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잠못 이루며 이렇게 한 발 떨어져 이 모든 것을 바라본다. 별들, 우주, 하늘 아래 산과 바다와 언덕으로 둘러쌓인 작고 허름한 도량 하나. 그리고 그 도량 한 켠 작은 방 안에서 빛이 새어 나온다. 밤은 어두운데. 아무렇게나 놓여져 있는 찻잔 하나도, 낮에 마시다 미처 치우지 못한 미숫가루 한 잔도, 책장 속에 불규칙하게 꽃혀 있는 먼지 묻은 책들도 눈길 가는 곳 어딘들 놓여 있는 그 모든 것들이 평범하다가도 '문득' 바라보면 바.라.보.면. 멈춘다. 멈추며 문득 무겁게 침묵하며 소리 없는 소리로, 의식 없는 의식과 눈동자 없는 눈으로 따뜻하게 나를 바라본다. 이 우주에 내가 여기 이렇게 이렇게 '있다' 세상은 흐른다. 삶도 흐르고, 그 우주적인 흐름 속에 그 비범한 흐름 속에 수많은 평범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