고 저건 먹을 수 없고, 나누어 놓았 으니 말이지 사실 그네들 입장에서야 우 리들 하나 하나가 내 스스로는 소중한 것처럼 아주 소중 하고 온전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일 겁니다. 세상 어는 것이라도 아무 의미 없는 것은 없어요. 아무리 사소한 들풀이며 잡초일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