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8/27 글 목록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상주 대원정사 일요법회(13:30), 부산 목탁소리 토요법회(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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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7 3

없는 것을 찾을 것인가, 있는 것을 누릴 것인가

삶의 진보, 깨달음이란 없던 행복의 조건을 찾아가고 만들어가느라 애쓰던 인식에서 점차 이미 있는 행복의 조건을 더 많이 느끼고 누리며 만끽하는 감성으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전자는 없는 행복을 만들기 위해 더 많이 공부하고 머리 쓰고 투쟁하며 쌓아가는데만 몰두하지만, 후자는 이미 충분히 있는 행복들을 더 많이 느끼고 나누기 위해 더 자주 감동하고 따뜻하게 관찰하며 감사해하고 사랑한다. 머리에서 가슴으로, 쌓음에서 비움으로, 투쟁에서 화합으로, 나뉨에서 하나됨으로, 무엇보다도 논리적 판단과 생각에서 감성적인 느낌과 감동으로 삶의 중심추는 변화해 간다. 비가 올 때, 전자는 비로인해 할일 못한 것을 걱정하지만 후자는 빗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비오는 날의 감성을 즐긴다. 밥을 먹을 때, 전자는 더 맛있는 음식을..

하산, 아! 이 낯선 외로움 – 안나푸르나 순례(8)

히밀라야 일출을 기다리며 그 어떤 날보다 일찍 눈을 뜬다.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에서 보는 일출, 그것을 어둠이 채 거치기도 전부터 하나하나 누려본다. 롯지는 여전히 어둡고, 하늘의 별은 선드러지게 빛난다. 후레쉬를 켜고 롯지 뒤편 작은 언덕에 오른다. 아직 밝아지기 전인데도 이 찬 공기를 마다않고 많은 여행자들이 눈 부비며 이불을 막차고 나와 있다. 이 곳에서의 일출이나 일몰이라는 것은 사실 직접 태양이 산 너머로 뜨고 지는 것을 보는 게 아니라 저 머얼리 어딘가에서 뜨고 지는 태양이 그 빛을 설산의 영봉들에게 나누어주는 붉은 의식을 보는 것이다. 태양이 떠오르는 순간 이 대지위 가장 높은 곳부터 붉은 은총이 시작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가장 높은 봉우리 끝자락에 붉은 점이 찍히다가 서서히 그 점이 아내..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에서의 하룻밤 – 안나푸르나 순례(7)

4,000고지, 양떼들의 존재감 MBC를 지나 ABC로 가는 길은 이번 트레킹 중에서도 최고의 클라이막스다. 절정이란 말은 이럴 때 하는 것! 이 길은 사람의 길이 아닌 대자연의 길이요, 이 지구가 아니 어쩌면 우주 저 끝의 알 수 없는 근원에서부터 잉태된 태초부터의 선물일런지 모르겠다. 대 장엄의 서사시요,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소름끼치는 하모니가 지금 내 앞에서 이렇게 연주되고 있다. 지구상에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이 경이롭다. 타박타박 발걸음을 옮기다 말고 몇 걸음 못 가 이내 걸음을 멈추고 서서 '아!' '아!' 하는 탄성을, 내가 지르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이 모든 것을 느끼는 어떤 존재가 내 입을 빌려 마구마구 쏟아내고 있는 듯 하다. ABC가 가까워지도록 바람이 약간 서늘할 뿐, 예상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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