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열려 있기 - 성탄 축하 합니다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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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 생활수행

활짝 열려 있기 - 성탄 축하 합니다

목탁 소리 2016. 12. 2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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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크리스마스라 이 글을 함께 나누어 봅니다. 함께 축하해주는 성탄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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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 출가했을 때만 해도 타종교에 대한 막연한 편견들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군생활을 하면서 타종교 성직자들과 마음을 활짝 열고 대화를 할 기회를 가지게 되었고, 덕분에 제 안의 편견 또한 많이 사라지게 되었지요.
 
부족하나마 다양한 종교, 사상, 철학 등을 공부해 보니 정말 놀라운 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종교와 사상가, 성자들의 가르침들은 분명 상당히 많은 부분 공유할 수 있고, 나눌 수 있는 점들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무조건 본질은 다 똑같다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오해하거나, 잘못 이해하는 우를 범하지 않고, 활짝 열린 마음으로 이해의 폭을 넓혀 본다면, 서로 공유될 수 있는 가르침들도 충분히 많이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맛지마 니까야 95경, 상가경에서 ‘어떻게 해야 진리를 보호할 수 있겠는가’ 하는 질문에 “만일 어떤 견해를 찬성할 때 ‘나는 그 견해를 찬성한다’라고 말할 뿐, ‘그 견해만이 진리이고, 다른 견해는 잘못이다’라고 단정적으로 말하지 않을 때 그는 진리를 보호한다”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불자라면 ‘불교가 진리이기에 불교를 믿는다’라고 말할 수 있을 뿐, ‘불교만이 진리이고 타종교는 잘못이다’라고 단정적으로 말하지 않을 때 도리어 불법을 보호할 수 있는 것입니다.
 
군대에서 군종장교들은 경쟁관계가 아닌 군종부라는 한 팀으로 운영되는 화합 협력 관계입니다.

제가 사단 군종참모를 할 때도 3개 종교의 군종장교가 함께 모여서 해안소초나 GOP 위문도 함께 갔었고, 훈련장이나 유격장 위문도 함께 모여서 다니곤 하였지요.

그렇게 다니다보니 모든 부대에서 각 종교의 성직자, 수행자들이 함께 다니는 모습 그 자체만으로 감동적이라면서 무척 좋아하곤 하였지요.
 
한번은 한 목사님이 금강경과 마음공부라는 책을 읽었다면서 물어 물어 저희 절을 찾아오셨습니다.

사회운동을 하다가 교도소에 수감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그 책을 읽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금강경 해설서를 읽으면서 정신이 번쩍 들고, 깜짝 놀라면서 충격을 크게 받았다고 하시데요.
 
책을 읽고 나서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얼마나 왜곡되어 있었고 잘못되어 있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때부터는 불교의 가르침도 많이 공부하게 되고, 나아가 다양한 사상, 철학, 종교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공부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열린 마음이야말로 진리를 찾는 구도자나 종교인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이 아닐까 싶습니다.
 
막스 뮐러는 ‘한 종교만 아는 사람은 아무 종교도 알지 못한다’라고 했는데요, 자기 종교의 틀 속에만 갇혀 다른 것은 전혀 보지도 않은 채 자기 종교만이 최고라고 집착하는 것은 참된 종교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도 앙굿따라 니까야 65경 깔라마경에서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소문으로 들었다고 해서, 대대로 전승되어져 내려온다고 해서, ‘그렇다 하더라’라고 해서, 성전이나 경전에 쓰여 있다고 해서, 논리적이라고 해서, 추론에 의해서, 이유가 적절하다고 해서, 우리가 사색하여 얻은 견해와 일치한다고 해서, 유력한 사람이 한 말이라고 해서, 혹은 이 분은 우리 스승이기 때문에 그것을 진실이라고 받아들이지는 말라”
 
저는 이 경구를 처음 접했을 때, 부처님에 대해 새삼 감탄하고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런 가르침을 따르는 이라면, 활짝 열려 자유롭고도 걸림 없는 대자유의 구도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

삶의 모든 계획은
언제든 변경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계획은 세울지언정
그 계획에 집착하지는 말라.
매 순간 전혀 새로운
계획 변경의 가능성을 열어두라.

생각이나 견해, 가치관 또한
언제든 변경될 수 있는 가능성에 문을 열어 두라.

아무리 좋은 쪽이라도
어느 한 생각만을 고집한다면
그는 무한한 가능성의 열린 세상을
꽉 닫아 건 채,
자기 생각이라는 감옥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언제든 가슴을 활짝 열고,
이 세상의, 이 우주의 모든 것들이
자유롭게 오고 갈 수 있도록
삶을 허용해 보라.

활짝 열려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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